비정기 간행물/먹고나서 생각하기 김야매 2020. 11. 20. 17:34
거의 20년이 됐다. 간장게장을 못 먹은지 말이다. 오래 참았다. 차라리 그 맛을 몰랐다면 모를까. 이미 그 녹진하고 부드러운 맛을 알아버렸는데 더 이상 먹을 수가 없다니, 이건 고문이다. 갑각류 알레르기를 인권위원회에 고소라도 해버리고 싶은 마음이다. 익히지 않은 갑각류를 먹으면 목구멍에 오돌토돌한 돌기가 올라오고 참을 수 없이 가렵다. 곧 입술이 붓고 눈도 가려워진다. 심할 때는 숨 쉴 때마다 쌕쌕하고 바람 새는 소리까지 난다. 간장게장, 양념새우, 간장새우, 단새우 회. 아무 것도 먹을 수 없다. 어떨 때는 익힌 새우에도 알러지 반응이 와서 그냥 갑각류 자체를 멀리해왔다. 처음으로 이 증상을 발견했던 것은 20여년전 한 게장집이었다. 가족끼리 외식하는 자리였다. 게장을 한창 먹는데 어쩐지 목구멍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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