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기 간행물/고메 투어 김야매 2019. 12. 26. 08:53
겨울은 방어에게 슬픈 계절입니다. 날이 쌀쌀해지면 방어 가족은 집집마다 줄초상을 치러야 합니다. 겨울이 되면 추운 바다를 견디기 위해 방어는 살을 단단하게 하고 지방질을 늘리기 때문입니다. 바닷물이 차가워 얼어 죽지 않으려고 방어는 나름대로의 생존 전략을 세운 것인데, 인간이라는 변수가 바다와 방어 사이에 끼어들었습니다. 인간 때문에 방어의 생존 전략은 오히려 죽음을 부르는 아이러니가 되었습니다. 방어 입장에서는 비극이지만 인간 입장에서는 희극입니다. 왜냐면 겨울 방어는 살이 단단하고 기름진 별미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방어가 아닌 인간이기에 굳이 그 아이러니를 신경 쓸 필요가 없습니다. 일단 포식자가 되고 나면 아랫 단계에서 벌어지는 일에는 관심이 가지 않습니다. 그냥 겨울이 되면 방어를 먹으러 갈뿐...
더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