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일 김야매 2018. 5. 12. 18:30
봄비가 늘어날 것이라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한반도의 기후가 온대성에서 아열대성으로 변화함에 따라 ‘우기’가 한국의 봄에서도 나타나게 되었다는 것이다. 과학적 사실이 어떻든 지구온난화가 어떻든 나에게 가장 주요하게 다가온 정보는 봄에 비가 더 많이 온다는 사실이었다. 산뜻하고 보송해야 마땅할 봄이 이제는 습하고 눅눅할 것이라니, 비를 몹시 싫어하는 내게 비극적인 소식이 아닐 수가 없었다. 나는 비가 싫다. 신발에 빗물이 스미고 양말과 바짓단이 젖는 찝찝함이 싫다. 먹구름에 가려 어둑한 날씨가 싫고 잊고 있던 요통이 찾아오는 것이 싫다. 습한 날씨면 나는 축 처지곤 한다. 비가 오는 날은 약속도 모조리 취소하고 집안에 틀어박혀 김광석이나 유재하의 흘러간 가요나 찾아 듣는 것이 좋다. 습한 빗물 속에서 돌..
더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