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기 간행물/먹고나서 생각하기 김야매 2020. 11. 13. 16:32
위스키를 마시러 어느 바에 갔다가 반가운 친구를 만났다. 이름은 꾀돌이. 하얀색과 갈색의 콩 모양 과자다. 꼬맹이 시절 종종 먹던 50원짜리 불량식품인데 여기서 다시 만날 줄은 정말 몰랐네. 꾀돌이를 유독 좋아한다. 추억이 있다. 초등학교 1학년 쯤이었을까. 아파트 단지에서 동네 형들이 내 손에 꾀돌이를 한 움큼 쥐어줬다. 나와 같은 태권도장을 다니는 형들이었다. 그때 내 눈에 그 형들은 마냥 멋져보였다. 심지어 내가 같은 초등학교에 입학하자 우리 반에 찾아와 괴롭히는 애 있으면 말하라고 했다. 내 인생에서 든든한 빽이 있었던 유일한 순간이었다. 그러니 내가 얼마나 그 형들을 우러러 봤을까. 그때 내게는 그들이 마이클 잭슨이고 서태지였다. 그런 사람들이 내게 꾀돌이를 나눠줬다. 조막만한 손에 한 움큼 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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