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일 김야매 2019. 1. 9. 07:02
샌프란시스코에서 금문교를 건너 가면 있는 조그만 동네 소살리토에 놀러 갔을 때 일이다. 친구와 한국어로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해변 옆 산책로를 걷고 있는데 갑자기 누가 봐도 백 퍼센트 한국인의 디엔에이를 몸 속 한껏 장착한 듯한, 아줌마와 할머니의 경계선 즈음에 있는 중년 여성이 말을 걸어왔다. “아유 코리안?” 구수한 말투에서 나는 그녀의 고향을 짐작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상대의 국적을 내 맘대로 예단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기에 나는 조심스레 영어로 대답했다. 그녀는 반갑다는 듯이 한국어로 말을 걸어오기 시작했다.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잘 기억나지는 않는 걸로 보아 딱히 흥미 있는 이야기는 아니었던 모양이다. 아마 개의 견권(犬權) 이야기를 한참 했던 것 같다. 한국은 아직도 개를 먹느냐는 둥,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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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물/'에그 스크램블' 전문가되기 3주 코스 김야매 2018. 6. 1. 02:08
어느 날, 스크램블 에그를 만들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마 스크램블 에그는 서양에서 왔을테다. 요리의 정확한 유래까지야 알 수 없지만 이름이 영어인 것을 보면 영어권에서 온 음식임이 틀림없다. 그렇다면 한반도에서 반만년 넘게 살아온 우리의 조상들은 개항 이전까지 스크램블 에그의 부드럽고 담백한 맛을 한 번도 맛보지 못했을 것이다. 여기까지 생각이 닿자 다소 마음이 좋지 않았다. 이렇게 멋진 요리를 한 번도 먹어보지 못하다니. 레시피가 어려운 것도 아니고 그냥 후라이팬 위에 계란을 풀기만 하면 되는 것인데 말이다. 그러고 보니 한국의 전통 요리 도구 중에 후라이팬이 있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 후라이팬이 없었기에 우리의 조상들은 스크램블 에그를 만들어볼 생각도 못했던 것이다. 그렇다면 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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