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기 간행물/먹고나서 생각하기 김야매 2020. 11. 6. 17:53
편의점 ATM에서 돈을 인출한다. 수수료가 아까워 3만원을 뽑는다. 사실 필요한건 3천원 남짓. 붕어빵을 먹기 위해서다. 현금 없는 사회가 목전이라지만 붕어빵의 세계에선 아니다. 여전히 현금 없이 사먹기 어렵다. 기껏해야 3천원 어치 사는데 계좌이체하기도 우습다. 그게 불만이라는 건 아니다. 모든 불편을 감수하고도 나는 붕어빵이 먹고 싶다. 집을 중심으로 도보 가능 거리인 15분을 반지름 삼아 동그랗게 원을 그리면 나의 생활 반경이 나온다. 그 원 안에 붕어빵 노점이 몇 군데 있다. 그 중 최고로 치는 곳은 보라매역 근방의 한 노점이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팥이 가득하다. 꼬리까지 팥이 가득찬 붕어빵은 흔치 않다. 뽑은 돈을 들고 붕어빵 노점 안으로 들어간다. 철제 망 위에 붕어빵이 잔뜩 도열해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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