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물/자가격리 식사일기 김야매 2020. 12. 8. 22:23
자가격리로 집 밖에 나가지 못하면 할 것이 그리 많지 않다. 방 안에 내가 자리 잡을만한 곳이라곤 침대와 책상 의자 밖에 없는데, 그래서 하루 내내 그 두 곳만을 왔다갔다 한다. 책상에 앉아 영화를 좀 보고 책을 읽다가 침대로가 마저 책을 읽고 영화를 본다. 그러다 그마저도 질리면 이상의 소설 의 주인공처럼 이불 속에 들어가 온갖 것을 머리로 연구하곤 한다. 코로나에 대한 연구, 내일 먹을 배달 음식에 대한 연구, 왜 이런 일이 우리 집에 일어났는가에 대한 연구, 세상 모든 삼라만상에 대한 연구까지. 이 이불 속 연구들은 내 머리 바깥으로 발표될 수 없는 것들이기에 나는 지루하다. 오늘 아침은 로아커 웨하스에 커피 한 잔. 학교 다닐땐 이 조합으로 끼니를 종종 때우곤 했다. 딱히 이유는 없었지만 로아커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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