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기 간행물/먹고나서 생각하기 김야매 2021. 1. 7. 22:36
파스타 1인분을 계량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각종 티비 프로그램과 유튜브에서는 검지와 엄지로 면을 말아쥐었을때 단면이 500원 동전 크기면 성인 남성 한 명이 먹기에 적당하다고 말한다. 거 참 무책임한 말이다. 도대체 누가 요리하는데 주방에 500원을 들고 간단 말인가. 설령 우연찮게 앞치마 주머니에 동전이 하나 있었다고 해보자. 그래도 동전 크기로 파스타 양을 맞추라는 것은 여전히 실용적인 조언이 못 된다. 세균이 득실한 500원 짜리 동전과 파스타면을 번갈아가며 주물럭 댈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 결국 우리는 상상력을 발휘해야 한다. 머리 속에 500원짜리 동전을 그려 놓고, 파스타 봉지에서 면을 한 움큼 꺼내 쥔 다음 그 가상의 동전에 빗대어 가며 크기를 가늠한다. 그런데 이 동전은 아무래도 실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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