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기 간행물/먹고나서 생각하기 김야매 2020. 10. 12. 23:26
퇴근 후 저녁은 맥도날드에서 먹기로 했다. 언제나 그렇듯 빅맥 세트가 담긴 트레이를 받아 구석자리로 갔다. 구석자리가 주는 묘한 안정감이 있다. 벽을 등지고 앉아 햄버거 포장을 벗기고 한 입 크게 베어 물었다. 구석자리에서 햄버거를 먹을때면 매장을 돌아다니는 사람들이 자연스레 보인다. 보려고 하지 않아도 사람들의 동선이 자연히 시야에 들어온다. 집에 혼자 있으면 적적해서 듣지도 않을 라디오를 틀어놓듯, 혼자 햄버거를 먹자니 심심해서 눈으로 사람들의 동선을 쫓는다. 내 앞 테이블에는 한 가족이 자리잡았다. 5살 쯤 되어보이는 아이와 그녀의 부모가 큼지막한 해피밀 상자를 테이블에 올려두고 양쪽으로 나눠 앉았다. 아빠는 방금 퇴근했는지 양복차림이었다. 일상복차림의 아이와 엄마는 마중을 나온 모양이었다. 아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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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기 간행물/고메 투어 김야매 2019. 12. 31. 08:55
저는 맛있는 돼지갈비에 대한 기준이 높습니다. 왜냐면 어릴 때부터 먹으며 학습한 돼지갈비의 수준이 '순흥골'에 맞춰져 있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그게 아니라, 제 입맛이 순흥골에 이미 맞춰져서 다른 집의 돼지갈비를 어색하게 느끼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릴적 부터 가족 외식으로 항상 가던 단골 식당 '순흥골'을 오랜만에 가족들과 함께 다시 방문했습니다. 6시만 넘어도 순흥골 앞에는 웨이팅이 생깁니다. 그래서 이 날은 점심을 거르고 5시에 식당에 도착했습니다. 이 정도 열정은 있어야 웨이팅을 피할 수 있는 것입니다. 제가 알기로도 여기가 본점인데, 신정역에도 본점이 있다고 합니다. 어느 쪽이 진짜 본점인지는 알 수 없겠습니다. 순흥골 지점 사장님들 사이에 원조 논쟁이 붙은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뭐가 어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