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물/'에그 스크램블' 전문가되기 3주 코스 김야매 2018. 6. 1. 02:08
어느 날, 스크램블 에그를 만들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마 스크램블 에그는 서양에서 왔을테다. 요리의 정확한 유래까지야 알 수 없지만 이름이 영어인 것을 보면 영어권에서 온 음식임이 틀림없다. 그렇다면 한반도에서 반만년 넘게 살아온 우리의 조상들은 개항 이전까지 스크램블 에그의 부드럽고 담백한 맛을 한 번도 맛보지 못했을 것이다. 여기까지 생각이 닿자 다소 마음이 좋지 않았다. 이렇게 멋진 요리를 한 번도 먹어보지 못하다니. 레시피가 어려운 것도 아니고 그냥 후라이팬 위에 계란을 풀기만 하면 되는 것인데 말이다. 그러고 보니 한국의 전통 요리 도구 중에 후라이팬이 있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 후라이팬이 없었기에 우리의 조상들은 스크램블 에그를 만들어볼 생각도 못했던 것이다. 그렇다면 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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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물/'에그 스크램블' 전문가되기 3주 코스 김야매 2018. 5. 29. 22:18
한국인은 밥심으로 산다라는 이야기가 있다. 그 말이 사실이라면 나는 한국인이 아닐지도 모른다. 나는 굳이 밥을 안 먹고도 잘 살 수 있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전에 한 달 정도 친구들과 뉴질랜드 여행을 갔을 때였다. 뉴질랜드에 도착한지 불과 3일 만에 밥과 김치를 찾는 친구들이 생기기 시작했고, 결국 얼마 못가 한인 마트에서 조미료 향이 가득한 제육볶음을 사 먹었던 기억이 있다. 물론 타향만리에서까지 굳이 혼밥을 하고 싶지 않았던 나도 그 틈에 껴서 제육볶음에 젓가락을 댔으나 그들의 그 한국음식 사랑은 쉬이 이해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밥이나 빵이나 일단 위 속에 들어가고 나면 탄수화물이 되는 것은 매한가지인데 굳이 그걸 따져서 먹어야 하냐는 의문이 들곤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간혹 밥이 땡기는 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