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없음] 웃기면 장땡아닌가, <극한직업>을 보고

이병헌 감독의 <극한 직업>을 보고 왔습니다.

 

이 영화에서는 포스터가 가장 무난하다. 출처: 네이버 영화


한 줄로 먼저 평하자면, <극한직업>은 모든 것을 배제하고 오직 웃음만을 향해 달려나가는 정통 코미디 영화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기존 한국 코미디 영화들이 고질적으로 고집하던 신파나 러브라인은 과감하게 제하고 웃기는 데에만 초점을 맞춘 이 영화는 끝까지 시종일관 관객들의 배를 잡게 만드는데 성공했습니다.


물론 영화의 스토리나 개연성이 훌륭하다고 이야기 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시종일관 재미있는 상황을 연출하기 위해서 타협 할 수 밖에 하는 부분이었겠죠. 또한 이 영화에서 묵직함이라던가 교훈 혹은 문제의식 같은 것은 찾아보기 힘듭니다. 코미디 영화라는 장르적 특성의 한계라고 이야기 할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극한 직업>은 그러한 코미디 영화 장르 특성의 한계 속에서 코미디 영화가 갖고 있는 근본적인 목표를 성실하게 달성해내는 데 성공합니다. 바로 그 목표란 관객들을 웃게 만드는 것이겠죠. 그 목표를 향해 쾌속으로 직진하기 위해 이 영화는 다른 영화들이 어느순간부터 관습적으로 차고 다니던 모래주머니를 하나하나씩 걷어낸 것으로 보입니다. 신파나 러브라인, 혹은 괜한 사회 풍자 같은 것들을 말이죠.

 

쓰잘데기 없는 모래 주머니를 모두 배제하고 난 <극한 직업>은 코미디 영화 존재 이유를 관객들에게 다시 일깨워줍니다. 그간 웃으러 극장을 찾았다가 웃어야할지 울어야 할지 애매한 코미디 영화의 늪에 갇혀 허우적대던 관객들에게 이것이 바로 코미디 영화다라고 전언을 올리는 것만 같습니다.

 

코미디 영화가 웃기면 된거 아닌가..? 출처: 네이버 영화


너무 무게감 없이 웃기기만 한 영화에 실망감을 표시하는 분들도 있을 수 있겠습니다. 왓챠를 보니 너무 웃기다’, ‘원 없이 웃었다라는 코미디 영화에게는 극찬인 코멘트를 남기면서 평점은 겨우 3점대를 주는 분들이 많더라구요.

 

그러나 제 의견으로 이병헌 감독은 코미디 영화라는 장르에서 본인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고 5점짜리 성과를 냈다고 보여집니다. 마치 마법사를 키울 때는 모든 스탯을 지능에 투자하듯, 코미디 영화를 찍을 때는 코미디에 모든 역량을 다 투자한 것이지요. 그 결과 <극한직업>이라는, 비록 다른 직업처럼 칼을 휘두르거나 활을 쏠 줄은 모르지만 마법 하나는 걸출한 대마법사가 탄생한 것입니다. 그런 대마법사에게 왜 너는 칼도 잡을 줄 모르냐고 실망할 수는 없는 법인 것 같습니다.


<스물>에서도 보았듯 이병헌 감독은 확실히 코미디에 능한 감독입니다. <극한직업>은 <스물>에서의 불편함들도 제거된 만큼 그 누구에게나 가볍게 추천할 수 있는 코미디 영화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감초 그 자체.. 출처: 네이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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