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기 간행물/고메 투어 김야매 2020. 7. 22. 08:30
맛집 블로그를 하면서 난감한 상황 중 하나는 남들이 다 맛있다고 하는 집을 찾았는데, 음식 맛이 영 기대같지 않을 때입니다. 제 취향이 보통의 취향과는 거리가 좀 있는건지, 아니면 그날따라 재료 컨디션이 좋지 않았던건지 그도 아니라면 다른 변수가 작용해서 맛이 평소보다 못한 건지 도무지 알 수가 없기 때문이죠. 제 취향에 음식이 맞지 않아서 맛이 없었다면 그나마 다행입니다. 그냥 제 취향에는 맞지 않았다고 적으면 되니까요. 많은 사람들이 입 모아 좋다고 하는 곳에는 보통 그럴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에 쓸거리가 많아서 포스팅에 큰 어려움이 없습니다. 오히려 좋은 식사에 대한 저만의 기준과 맛에 대한 취향을 확고하게 세워갈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하죠. 문제는 재료 상태나 다른 변수 때문에 맛이 없는 경우입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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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기 간행물/고메 투어 김야매 2019. 8. 17. 00:51
지금 우리의 한식이 지향하는 맛은 무엇일까요. 우리가 한식이 땡긴다는 이야기를 할 때 머리 속에서 떠오르는 그 맛은 어떤 것일까요. 사람마다 다들 생각하는 지점이 다를 수 있겠지만 저는 그 대답을 이곳, 또순이네에서 찾은 것 같습니다. 또순이네는 선유도 역 인근 직장인들이 몹시 많이 출몰하는 지역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본디 고깃집이지만 워낙 된장찌개로 유명한 집인지라, 점심시간에는 된장찌개만 단품으로 팔기도 합니다. 된장찌개 팔아 빌딩을 올렸다는 소문이 있는 집이니 만큼 기대가 됩니다. 자리에 앉자마자 물보다도 불이 먼저 들어옵니다. 예고 없이 훅 들어오기에 놀랄 수도 있습니다. 불과 동시에 메뉴를 주문 받습니다. 가게의 명성에 대한 자부심인지 메뉴판을 주지도 않습니다. "너네 어차피 된장찌개 먹으러온거..
시리즈물/미국에서 끼니 때우기 김야매 2019. 1. 20. 10:56
얼마 전 친구가 말했다. 끼니를 때우는 것과 식사를 하는 것은 다르다고. 맞는 말이라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그녀가 덧붙여 말했다. 미국에 살다 보니 식사다운 식사를 해본 지가 참 오래되었다고. 또한 그랬다. 가난한 외노자로서 미국의 살인적인 식당물가를 고려하고, 부엌을 맘 편히 쓸 수 없는 셋방살이 신세임을 고려했을 때 식사다운 식사를 하는 것은 우리에게 사치다. 참고로 그날은 간만에 사치를 부리려고 마음을 먹은 날이었고, 간만에 식사다운 식사를 하고 난 우리가 식당에 결제해야 했던 가격은 13만원에 육박했다. 셋이서 삼겹살을 먹은 결과다. 그럼에도 나는 기꺼이 미식을 추구하겠다. 비록 간편식으로 한끼를 대강 때워 넘겨야 할지라도 그 잠깐의 섭취 속에서 최고의 맛을 찾겠다는 것이다. 정수기와 전자레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