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기 간행물/고메 투어 김야매 2020. 9. 14. 08:28
양파는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다양한 얼굴을 보입니다. 생으로 춘장에 찍어먹으면 아삭한 식감과 단맛이 좋고, 걸쭉해질때까지 오래 볶아 카라멜라이즈하면 기분 좋은 단맛이 생겨 어떤 요리에 넣어도 맛에 생기를 불어넣습니다. 한편 중식에선 양파를 강한 불에 잽싸게 훅 볶아 매운맛만 날려 내는데요, 아삭한 과육 안에 여전히 단맛과 시원함을 품은 수분을 품고 있기에 기름진 요리와 잘 어우러집니다. 하지만 양파를 강불에 훅 볶아 매운맛만 날리기란 쉬운 일은 아닙니다. 어떤 간짜장에는 생양파의 알싸함이 소스의 느끼함을 뚫고 나올정도로 강하기도 합니다. 제대로 볶은 양파라면 알싸한 맛은 최소한으로 남기고 단맛과 시원함만으로 짜장 소스의 느끼함을 걷어낼 수 있어야 합니다. 신림에 위치한 한 중국집에서 그런 짜장면과 볶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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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기 간행물/고메 투어 김야매 2020. 3. 13. 08:30
유독 호감이 가는 술집이 있습니다. 나도 모르게 자꾸 2차로 찾게되는 그런 가게들이죠. 뜨끈하고 맛이 괜찮은 안주들로 부담없이 소주 한 잔을 더 기울이게 합니다. 이 날도 이미 1차부터 슬슬 달리기 시작했었고 본격적으로 마라톤 태세를 갖추기 위해 2차로 방문한 신림의 '고래가주'입니다. '고래가주'는 보라매 공원에서 패션문화의 거리를 통과해 신림방면으로 통하는 큰 길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사실 지하철로 방문하기에는 쬐끔 애매한 위치. 그럼에도 신림 부근에서 술먹다가 2차로 이동하기에는 나쁘지 않은 거리입니다. 한 10분쯤 걸으면 술도 살짝 깨고 소화도 되니까요. '고래가주'는 늦게 까지 영업합니다. 물론 신림에서 장사하려면 이 정도는 당연하죠 이 곳도 역시나 혼술러들을 위해 카운터석이 구비되어있네요. 실..
비정기 간행물/고메 투어 김야매 2019. 11. 2. 23:50
신림! 했을 때 제 머리 속에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는 백순대입니다. 그렇다고 신림 갈때 마다 먹는 음식인것도 아닌데 어째 제게 신림의 인상은 백순대로 박혀있습니다. 백순대는 순대를 양념없이 쫄면과 함께 철판에 볶아서 먹는 요리입니다. 물론 찍어먹을 양념장정도는 있습니다. 한식답지 않게 기름지고 눅진한 맛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식이라면 시뻘건 양념으로 피칠갑 하는 것이 기본값인데도 말입니다. 그래서인지 한식을 주로 먹는 한국에서는 백순대를 파는 곳을 보기 힘듭니다. 대신 신림에 잔뜩 모여있습니다. 그것도 건물 두개에 각각 몇 층 씩을 오직 백순대볶음집들이 점령하고 있습니다. 건물 속의 각 주인장들이 전국으로 헤쳐모여한다면 백순대볶음도 전국구사랑 받는 음식이 될지도 모릅니다. 어쨌거나 저쨌거나 간만에 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