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물/자가격리 식사일기 김야매 2020. 12. 2. 22:24
코로나는 해병대와 달라서, 한 번 음성이라고 영원한 음성인 것은 아니다. 음성 판정을 받았더라도 자가격리 중에 언제 증상이 나타나 양성으로 돌아설지 모른다. 그말인즉 자가격리는 생각만치 마냥 맘 편한 일은 아니란 것이다. 아주 작은 기침과 컨디션 난조에도 금방 예민해진다. 잠들기전엔 혹시나 내일 아침에 일어났을때 목이 아플까 두렵다. 예민한 자가격리 생활 중에 그나마 즐거움을 찾으라면 결국 식(食)이다. 잘 먹어야 면역력을 유지하니 자가격리 중 먹기란 즐거움과 예방을 동시에 실현하는 길이다. 뭐.. 아무튼 그래서 하려고 했던 말은 오늘도 하루종일 잘 먹었다는 이야기. 오늘 아점은 어제 재워둔 아지타마고로 때웠다. 잘 됐을라나 모르겠어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계란을 갈라봤다. 하나는 반숙치고 너무 익었고 다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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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물/'에그 스크램블' 전문가되기 3주 코스 김야매 2018. 5. 6. 02:48
시험기간은 추진력에 대해서 양면적인 특성을 갖는다. 일단 시험기간에 돌입하게 되면 공부를 시작하는 일에 대한 추진력이 현저히 줄어듦과 동시에 공부를 제외한 모든 일에 대한 추진력이 생긴다. 이것은 시험기간이 갖는 일반적인 성격과 반대되는데, 본래 시험기간에는 공부를 하는 것이 옳다는 사회적 규범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나 또한 이 사회를 살아가는 하나의 구성원으로서, 시험기간이 되면 응당 공부를 해야한다는 마음가짐을 갖지만 실제로는 이와 반대로 공부 빼고 모든 것이 재밌어지는 역설적인 상황에 처하게 되는 것이다. 보통 이러한 현상을 이성과 감정의 불일치, 혹은 머리와 가슴간에 손발이 안 맞는다고 표현하기도 하는데, 벌써 7번째 학기를 맞는 학생으로서 앞선 12번의 시험기간을 겪으며 한번도 극복해내지 못한 ..
시리즈물/'에그 스크램블' 전문가되기 3주 코스 김야매 2018. 4. 23. 17:35
작심삼일이라는 말이 있다. 결심한 마음이 사흘을 채 가지 못하고 풀어진다는 뜻이다. 물론 스크램블 에그 전문가 코스 3주 중 3일차를 맞이한 나에게는 더이상 통용되지 않는 말이다. 여태 해온 걸 7번만 더 반복하면 나도 스크램블 에그 전문가가 될 수 있다. 오늘도 계란은 두 알이다. 혼자 먹을 것이기 때문이다. 숟가락에 얼굴이 비치는 것을 피하기 위해 만전을 기하다가 그만 발을 숨기는 것을 잊고 말았다. 신비주의 전략은 실패한 것 같다. 계란을 평소보다 훨씬 더 열심히 풀었다. 왜냐하면 에어 프라이어에서 너겟이 다 익으려면 한참 남았기 때문이다. 남는 자투리 시간을 활용하여 부지런히 저었다. 가스렌지에 강불을 켜둔 채 너무 오랫동안 후라이팬을 방치했다. 하지만 너겟이 다 익을 시간이 되었기 때문에 팬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