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물/미국에서 끼니 때우기 김야매 2019. 2. 1. 08:35
오늘 점심은 스피디하게 섭취할 예정입니다. 회사 점심 시간을 틈타 집으로 탈주했기 때문입니다. 집과 회사의 거리는 왕복 도보 30분, 제게 주어진 점심시간은 60분. 오후 일과를 위해 필수적으로 취해야하는 휴식 시간 15분, 화장실 타임 5분을 제하고 나면 제게 실질적인 점심 시간은 10분밖에 주어지지 않았습니다. 참으로 열악한 근무 환경이 아닐 수 없겠습니다. 오늘의 점심 타임어택을 위해 선택한 메뉴는 피자입니다. 한국에 오뚜기 3분 카레가 있다면 미국에는 크로거사의 3분 피자가 있습니다. 가격도 1불 미만으로 착해서 저 같은 거지 외노자에게 안성맞춤인 식품입니다. 한동안 제 주식이기도 했습니다. 종이 박스를 벗겨내면 이렇게 생긴 피자가 들어 있습니다. 오늘 제가 고른 피자는 트리플 미트맛입니다. 이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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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물/미국에서 끼니 때우기 김야매 2019. 1. 20. 10:56
얼마 전 친구가 말했다. 끼니를 때우는 것과 식사를 하는 것은 다르다고. 맞는 말이라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그녀가 덧붙여 말했다. 미국에 살다 보니 식사다운 식사를 해본 지가 참 오래되었다고. 또한 그랬다. 가난한 외노자로서 미국의 살인적인 식당물가를 고려하고, 부엌을 맘 편히 쓸 수 없는 셋방살이 신세임을 고려했을 때 식사다운 식사를 하는 것은 우리에게 사치다. 참고로 그날은 간만에 사치를 부리려고 마음을 먹은 날이었고, 간만에 식사다운 식사를 하고 난 우리가 식당에 결제해야 했던 가격은 13만원에 육박했다. 셋이서 삼겹살을 먹은 결과다. 그럼에도 나는 기꺼이 미식을 추구하겠다. 비록 간편식으로 한끼를 대강 때워 넘겨야 할지라도 그 잠깐의 섭취 속에서 최고의 맛을 찾겠다는 것이다. 정수기와 전자레인..
시리즈물/'에그 스크램블' 전문가되기 3주 코스 김야매 2018. 6. 1. 02:08
어느 날, 스크램블 에그를 만들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마 스크램블 에그는 서양에서 왔을테다. 요리의 정확한 유래까지야 알 수 없지만 이름이 영어인 것을 보면 영어권에서 온 음식임이 틀림없다. 그렇다면 한반도에서 반만년 넘게 살아온 우리의 조상들은 개항 이전까지 스크램블 에그의 부드럽고 담백한 맛을 한 번도 맛보지 못했을 것이다. 여기까지 생각이 닿자 다소 마음이 좋지 않았다. 이렇게 멋진 요리를 한 번도 먹어보지 못하다니. 레시피가 어려운 것도 아니고 그냥 후라이팬 위에 계란을 풀기만 하면 되는 것인데 말이다. 그러고 보니 한국의 전통 요리 도구 중에 후라이팬이 있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 후라이팬이 없었기에 우리의 조상들은 스크램블 에그를 만들어볼 생각도 못했던 것이다. 그렇다면 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