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물/미국에서 끼니 때우기 김야매 2019. 2. 15. 05:59
햄버거는 제 소울푸드입니다. 대다수의 한국인들은 소울 푸드로 김치를 지목하지만, 저는 항상 소신있게 햄버거, 특히 빅맥을 지목하곤 합니다. 누군 슬플 때 막춤을 춘다고 하고 누군 슬플 때 술을 먹는다고 하지만, 저는 슬플 때 맥도날드에 갑니다. 맥도날드에서 빅맥 라지 세트를 시키고-특히 슬픈 날에는 더블 쿼터파운드치즈버거 혹은 빅맥 세트에 햄버거 단품추가- 고독히 햄버거의 맛을 음미하며 제 슬픔을 다스리고는 했습니다. 언제부터 제가 햄버거를 이렇게 사랑하게 되었는 지는 알 수 없습니다. 다만 추측컨데, 이는 어린 시절 추억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제가 아주 어린 꼬마였던 시절, 엄마 없이는 외출을 무서워하던 시절, 매주 집 현관문으로 맥도날드 쿠폰 전단지가 들어오곤 했습니다. 쿠폰 전단지에는 여러 초특가..
더 읽기
시리즈물/미국에서 끼니 때우기 김야매 2019. 2. 1. 08:35
오늘 점심은 스피디하게 섭취할 예정입니다. 회사 점심 시간을 틈타 집으로 탈주했기 때문입니다. 집과 회사의 거리는 왕복 도보 30분, 제게 주어진 점심시간은 60분. 오후 일과를 위해 필수적으로 취해야하는 휴식 시간 15분, 화장실 타임 5분을 제하고 나면 제게 실질적인 점심 시간은 10분밖에 주어지지 않았습니다. 참으로 열악한 근무 환경이 아닐 수 없겠습니다. 오늘의 점심 타임어택을 위해 선택한 메뉴는 피자입니다. 한국에 오뚜기 3분 카레가 있다면 미국에는 크로거사의 3분 피자가 있습니다. 가격도 1불 미만으로 착해서 저 같은 거지 외노자에게 안성맞춤인 식품입니다. 한동안 제 주식이기도 했습니다. 종이 박스를 벗겨내면 이렇게 생긴 피자가 들어 있습니다. 오늘 제가 고른 피자는 트리플 미트맛입니다. 이외..
시리즈물/'에그 스크램블' 전문가되기 3주 코스 김야매 2018. 6. 1. 02:08
어느 날, 스크램블 에그를 만들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마 스크램블 에그는 서양에서 왔을테다. 요리의 정확한 유래까지야 알 수 없지만 이름이 영어인 것을 보면 영어권에서 온 음식임이 틀림없다. 그렇다면 한반도에서 반만년 넘게 살아온 우리의 조상들은 개항 이전까지 스크램블 에그의 부드럽고 담백한 맛을 한 번도 맛보지 못했을 것이다. 여기까지 생각이 닿자 다소 마음이 좋지 않았다. 이렇게 멋진 요리를 한 번도 먹어보지 못하다니. 레시피가 어려운 것도 아니고 그냥 후라이팬 위에 계란을 풀기만 하면 되는 것인데 말이다. 그러고 보니 한국의 전통 요리 도구 중에 후라이팬이 있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 후라이팬이 없었기에 우리의 조상들은 스크램블 에그를 만들어볼 생각도 못했던 것이다. 그렇다면 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