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물/미국에서 때웠던 끼니들 김야매 2019. 9. 3. 15:36
집에서 밥을 해먹는 것에는 어떤 장점이 있을까요? 일단 음식 맛을 내 취향대로 맞출 수 있다는 점을 들 수 있겠습니다. 매운 걸 못 먹으면 고춧가루를 조금만 넣어도 되고 짠 게 싫으면 소금을 반만 넣으면 됩니다. 두 번째로는 밥을 맘 편히 먹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어차피 집에서 먹는 것이니 다른 사람들 눈치 안 보고 먹을 수 있겠지요. 그밖에 또 이것저것 장점이 있겠습니다만은 가장 중요한 장점은 이것입니다. 밖에서 사먹는 것보다 훨씬 싸다는 장점이지요. 특히 물가가 겁나 비싼 미국이라면 집밥은 선택이 아닌 필수 입니다. 물론 저처럼 집에 부엌이 없다면 외식이 선택이 아닌 필수이겠지만요. 어쨌든 그럼에도 저는 어떻게든 식비를 줄이기 위해 집밥을 시도해왔습니다. 즉석식품을 통한 집밥 섭취는 일전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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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일 김야매 2019. 3. 4. 05:56
한국가면 바질을 키울거다. 집 앞 꽃 집에서 씨앗을 사다 바질을 키울거다. 키워서 바질 페스토를 만들어 먹을 거다. 빵에도 발라먹고 파스타도 해먹을 테다. 남은 페스토는 우리 아파트 주민들에게 한 통에 천원씩 받고 팔거다. 앞집 밑집 윗집 모두 바질 페스토로 파스타를 해먹게 만들거다. 그 다음에는 아보카도를 사먹을 거다. 바질 페스토 판 돈으로 사먹을 거다. 조금 덜 익은 단단한 아보카도를 사서 식탁에 올려 놓고 익기를 기다리련다. 물렁하게 익으면 과카몰리를 만들어 먹을 거다. 나초도 찍어 먹고 명란젓이랑 해서 밥에도 비벼먹을란다. 남은 과카몰리는 우리 아파트 주민들에게 한 통에 삼천원씩 받고 팔거다. 바질 씨앗보다는 아보카도가 비싸니까 더 많이 받아도 될거다. 우리 아파트에서 멕시코의 맛이 나게 할거다..
사는 일 김야매 2018. 5. 12. 18:30
봄비가 늘어날 것이라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한반도의 기후가 온대성에서 아열대성으로 변화함에 따라 ‘우기’가 한국의 봄에서도 나타나게 되었다는 것이다. 과학적 사실이 어떻든 지구온난화가 어떻든 나에게 가장 주요하게 다가온 정보는 봄에 비가 더 많이 온다는 사실이었다. 산뜻하고 보송해야 마땅할 봄이 이제는 습하고 눅눅할 것이라니, 비를 몹시 싫어하는 내게 비극적인 소식이 아닐 수가 없었다. 나는 비가 싫다. 신발에 빗물이 스미고 양말과 바짓단이 젖는 찝찝함이 싫다. 먹구름에 가려 어둑한 날씨가 싫고 잊고 있던 요통이 찾아오는 것이 싫다. 습한 날씨면 나는 축 처지곤 한다. 비가 오는 날은 약속도 모조리 취소하고 집안에 틀어박혀 김광석이나 유재하의 흘러간 가요나 찾아 듣는 것이 좋다. 습한 빗물 속에서 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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