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때웠던 끼니들] 한국식 미국 집밥 편 - 2
- 시리즈물/미국에서 때웠던 끼니들
- 2019. 9. 3. 15:36
집에서 밥을 해먹는 것에는 어떤 장점이 있을까요? 일단 음식 맛을 내 취향대로 맞출 수 있다는 점을 들 수 있겠습니다. 매운 걸 못 먹으면 고춧가루를 조금만 넣어도 되고 짠 게 싫으면 소금을 반만 넣으면 됩니다. 두 번째로는 밥을 맘 편히 먹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어차피 집에서 먹는 것이니 다른 사람들 눈치 안 보고 먹을 수 있겠지요. 그밖에 또 이것저것 장점이 있겠습니다만은 가장 중요한 장점은 이것입니다. 밖에서 사먹는 것보다 훨씬 싸다는 장점이지요. 특히 물가가 겁나 비싼 미국이라면 집밥은 선택이 아닌 필수 입니다. 물론 저처럼 집에 부엌이 없다면 외식이 선택이 아닌 필수이겠지만요. 어쨌든 그럼에도 저는 어떻게든 식비를 줄이기 위해 집밥을 시도해왔습니다. 즉석식품을 통한 집밥 섭취는 일전에 [미국에서 끼니 때우기]를 통해 기록한 바 있습니다. 고로 오늘은 미국에서 요리해 먹었던 한국식 집밥들을 기록할 것입니다. 물론 말은 한국식 집밥이지만 사실 한식은 거의 먹지 않았습니다. 그냥 한국인이 요리했기에 한국식일 뿐인 것입니다.
패서디나를 떠나기전 친구들 집에 모여 술을 한 잔 했을 때 먹은 라면입니다. 이 날의 안주 순서는 치킨-피자-과자 그리고 라면 순이었습니다. 원래 라면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이 날 먹은 라면만큼은 맛있었습니다. 역시 남이 끓여주는 라면은 맛있을 수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패서디나를 떠나기전에 또 다른 친구를 만나 술을 먹을 때 곁들인 안주입니다. 쏘세지 야채 볶음밥과 된장찌개입니다. 뭐 이것저것 더 먹었는데 사진을 찍지 않아 뭘 먹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이래서 매번 밥을 먹을때 사진을 찍어줘야 하는 것입니다. 두 요리 모두 제가 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주류 담당으로 보드카와 오렌지 주스를 적정한 비율로 섞는 일을 도맡아 했습니다. 이 날의 주인공은 알코올이었기에 제 역할이 가장 컸다고 생각하고 싶습니다 호호.
샌프란에 놀러갔을때 동행자와 해먹은 파스타와 연어스테이크입니다. 저는 파스타를 전담했습니다. 아예 로제 소스부터 만드는 건 귀찮을 것 같아 그냥 소스는 사서 그대로 부었습니다. 마트에서 새우를 사왔는데 생각보다 한 마리 한 마리가 커서 만족스러웠습니다. 다 해놓고 보니 나름 그럴듯한 결과물이 나와서 만-족. 요리하는 도중에 에어 비앤비 집주인도 부엌에 들어와서 따봉을 날리고 갔습니다.
연어 스테이크와 파스타를 모조리 먹어치웠으나 여전히 배가 고파 해먹은 버터갈릭새우입니다. 한번도 시도해보지 않은 것인데 그냥 감대로 해봤더니 좋은 결과가 나왔습니다. 개인적으로 제가 미국에서 해먹은 요리 중 가장 괜찮지 않았나 싶습니다. 비법은 그냥 버터를 많이 때려넣으면 되는 것이었습니다.
다음 날 새우를 먹고 남은 국물에 라면 면을 건져 파스타처럼 먹으니 또 그 맛이 괜찮았습니다.
그래서 어차피 새우도 남았겠다 마늘도 남았겠다 새우를 넣은 알리오 올리오를 다음날 저녁으로 또 해먹었습니다. 어차피 떠날때 남은 재료들을 들고 갈 수는 없으니 잔뜩 때려박아 만든 것입니다. 새우가 큼지막해서 맛이 좋았습니다.
LA 시내로 이사하며 들어간 하숙집에서 먹은 첫 식사입니다. 이 날의 메뉴는 뼈다귀 감자국. 오랜만에 먹은 빨간 국물이라 거의 눈물을 흘리면서 미친듯이 먹었습니다. 잠시 행복감을 느꼈으나 알고보니 이 메뉴는 일주일에 한 두번은 항상 나오는 메뉴였고 한달쯤 먹고 나자 또다귀 감자국은 쳐다도 보고 싶지 않게 되었습니다.
샌프란에 놀러갔을때, 생일 일주일 전에 받은 생일 밥상입니다. 고기를 큼지막하게 썰어 넣은 쇠고기 미역국입니다. 고기를 크게 썰어 딱 제스타일이었습니다. 고기는 남아서 처치곤란해 그냥 참기름에다가 해서 구워 먹었습니다. 국거리 용이라 좀 질기긴 하지만 고기는 고기인 것. 맛있게 먹었습니다. 밥은 햇반을 못구해 어쩌지 고민했으나 알고보니 마침 밑층에 있던 마트 주인이 한국인이었고 마침 반찬가게도 겸하고 있길래 밥만 팔아달라 부탁해 사온 것입니다. 주인은 한국인이었지만 미국 인심이 적용돼서 밥을 잔뜩 받아왔습니다.
엘에이에 놀러온 친구에게 해준 라면과 계란찜입니다. 라면은 너구리였습니다. 너구리 경력 20년차로 적당한 면의 익힘 정도로 끓여냈습니다. 다만 계란찜은 당시 경력 1일차로, 그다지 성공적이지 못했습니다. 너무 오래익힌 나머지 너무 딱딱했던 것입니다. 계란 요리는 스크램블 에그로만 만족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마침 생일인 친구를 위해 미역국과 반찬들을 해주었습니다. 사진은 제가 찍은 것이 아닌 모양입니다. 왜냐하면 사진 속에 까만 옷을 입은 것이 제 모습이기 때문입니다. 갓 끓인 미역국과 어제 먹다남은 쫄면, 마트에서 사온 맛없는 김치 그리고 과조리된 스크램블 에그를 내왔습니다. 스크램블 에그는 대강봐도 실패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여러분들은 눈치 못채셨을 수도 있지만 저는 알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스크램블에그 전문가 21일 코스'를 수료한 스크램블에그 전문가이기 때문입니다.
마트에서 산 데리야끼 치킨에 햇반을 주 반찬으로 환경호르몬을 조금 곁들여 먹었습니다. 환경호르몬까지 먹을 생각은 없었는데, 데리야끼 치킨을 플라스틱 통에 넣어 그대로 돌리니 형태가 우그러졌기 때문입니다. 빵꾸까지 났던 것 같습니다. 설마 전자렌지도 못 들어가는 통에 찬 음식을 넣어 팔까 싶어 그냥 생각없이 돌린 제 잘못입니다. 너무 안일했던 것입니다.
하숙집 저녁으로 나온 국수입니다. 안 그래도 잔치국수가 먹고 싶다 생각 중이였는데 마침 나와 깜짝 놀란 마음에 사진을 찍은 것입니다. 맛은 제가 먹고 싶던 그 맛과는 조금 달랐지만 어쨌든 먹고 싶던 것을 먹은 것이니 기분이 좋아졌던 기억이 납니다.
산호세에 놀러갔던 크리스마스 날 왠지 스테이크를 먹어야할 것 같아 해먹은 스테이크와 파스타입니다. 에어비앤비에서 묵었는데 이전에 후라이팬을 사용했던 사람이 팬을 아주 망쳐놓은 바람에 냄비에다 스테이크를 구워야 했습니다. 마음에 들지 않았으나 장인은 도구를 탓하지 않는 법. 하지만 저는 장인이 아니기에 궁시렁거리면서 스테이크를 먹었습니다. 원래 더 잘할 수 있는데 냄비땜에 망친 것입니다. 파스타는 그냥 마트에 있는 제품 아무거나 사와서 그대로 만들었습니다. 이 역시 가용한 후라이팬이 없었던 이유가 큽니다. 냄비 하나로 스테이크도 하고 파스타도 해야했던 것입니다.
친구가 샌프란에서 사온 사워도우 빵으로 샌드위치를 해먹은 것입니다. 빵은 굉장히 컸고 겉은 딱딱했습니다. 샌드위치를 해먹으면 빵을 잘라야하는데 집에 칼이 없어 칼도 새로 샀습니다. 칼로 빵을 자르고 샌드위치 햄과 치즈를 사와 끼워먹었습니다. 사워도우 빵은 이름부터 그렇듯 신맛을 가지고 있는데 샌드위치로 만들어 먹으니 그 신맛이 장점이 됩니다. 맛에 새로운 표정을 불어 넣는 것입니다.
파스타 해먹을 때 자주 사용했던 올리브 오일입니다. 왠지 이 오일을 쓰면 파스타가 맛있게 되는 것 같아 나중에 또 살일 있으면 기억해두려고 사진을 찍어 놓은 것입니다. 한국에서는 구할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아까 그 올리브오일로 해먹은 봉골레 파스타입니다. 사실 조개로 깊은 맛을 더한 알리오올리오입니다. 우연히 한인마트에서 김밥튀김을 발견해서 사이드로 곁들였습니다. 갓 튀겼을때 먹으면 맛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새해가 다가오기도 하고 그래서 기분낼겸 만들어 먹은 떡국입니다. 사실은 동행자가 만들었고 저는 옆에서 거들기만 했습니다. 옆에서 최대한 걸쭉하게 만들라고 훈수만 두었던 것입니다. 그 결과 걸쭉한 떡국이 만들어졌고 저는 두 그릇을 먹었습니다. 두 살을 한번에 먹은 기분을 낼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생각해보니 배는 불렀지만 그닥 유쾌하지는 않았습니다.
하숙집을 나와 부엌을 얻고 해먹은 파스타입니다. 어차피 그 집에는 일주일정도 밖에 살지 않았기 때문에 많은 것을 해먹지는 않았습니다. 아무튼 왠지 부엌이 생겼으니 파스타는 한 번 해야할 것 같고 그래서 그냥 아라비아따 소스를 사와 해먹은 것입니다. 소스는 직접만드는 것보다 사오는 것이 편합니다. 그 편이 더 싸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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