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가면 할 일



한국가면 바질을 키울거다

집 앞 꽃 집에서 씨앗을 사다 바질을 키울거다

키워서 바질 페스토를 만들어 먹을 거다

빵에도 발라먹고 파스타도 해먹을 테다

남은 페스토는 우리 아파트 주민들에게 한 통에 천원씩 받고 팔거다

앞집 밑집 윗집 모두 바질 페스토로 파스타를 해먹게 만들거다.

 

그 다음에는 아보카도를 사먹을 거다

바질 페스토 판 돈으로 사먹을 거다

조금 덜 익은 단단한 아보카도를 사서 식탁에 올려 놓고 익기를 기다리련다

물렁하게 익으면 과카몰리를 만들어 먹을 거다

나초도 찍어 먹고 명란젓이랑 해서 밥에도 비벼먹을란다

남은 과카몰리는 우리 아파트 주민들에게 한 통에 삼천원씩 받고 팔거다

바질 씨앗보다는 아보카도가 비싸니까 더 많이 받아도 될거다

우리 아파트에서 멕시코의 맛이 나게 할거다.

 

과카몰리를 판 돈으로는 다람쥐를 분양받을거다

새끼인 녀석을 데려와서 내 방에서 키울거다

가끔씩 먹이로는 키우다 남은 바질을 주고 먹다 남은 아보카도를 줄거다

그 녀석이 자라면 내 어깨를 제 집처럼 드나들게 만들거다

바깥세상 외출 할때는 셔츠 주머니에 캥거루 새끼마냥 들어있게 할거다

시간이 남으면 다람쥐와 유튜브 비디오도 찍어 올릴거다

아파트 주민들이 구독과 좋아요를 해줄거다

광고 수익이 생기면 다람쥐한테 도토리도 사줄거다

나한테는 햄버거를 사줄거다


한국가면 이렇게 재밌고 행복하게 살거다. 나의 작은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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