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끼니 때우기] 소세시와 햄과 김으로 밥 반찬 때우기

오늘은 쌀밥을 먹을 것입니다. 원래 이 곳 하숙집은 아침저녁으로 밥이 나오는데, 어제 미처 먹지 못했던 밥을 지금 먹으려는 것입니다. 



밥입니다. 공짜이기 때문에 감사한 마음으로 먹을 것입니다. 물론 따지고 보면 월세 안에 포함되어 있는 내역입니다.



저번에 라면과 함께 먹었던 소세지입니다. 그 가성비를 인정 받아 재출연하게 되었습니다.



김입니다. 수개월전 친구에게 받아왔던 것입니다. 그때 먹어보고 너무 맛있는 나머지, 아껴 먹으려 남겨둔 것인데 아끼고 아끼다 어느 순간 까먹었다가 오늘에서야 다시 떠올린 것입니다.



샌드위치 햄입니다. 혼자서 이 샌드위치 햄을 다먹으려면 삼시세끼를 매번 샌드위치를 만들어먹어야 할 만큼의 양이 들어있습니다. 슬슬 질리는 것 같아 밥반찬으로 때우기로 했습니다. 무려 칠면조 가슴살로 만든 햄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아뿔싸, 오늘의 햄은 6조각밖에 들어있지 않습니다. 배신감에 분노가 치밀어오르는 것 같습니다. 여태껏 항상 7조각이었는데, 이번 것은 6조각이라니.. 사진을 찍어 본사에 보내볼까 하다가, 혹시나 그랬다가 사과의 의미로 캔 소세지 한 박스를 받으면 한 3개월은 내내 이 햄만 먹어야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에 그만 두었습니다. 어차피 나트륨 덩어리인 것 조금더 건강해졌다고 생각해야겠습니다.



접시가 없어 한참을 고민하다 머그컵을 이용하여 데우기로 하였습니다. 키티가 그려진 이 깜찍한 머그컵은 예전에 회사 행사에서 공짜로 받아온 것입니다.



밥을 돌려왔습니다. 생각보다 오래 돌려야 제가 원하는 온도까지 도달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밥 위에 햄을 올리고 쏘세지를 올렸습니다. 어린 시절 비엔나 햄 하나만 있으면 밥 한공기는 뚝딱하던 시절이 떠오릅니다. 사실은 요새도 그렇긴 합니다. 오늘은 심지어 햄이 두 종류이니 이 얼마나 진수성찬입니까.



또 김을 까먹을뻔했습니다. 옆에다가 올려서 사진을 찍어주고 다시 밑으로 내렸습니다. 뜨거운 밥 위에 두면 김은 금방 눅눅해지기 때문입니다.

햄과 소세지와 김으로 밥 한공기를 뚝딱했습니다. 먹다보니 느낀 것이지만 한 공기보다는 한참을 더 떠온 것 같습니다. 먹다가 지칠 뻔 했기 때문입니다. 그럴 때 마다 소세지를 먹으며 다시 결의를 다졌습니다. 그러나 조금 지나자 소세지도 질리기 시작했습니다. 질리기 시작했다기 보다는 역겹기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싼 소세지다 보니까 잡내가 많이 났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저희 집에는 음식물 쓰레기를 버릴만한 마땅한 쓰레기통이 없습니다. 그래서 이를 악물고 끝까지 다 먹었던 것입니다. 샌드위치 햄은 샌드위치랑 먹어야 맛있기 때문에 이름이 샌드위치 햄인 것으로 판명났습니다. 다시는 이런 짓을 하지 말아야 겠다고 다짐하는 한끼가 되었습니다. 그 와중에 김은 단연 돋보였습니다. 한국에서 먹던 보통 김보다 훨씬 기름이 많지만, 그 기름이 보통 맛있는 기름이 아니기에 김도 보통 맛있는 김이 아니게 되었습니다. 김이 아니었다면 밥을 끝까지 먹지 못하고 말았을 것입니다. 김을 만드신 충남수산 관계자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드립니다.



오늘의 총 식비 지출 : 밥(하숙집 제공) + 캔소세지 $0.89 +샌드위치 햄 삼분의 일 $0.83 ($2.5/3) + 김 (친구 제공) = $1.72* = 1,952원

*텍스 미포함

  

지금까지 식비

27,926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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