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끼니 때우기] 캔 소세지 육수를 넣은 신라면으로 늦은 저녁 때우기

며칠 간 집을 비우고 돌아왔습니다. 피로한 몸을 이끌고 집에 돌아왔을 때 배가 고프면 큰 고민에 빠지게 됩니다. 뭔가를 해먹자니 너무 귀찮고 그렇다고 안 먹자니 너무 배가 고픈 딜레마에 고뇌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럴때 좋은 선택지가 있습니다. 바로 우리의 친구 컵라면 입니다.



우리의 친구 신라면 컵을 가져왔습니다. 오늘은 특별히 보관해두고 있던 작은 놈으로 들고 왔습니다. 왜냐하면 큰 놈은 이미 다 먹어버렸기 때문입니다.



놀랍게도 메이드 인 유에쓰에이입니다. 미제 신라면 이었던 것 입니다. 신자유주의 질서가 가득담긴 신라면의 맛은 어떨지 기대가 됩니다.



뚜껑을 열어 제껴보았습니다. 저렴한 가격만큼 저렴한 양의 면이 들어 있습니다. 사실 한국에서는 신라면 컵을 먹을 일이 별로 없었기에 내수용과 어떠한 차이가 있는지는 비교하지 못했습니다. 미제 신라면 컵이 제 인생 첫 신라면 컵인 것 같습니다. 어쨌든 버섯 플레이크가 큰 것은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컵라면 하나로는 양이 모자를 것입니다. 그래서 소시지 캔을 하나 들고 왔습니다. 치킨 맛이라고 합니다.



미국에 온 이후로 종종 섭취해왔던 녀석입니다. 0.89불이라는 깜찍한 가격에 육수와 소시지 7개가 들어있는 나름 알찬 구성으로, 라면을 먹을 때나 밥을 먹을 때 혹은 라면에 밥을 말아먹을 때 같이 먹기 좋은 든든한 밥친구가 되겠습니다.

이름은 비엔나 소세지이지만 우리가 한국에서 흔히 보던 백설 비엔나 소세지와는 조금 다르게 생겼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러나 저러나 어차피 먹을 것이기 때문에 딱히 큰 관심은 두지 않기로 했습니다.

보통의 경우에는 알맹이만 남고 육수는 보내주는 신동엽 시인의 껍데기 전략을 주로 활용해왔으나, 오늘은 육수까지 알뜰살뜰하게 써먹어볼 예정입니다.



그래서 닭육수를 컵라면에 부어주었습니다. 어차피 물을 부어야 하는데, 생각해보니 육수는 맛있는 물이라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깊은 맛을 내는 신라면을 완성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나머지 물은 LA 수도자원공사에서 제공해주셨습니다. 6개월 전 처음 먹었을 때 기억에 따르면 아리수에 비하면 비린내가 심하지만 저는 이미 이곳에 사는 동안 물맛에 대한 미묘한 감각은 잃어버린지 오래이기에 주저하지 않고 수돗물을 사용했습니다.



전자렌지에 3분을 돌려줍니다. 놀랍게도 이 곳 컵라면의 기본 권장 조리법은 전자렌지를 사용하는 것입니다. 한국에서는 뜨거운 물을 사용하는 조리법이 기본인 것을 생각해보면, 이곳이 한국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충격



방으로 가져와 다시 찍어보았습니다. 닭고기 육수의 진한 향이 올라오는 지까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닭신라면이 되었습니다. 이렇게 새로운 메뉴가 세상의 빛을 보게 된 것입니다.



새로운 메뉴의 탄생을 축복하며 라면을 저어봅니다. 아마 맛있을 것입니다.



이렇게 급하게 음식을 준비한 이유 중에는, 넷플릭스에 조선형 좀비물인 킹덤이 떴다는 사실도 있습니다. 개재밌기 때문에 집에 오는 길에도 정신 없이 봤었습니다. 빨리 끝까지 보러 가야겠습니다.



오늘의 총 식비 지출 : 미제 신라면 작은 컵 $1.16. + 캔 소세지 $0.89 = $2.05* = 2,294원

*텍스 미포함

  

지금까지 식비

22,804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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