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끝의라멘, 합정 - 흠 잡을데 없는 쇼유라멘
- 비정기 간행물/고메 투어
- 2021. 5. 31. 08:30
훌륭한 쇼유라멘을 내기로 유명한 '세상 끝의 라멘'. 벼르고 벼르다 합정 근방에 들린 김에 드디어 방문했습니다.
'세상끝의 라멘'은 합정역 홈플러스 뒷편 골목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건물 계단을 반층쯤 오르면 만날 수 있습니다.
가게는 라멘 매장 치고는 꽤 규모가 있는 편. 카운터 자리 갯수도 꽤 되고 테이블도 여럿 준비되어 있습니다. 인테리어도 깔끔한 편.
원래 '세상끝의 라멘'은 분당에 위치했던 '멘야하치'에서 운영했던 곳인데, 지금은 '멘야하치'가 폐업해서 이곳이 본점인 셈이 되었습니다.
메뉴는 이렇습니다. 부담없고 깔끔한 중화소바 스타일의 첫라멘과 간장 소스의 진한 맛이 포인트인 끝라멘이 이 집의 메인 메뉴. 때때로는 미소파이탄, 굴라멘 같은 한정 메뉴를 운영하기도 합니다.
라멘 기다리면서 우선 로고냅킨부터 하나 찍어줍니다.
일단 끝라멘을 주문했습니다. 국물에 검정빛이 돌게 정도로 진한 타래(간장소스)가 특징인 라멘. 오사카의 명물인 블랙라멘을 모티브로 했다고 합니다.
라지 사이즈를 주문했더니 차슈가 듬뿍 들었습니다. 보기만 해도 벌써 마음이 풍족합니다.
그래서 괜히 근접샷도 찍어본 것입니다.
얼추 사진 찍고 나서는 국물부터 맛봅니다. 스푼을 입에 넣자마자 찌를 듯 짜릿한 간장의 감칠맛이 목젖을 순식간에 휘감습니다. 쩌릿한 간장의 풍미와 닭육수의 무게감이 계속 국물을 뜨게 만듭니다. 강한 감칠맛에 비해 목 뒤에 들큰함이 크게 남지 않는 것이 인상적입니다. 진하면서도 깔끔한 쇼유라멘이라고 할 수 있겠어요.
면은 어느정도 두께가 있는 중면을 씁니다. 후루룩 빨아들이면 강하고 중독성있는 국물이 면과 함께 딸려 들어 오는데 그 맛이 상당히 균형있습니다. 매장에서 면을 직접 만들어 쓴다는데 육수 특성에 잘 어울리게 잘 뽑아낸 듯 합니다.
수비드한 차슈들도 아주 훌륭합니다. 닭가슴살 역시 쫀득하고 촉촉하게 입안에서 분해되구요,
목살 차슈 역시 말해 뭐할까요. 부드럽고 고소합니다.
특히 얇게 저며 내는 목살은 면을 싸먹을때 그 풍미와 감칠맛이 극대화됩니다. 사진으로 다시 보다보니 입안에 군침이 도네요.
계란 역시 상태 좋습니다. 완벽한 반숙에 간도 적당해서 짭짤한 라멘을 먹는 중간에 먹으면 입안에 남은 짠 맛을 가셔줍니다.
꼬독꼬독한 멘마(죽순) 역시 라멘에서 놓칠 수 없는 별미.
순식간에 먹어치웠습니다. 여운이 아직 가시지 않아 조금 더 먹고 싶은데, 국물을 모조리 마셔버리기에는 다소 부담이 있어서 그냥 새로 한 그릇을 더 시키기로 합니다.
끝라멘과 더불어 이 집의 메인 라멘인 첫라멘을 토핑없이 주문했습니다.
시장골목 잔치국수 마냥 별 다른 토핑없이 저렴한 가격으로 부담없이 간식삼아 한 그릇을 맛볼 수 있습니다. 라멘 한 그릇으론 성이 안 차거나, 한 방문에 두 종류의 라멘을 모두 먹어보고 싶은 저 같은 손님들에겐 너무나도 매력적인 메뉴.
그래도 김과 파 정도는 올려줍니다.
이번에도 국물부터 떠서 먹습니다. 같은 간장 베이스지만 전과 비슷하면서도 확연하게 결이 달라 재밌습니다. 우선 간장의 풍미가 조금 더 세심하게 들어오는데, 해산물의 풍미가 짠맛의 빈자리를 메꿉니다. 아까 먹은 끝라멘보다 자극은 덜하지만 오히려 복합적인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부담없이 깔끔하게 먹기 좋은 스타일의 국물입니다.
첫라멘에는 얇은 면을 제면해서 씁니다. 아주 꼬독하지는 않지만 여전히 심은 느껴져서 면 자체의 매력도도 충분히 살아 있습니다. 세심한 맛을 가진 육수라면 아까와 같은 중면보다는 이런 세면이 확실히 더 어울리는 것 같아요.
김과 싸먹으면 감칠맛이 더욱 강해집니다. 아주 만족스러워요. 은은하게 올라오는 가쓰오부시 느낌의 해물향도 더 매력적으로 느껴지고요.
그렇게 두 그릇을 모두 비워냈습니다. 차마 양심이 있어서 국물까지 다 마시지는 않았던 것입니다.
그리고 정신없이 다 먹고 나서 알게 된 건데 이런 절임반찬도 함께 주셨었더라고요. 계산할때야 발견했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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