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기 간행물/패스트푸드 기행 김야매 2020. 5. 20. 07:23
버거킹 신메뉴들을 먹었다. 원래 늘 먹던대로 무난하게 콰트로치즈와퍼나 먹으려고 했으나 이 날따라 마땅한 쿠폰도 없고 해서 그냥 더콰트로치즈 버거와 아기 상어 버거 시리즈를 세트로 묶어서 파는 메뉴를 주문했다. 사진은 아기상어 버거의 배를 가른 단면을 찍은 것 만팔천구백원짜리 상어가족X더콰트로팩은 햄버거 세 개—더 콰트로 치즈, 엄마 상어 버거, 아기 상어 버거—와 후렌치후라이, 너겟 네조각에 콜라 세 잔으로 구성되어 있다. 콜라가 세 잔인 것으로 미루어보았을 때 해당 구성은 3인용인 것으로 짐작해 볼 수 있는데, 물리적인 음식 양은 성인 세 명이 먹기에는 다소 모자른 감이 있다. 물론 성인 두명 아이 한명으로 구성된 파티라면 적절한 양일 수 있겠지만, 그런 조합이 굳이 버거킹에 방문할 이유가 얼마나 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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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물/미국에서 때웠던 끼니들 김야매 2019. 7. 18. 17:46
1. 긴 여행 또는 생활을 끝내고 집에 돌아왔을 때, 가장 그리운 것은 그곳에서의 소소한 일상들입니다. 너무나 사소해서 심지어 사소한 일이라고 생각조차 하지 못했던 그런 일들이 하나 둘씩 떠오릅니다. 다시 돌아가고픈 그곳을 추억하는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는 그런 소소한 일상을 조금씩 복기해보는 것입니다. 2. 사람은 보통 하루에 끼니를 세 번 때웁니다. 누가 언제부터 그렇게 하기로 정했는지는 알 수 없으나 우리는 매일 규칙적으로 식사를 합니다. 이 끝 없이 반복되는 행위는 오늘도 내일도 계속 반복되기에 사소하게 여겨지곤 합니다. 너무 사소한 일이기에 때론 사소하다고 생각조차 하지 못합니다. 3. 미국에서의 기나긴 여행을 끝마치고 한국에 돌아 온지도 어언 한 달이 되어갑니다. 이곳의 습한 날씨에는 점점 ..
시리즈물/'에그 스크램블' 전문가되기 3주 코스 김야매 2018. 5. 6. 02:48
시험기간은 추진력에 대해서 양면적인 특성을 갖는다. 일단 시험기간에 돌입하게 되면 공부를 시작하는 일에 대한 추진력이 현저히 줄어듦과 동시에 공부를 제외한 모든 일에 대한 추진력이 생긴다. 이것은 시험기간이 갖는 일반적인 성격과 반대되는데, 본래 시험기간에는 공부를 하는 것이 옳다는 사회적 규범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나 또한 이 사회를 살아가는 하나의 구성원으로서, 시험기간이 되면 응당 공부를 해야한다는 마음가짐을 갖지만 실제로는 이와 반대로 공부 빼고 모든 것이 재밌어지는 역설적인 상황에 처하게 되는 것이다. 보통 이러한 현상을 이성과 감정의 불일치, 혹은 머리와 가슴간에 손발이 안 맞는다고 표현하기도 하는데, 벌써 7번째 학기를 맞는 학생으로서 앞선 12번의 시험기간을 겪으며 한번도 극복해내지 못한 ..
시리즈물/'에그 스크램블' 전문가되기 3주 코스 김야매 2018. 4. 23. 17:35
작심삼일이라는 말이 있다. 결심한 마음이 사흘을 채 가지 못하고 풀어진다는 뜻이다. 물론 스크램블 에그 전문가 코스 3주 중 3일차를 맞이한 나에게는 더이상 통용되지 않는 말이다. 여태 해온 걸 7번만 더 반복하면 나도 스크램블 에그 전문가가 될 수 있다. 오늘도 계란은 두 알이다. 혼자 먹을 것이기 때문이다. 숟가락에 얼굴이 비치는 것을 피하기 위해 만전을 기하다가 그만 발을 숨기는 것을 잊고 말았다. 신비주의 전략은 실패한 것 같다. 계란을 평소보다 훨씬 더 열심히 풀었다. 왜냐하면 에어 프라이어에서 너겟이 다 익으려면 한참 남았기 때문이다. 남는 자투리 시간을 활용하여 부지런히 저었다. 가스렌지에 강불을 켜둔 채 너무 오랫동안 후라이팬을 방치했다. 하지만 너겟이 다 익을 시간이 되었기 때문에 팬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