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기 간행물/시식기 모음집 김야매 2022. 3. 6. 12:23
스타벅스에서 신메뉴 '이탈리안 바게트 샌드위치'를 먹었다. 바삭하고 단단한 바게트에 모짜렐라, 콜비잭 치즈에 햄, 루꼴라를 넣었다. 자극적이지 않고 균형 잡힌 맛으로 커피와도 잘 어울리지만 먹기 힘들다. 치즈가 흘러내려 손으로 잡고 먹기에도 지저분하고, 바게트가 단단해 칼로 잘라 먹기도 어렵다. 바게트는 으레 그렇듯 질겨서 치아로 쉽게 잘리지 않는다. 힘 주어 빵을 베어 무는 동안 치즈는 흘러내린다. 손에 소스를 묻히지 않고선 먹기 어렵다. 질긴 바게트와 흘러내리는 치즈를 굳이 매치할 필요가 있었을까. 작정하고 먹는 햄버거도 아닌데 이렇게 내용물이 흘러내리면 기분 좋게 식사할 수 없다. 아침 겸 점심으로 커피에 곁들여 먹는 샌드위치로는 부적합하다. 루꼴라는 샌드위치와 제법 어울리나 데우는 과정에서 흐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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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기 간행물/시식기 모음집 김야매 2020. 11. 1. 13:46
스타벅스에서 신제품 에그베이컨 포카치아 먹었다. 뜨끈하게 데워 나온다. 포카치아라고 하기엔 부드러운 빵 사이에 베이컨, 계란, 치즈를 넣고 과카몰리를 소스로 발라 마무리했다. 못 먹을 수준의 샌드위치는 아니지만 아쉽다. 프랜차이즈 커피집에서 발군의 샌드위치를 기대하는 것도 우스운 일이지만 6,200원이란 가격을 고려하면 이것보다는 나은 샌드위치를 내는 것이 맞다. 완성품 샌드위치를 오븐이나 전자렌지 따위에 덥혀 내는 듯한데, 그렇다면 애당초에 과카몰리를 쓰지 말았어야 한다. 물론 아보카도를 따듯하게 먹는 경우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샌드위치 속의 과카몰리라면 데워서 좋은 결과를 보기 힘들다. 흐물흐물한 죽이 된다. 아보카도의 뉘앙스도 소멸된다. 완성품을 받아 마지막에 데우는 식으로 낼 것이라면 차라..
비정기 간행물/시식기 모음집 김야매 2020. 8. 15. 20:49
케이크가 먹고 싶어서 제 돈으로 케이크를 먹으러 제 의지로 케이크집에 가는 경우는 별로 없습니다. 그냥 커피 한 잔 마시러갔는데 그냥 커피 한 잔만 마시기에는 뭔가 좀 아쉬운 것 같고 그렇다고 샌드위치를 먹기엔 그냥 커피 한 잔만 하러 온 것이라 살짝 부담스러우니 곁들일 케이크를 주문하는 경우는 꽤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케이크를 본의 아니게 자주 먹게 됩니다. 물론 케이크를 사랑하는 분들 입장에서는 자주가 아닐 수도 있겠지만, 케이크를 좋아하지도 싫어하지도 않는 제 입장에는 자주라는 것입니다. 아무튼 케이크를 자주 접하다보니 세상에 생각보다 다양한 케이크가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되었고, 케이크의 넓은 세계를 알게되자 어느 날부터는 케이크를 만나면 사진을 찍는 버릇이 생겨버렸고, 사진이 모이고 나니 어딘가에..
비정기 간행물/패스트푸드 기행 김야매 2020. 1. 4. 17:35
긴장되는 마음을 풀기 위해서는 무얼 해야할까. 나는 맥도날드를 먹는 편이다. 긴장이라는 것은 비 일상적인 상황에서 발생한다. 그러니 긴장을 해소하는 방법으로 일상적인 행위를 억지로라도 행하는 것이 효과적일지도 모른다. 비일상적인 상황 때문에 긴장을 한 손님이 긴장을 풀기 위해 햄버거를 먹으러오는 일은 맥도날드에게 있어서는 일상적인 일이다. 긴장 때문에 심장이 빠르게 뛴다해도, 일상적으로 보아왔던 햄버거가 다르게 보이지는 않는다. 머리 속은 복잡하지만 복잡하지 않은 척 햄버거 포장을 벗긴다. 일상적인 날의 햄버거와 똑같이 생긴 햄버거가 똑같이 들어있다. 긴장된 손으로 햄버거를 벗겨도 햄버거는 그저 어제의 그 햄버거일 뿐이다. 결국 비일상적인 것은 나 뿐이고 세상은 어제와 같다. 오늘을 비 일상을 규정하는 ..
시리즈물/미국에서 때웠던 끼니들 김야매 2019. 8. 10. 23:54
사람이 살다보면 먹기 싫은 것도 먹어야 할 때가 있는 것입니다. 달달한 것을 그닥 좋아하지 않는 저의 경우에는 디저트를 먹으러 갈때가 그렇습니다. 사실 또 막상가면 잘 먹기는 잘 먹는 데, 가기 전에 좀 툴툴거린다는 것 뿐입니다. 아무튼 오늘은 미국에서 먹었던 디저트들을 기록해볼 것입니다. 그리고 하는 김에 커피도 함께 기록해 볼 것입니다. LA 옆 동네 패서디나에서 조금 내려가면 있는 산 가브리엘에서 먹은 디저트입니다. 누가 언제 어디서 어떻게 찾아 냈는 지는 몰라도, 친구들과 함께 다 같이 먹으러갔던 기억이 납니다. 중국인 밀집지역이 있던 디저트 가게였는데, 중국에 온 기분이었습니다. 미국 음식들이 언제나 그렇듯 비주얼은 어마어마합니다. 다만 아직도 기억나는 점은 딸기가 많이 시큼했다는 것입니다. 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