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물/자가격리 식사일기 김야매 2020. 12. 7. 22:24
벌써 자가격리도 9일차를 넘어가고 있다. 몸 컨디션도 좋고, 수염도 마음껏 기르고 있고—물론 누가 못기르게 한적은 없지만—, 집에서 시간 때우는 일에도 능수능란해져 이젠 전혀 어려움 없는 하루하루를 보내는 중이다. 역시 인간은 적응의 동물.. 뉴-노말에 벌써 적응해버린 것일까. 격리 이후에도 집콕 생활이 계속 될 것을 생각하면 이른 적응도 나쁘지 않긴하다. 어서 코로나가 종식되어 뉴-뉴노말에 적응할 날이 있기를. 오늘은 평소보다 두 시간 일찍 일어났다. 그래서 오늘 커피는 매우 진하게 탔는데, 그 때문에 오늘 하루 종일 심장이 벌렁거려 죽는 줄 알았다. 요즘들어 카페인 안 먹어버릇하니 약해진 건지도 모르겠다. 아침식사는 어제 피자집 사이드 메뉴로 주문했던 팝콘치킨 남은 것과 식빵 남은 것으로 해결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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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물/미국에서 끼니 때우기 김야매 2019. 4. 27. 12:03
시간은 돌이켜 보았을 때 참 빠른 것 같습니다. 고3 때도 그랬고 군대때도 그랬습니다. 한창때는 끝이 안 보이는 것 같지만 또 막상 끝날 때가 되면 산울림 노래 마냥 '아니 벌써?' 싶은 것입니다. 저의 미국생활도 마찬가지입니다. 타향만리 머나먼 땅에 와서 괜히 왔다 땅을 치며 후회하던 것이 어제 같은데 벌써 집에 돌아갈 때가 되어버린 것입니다. 그간 계획했지만 해내지 못한 것도 있고, 하려는 생각은 있었는데 계획 조차 짜지 못한 것도 있습니다. 아쉬움은 아쉬운 대로 내버려 두고 이제는 짐을 싸야할 시간이 돌아왔습니다. 물론 아직 시간이 조금 남았지만 예전과 같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과거, 앞으로 남은 시간이 너무 많아 어떻게 써버려야할지 몰라 그저 침대에 뒹굴던 저의 모습이 조금 한스럽기도 하다가, ..
시리즈물/미국에서 끼니 때우기 김야매 2019. 1. 21. 06:47
오늘은 간단하게 점심을 때울 것입니다. 점심까지 밖에서 사먹으면 돈이 많이 들기 때문입니다. 점심 메뉴로는 셰프 보야디 캔 파스타가 간택되었습니다.마트에 갈때 마다 보이길래 언제 한 번 너댓개쯤 집어와 봤던 것 중 남은 것입니다.오늘은 비파로니를 먹기로 했습니다. 마카로니와 비프의 합성어 쯤 되는 것 같습니다. 제발 먹을만 하기를 바랄 뿐입니다.저번에 미트볼 스파게티와 라비올리를 먹었었는데 별로 였기 때문입니다.가격은 한 캔에 89센트 정도 주고 사왔던 것 같습니다. 싼 맛에 홀려 나도 모르게 샀던 모양입니다. 한국의 번개 장터에서도 절찬리에 판매중입니다.여기선 1캔에 89센트인데 태평양을 건너자 12캔에 3만 5천원이 되었습니다.대항해시대는 그냥 나온 게임이 아니었습니다. 나중에 밑천이 생기면 캔파스타..
시리즈물/'에그 스크램블' 전문가되기 3주 코스 김야매 2018. 5. 18. 22:16
어떠한 음식에 대한 전문성을 획득하고 싶다면, 사람들이 그 음식을 가장 즐겨 먹는 방식을 경험해 볼 필요가 있다. 그 음식을 주로 섭취하는 문화권에 있는 사람들이 대체로 어떤 다른 음식을 곁들여 먹는지, 또한 어떠한 방법으로 음식을 입안에 넣는지를 탐구해보고 그 중 가장 보편적이라고 생각되는 방식을 따라 먹어보는 것이다. 예를 들어 탕수육을 먹을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짜장면과 함께 먹고, 부먹이나 찍먹이라는 방식을 취한다. 만약 당신이 탕수육 전문가가 되고 싶다면 우선 짜장면을 시키고 부먹/찍먹을 시도해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지 않는다면, 당신이 아무리 탕수육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고, 멋지고 날렵한 탕수육을 튀겨낼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있다 한들 탕수육 전문가로 불릴 수는 없는 것이다. ..
시리즈물/'에그 스크램블' 전문가되기 3주 코스 김야매 2018. 4. 26. 23:21
더 훌륭한 스크램블 에그를 원하는 이들에 대한 조언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은 계란에 우유를 추가하라는 것이다. 우유를 추가한 스크램블은 더욱 부드러워, 전보다 고급스러운 요리가 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이러한 조언은 백종원(2015) 등에 의해서 TV매체를 통해 대중에게 전달된 바 있다. 그러나 이러한 견해에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도 있다. 스크램블 에그에 우유를 추가하는 것은, 계란 그 자체의 풍미를 감소시키는 일이며 질감을 망치는 일이라는 것이다. 이와 같은 주장은 유투브를 통해서 제이미 올리버(2014)에 의해 제기된 바 있으며, 섬세한 불조절을 통해 충분히 부드러운 스크램블 에그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보았다. 이에 본 포스트는 우유와 스크램블 에그 사이에 관계를 밝히고자 한다. 첫째 스크램블 에..
시리즈물/'에그 스크램블' 전문가되기 3주 코스 김야매 2018. 4. 22. 15:48
한 번 마음 먹은 일을 꾸준히 해나간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특히 같은 일을 매일 루틴삼아 반복하기로 했다면 더욱 그렇다. 그것이 아무리 스크램블 에그 만들기처럼 하찮은 것이라 해도 그렇다. 하지만 누구나 전문가가 될 수 있다면, 나는 결코 전문가의 길을 선택하지 않았을 것이다. 여기서 지치면 여태까지 해온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된다. 이를 악물고라도 끝까지 해내야만 한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귀찮은 마음을 부여잡고 부엌으로 향한다. 참고로 오늘은 2일차다. 오늘도 계란은 두 알이다. 1인분이기 때문이다.그리고 오늘은 계란을 푸는 단계에서 소금을 넣지 않을 생각이다. 어제 새벽에 유투브에서 고든 램지에게 배웠는데, 계란물에 미리 소금을 풀어놓으면 소금이 달걀에서 수분을 분리시켜 스크램블을 축축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