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램블 에그' 전문가 3주 코스] 13일차, 스크램블 에그 삼합

어떠한 음식에 대한 전문성을 획득하고 싶다면, 사람들이 그 음식을 가장 즐겨 먹는 방식을 경험해 볼 필요가 있다. 그 음식을 주로 섭취하는 문화권에 있는 사람들이 대체로 어떤 다른 음식을 곁들여 먹는지, 또한 어떠한 방법으로 음식을 입안에 넣는지를 탐구해보고 그 중 가장 보편적이라고 생각되는 방식을 따라 먹어보는 것이다. 예를 들어 탕수육을 먹을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짜장면과 함께 먹고, 부먹이나 찍먹이라는 방식을 취한다. 만약 당신이 탕수육 전문가가 되고 싶다면 우선 짜장면을 시키고 부먹/찍먹을 시도해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지 않는다면, 당신이 아무리 탕수육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고, 멋지고 날렵한 탕수육을 튀겨낼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있다 한들 탕수육 전문가로 불릴 수는 없는 것이다. 그런 맥락에서, 그리고 스크램블 에그 전문가 과정 3주 코스를 밟아가고 있는 학생으로서, 나는 사람들이 스크램블 에그를 섭취하는 가장 보편적인 방식으로 스크램블 에그를 먹어보아야할 의무가 있다. 그래서 오늘은 스크램블 에그 삼합을 만들 것이다. 스크램블 에그 삼합은 홍어 삼합 만큼이나 저명한 삼합으로, 스크램블 에그와 식빵 그리고 베이컨을 함께 섭취하는 것이다. 



장황한 헛소리를 늘여놓았지만 어쨌든 계란은 두알을 쓸 것이다.



어째 평소보다 달걀이 작아보인다.



휙휙 딱 계란물을 저어준다.



식빵은 파리 바게트에서 나온 '그대로 토스트' 식빵을 쓸 예정이다. 이런 저런 식빵을 많이 시도해보았지만 이 식빵이 토스트했을 때 가장 맛있다. 내가 나름 자신있게 권유할 수 있는 몇 개 안되는 것들 중 하나다.



지저분만 동물성 기름이 팬위에 둥둥 떠있는 이유는 방금 베이컨을 이미 구웠기 때문이다. 사실 키친타올로 대충 한번 닦았는데도 기름이 많이 남아서 그냥 마가린과 섞어써보기로 했다.



지난번 올리브 오일과 마가린을 섞었을 때는 좋은 결과가 나왔다. 이번에는 어떨지 지켜보아야 겠다.



확실히 계란이 작았던 것 같다. 평소보다 계란물이 덜 퍼지는 모습이다.



크기는 중요하지 않다. 어차피 먹으면 없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식빵 두 쪽과 베이컨 4줄 스크램블 에그를 한 접시에 올려주면 스크램블 에그 삼합 완성이다. 꽤나 그럴듯하다.



영국 사람들 처럼 칼과 포크로 먹어볼까 했지만 급 귀찮아져서 그냥 샌드위치로 만들어서 대강 먹고 치웠다.

맛은 감동적이었다.


13일차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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