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램블 에그' 전문가 3주 코스] 10일차, 토마토를 추가한 스크램블 에그

가끔 중화요리집에서 술 한 잔하며 이것저것 시켜먹고 있으면 서비스로 토마토 계란 볶음이 나오는 경우가 있다. 보통 이때쯤 아 우리가 생각보다 많이 먹었구나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고 황급히 여태 얼마나 먹었길래 벌써 서비스가 나왔는지 계산을 해보게 된다. 계산 결과가 얼마인지는 때마다 다르나, 토마토 계란 볶음은 거의 항상 맛있고 그래서 대체로 소주 한 병을 더 주문하곤 한다. 그런 이유로 평소에 토마토 계란 볶음에 대한 좋은 감정을 갖고 있었고, 마침 집에 토마토가 생겼길래 토마토 계란 볶음을 해볼 용기를 내게 됐다. 맨날 해먹는 스크램블 에그에 토마토만 추가하면 그게 토마토 계란 볶음이다.



본 요리에 앞서 재료들 단체 사진 촬영 시간을 가졌다. 계란에 토마토만 넣으면 너무 성의 없으니까 양파와 치즈를 추가 투입했다.

오늘의 주인공인 계란 옆에 있는 토마토가 늠름하게 포즈를 취하고 있다. 멋쟁이 토마토



양파는 반 개만 한 입 크기로 썰어주고, 나머지 반 개는 랩으로 싸서 다시 냉장고로 보낸다. 사실 나는 요리할 때 양파를 거의 안 쓰는데, 그 이유는 내가 평소에 잘 안 쓰는 낯선 재료이기 때문이다. 오늘은 용기를 내어 시도해보았다.



토마토도 반개만 한입 크기로 썰어 준비해준다. 요리가 끝나고 안 사실이지만 저것보다는 더 크게 썰어주는 것이 좋은 것 같다.



마아가린 투입 준비 중. 여태 마가린인 줄 알았는데, 포장지에 마아가린이라고 적혀있다. 알고도 이름을 잘못 부르는 것은 상대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마아가린을 이틀째 녹이면서 드는 생각은 버터가 그립다는 것이다. 아무래도 버터의 향이 훨씬 강하고 좋은 것 같다. 마아가린은 흉내만 내려다 만 것 같은 느낌이다.



계란은 오늘도 두개다. 계란 두개에 토마토 반개 양파 반개면 뭔가 계란 양이 적을 것 같지만 어쨌든 1인분이니까 두개다.



양파를 먼저 볶아 주다가 토마토를 넣는 것이 정상이다. 별 생각없이하다가 실수했다.



토마토가 물을 뿜기 시작한다. 



하다보니 양파 비중이 너무 높다는 생각이 들어 아까 냉장고로 보냈던 토마토 반 개를 다시 꺼내 넣어주었다. 토마토 계란 볶음이 아니라 양파 계란 볶음을 만들 뻔 했다.



볶아지는 토마토와 양파를 구경하며 마저 계란물과 치즈를 섞어준다.



투하



이어서 소금 투하



치즈는 괜히 넣었다. 치즈 때문에 몬가 계란이 너무 질어졌다. 하지만 이미 넣은 것은 뺄 수 없는 법. 그대로 강행한다.



그릇에 옮겨 담아준다. 그릇이 좀 작아서 그런지 개밥처럼 보이는데, 생각의 차이다. 긍정적으로 마음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맛있는 토마토 계란 스크램블로 보인다. 개밥처럼 보인다면 본인의 부정적인 마인드를 반성해볼 필요가 있다. 헤헤



완성 후에는 후추와 파슬리를 뿌려 마무리 해주자. 중화요리집에서 맛보던 토마토 계란 볶음과는 조금 다를 수 있지만, 어쨌든 토마토 계란 볶음의 일종이라고 볼 수 있는 요리가 탄생했다. 맛도 대강 비슷비슷한데 어딘가 모르게 감칠맛이 모자르다. 다시다를 조금 뿌렸어야 하나 보다. 


10일차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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