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램블 에그' 전문가 3주 코스] 7일차, 올리브 '스크램블 에그' 짜파게티

게으름이라는 것 만큼 나를 갉아먹는 것이 없다. 머리 속에 아무리 좋은 생각이 떠오르더라도, 이내 게으름이라는 녀석이 찾아오고 나면 모조리 물거품이 되어버린다. 계획을 세울 때 설렘과 그 계획을 이뤘을 때의 보람과 같은 것들은 일단 게으름이 떠오르고 나면 한낱 지고마는 땅거미에 불과하다. 그 게으름을 이겨내는 일은 단순하지 않다. 게으름은 사소한 것을 조금씩 미룸에서부터 시작된다. 미룸과 미룸이 모여서는 더 큰 미룸이 되어, 그 계획을 더이상 실현 불가능한 것으로 만들어버린다. 그 말인즉, 게으름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사소한 것을 미루는 습관부터 먼저 헤쳐내야한다는 것이다. 사소한 것이 모여 태산이 되어버리지 않도록 조그만 것 부터 제때 해나가는 습관을 들여야한다. 언제나 말은 쉽다. 사소한 것을 항상 제때 해내기 힘든 것은, 그것이 사소한 것이기 때문이다. 쉽게 우선순위에서 밀리고, 머리 속에서 깜빡 잊어진다. 그 일을 당장 할 수 있다한들 귀찮기에 일단은 뒤로 밀쳐둔다. 게으름은 사소한 습관을 먹고 자라나 이어 나를 갉아 먹는다. 갉아 먹힌 나는 구상을 실행으로 옮기지 못한 반쪽짜리 인간으로 남는다. 아무리 멋진 일을 떠올리더라도 현실에 실현해내지 못하면 의미가 없다. 머리 속의 관념만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실천이 뒤따라야하는 것이다. 이를 방해하는 것이 게으름이란 놈이고, 나는 오늘도 패배했다. 


요약하자면, 귀찮아서 이틀간 글을 못 올렸다.

  

어쨌든 오늘은, 저번에 버터를 다 먹어버렸기 때문에, 올리브유를 이용해 스크램블 에그를 만들어볼 예정이다. 버터의 고소한 풍미는 없지만, 올리브 유는 또 올리브유만의 매력이 있기에 굉장히 기대가 된다. 오늘의 서브 요리로는, 올리브유하면 한국인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요리, 올리브 짜파게티를 끓일 것이다.  



언제나 두알이다. 혼밥이기 때문이다.



일단 잽싸게 계란물을 풀어준다. 귀찮아서 적당히 풀어주고 말았다.



집에 있던 올리브유를 꺼낸다. 마트에서 제일 싼 올리브유를 사온 건데, 100% 스페인산임을 자랑하고 있다. 스페인산 올리브가 세상에서 가장 저렴함을 시사하는 것 같다.



올리브유는 500미리에 4000칼로리가 넘는 고칼로리 기름이기에 뚱뚱해지고 싶지 않다면 적당량 뿌려준다. 



일단 들이 붓는다. 버터의 고소한 향기가 살짝 그립다.



후라이팬에 찌꺼기가 많이 남는다는 것은 설거지가 더욱 귀찮다진다는 뜻이다. 하..



아까 끓여놓은 짜파게티에 스크램블에그를 올려준다. 보통은 치즈도 얹어서 소위 '짜치계'를 만들어 먹는데, 오늘은 치즈를 깜빡했다. 아침이라 잠이 덜깼었던 것 같다. 



케이퍼도 뿌려준다. 기회가 될 때마다 케이퍼를 소모해주어야 한다. 안 그럼 2020년 까지 다 못 먹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음식을 남기면 지옥에 가서 남긴 거 다 스까서 먹어야 한다고 누가 그랬다. 케이퍼는 아무데나 어울리는 음식이 아니다. 그나마 어울리는 계란이랑 먹어치우는 것이 훨씬 현명할 것 같다.


암튼 먹으면서 확실히 스크램블 에그에는 버터가 옳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다. 빨리 버터를 사와야 쓰겠다.


7일차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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