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램블 에그' 전문가 3주 코스] 5일차, 치즈 스크램블 에그: 모짜렐라 편

새로운 시도는 언제나 가슴 벅차는 일이다. 왠지 모를 확신이 들었을 때 더욱 그렇다. 아마 파채와 치킨이 만나는 순간에도 그랬을 것이고, 설탕과 콩국수가 만나는 순간에도 그랬을 것이다. 오늘은 치즈가 계란과 만나는 날이다. 파닭만큼이나 성공적인 합체를 기원해본다.



언제나 혼밥이기에, 계란은 두 알이다.



오늘은 새로운 시도를 할 것이다. 스크램블 에그에 치즈를 추가하는 것이다. 냉동고에서 잠자고 있던 모짜렐라 치즈를 가져왔다.



하지만 알고 보니 모짜렐라 치즈가 아니었던 거임. 개꿀잼몰카



어쨌건 3 종류가 뒤섞인 혼종 치즈를 계란물에 투하해 준다. 몇몇 블로그를 참조했을때, 계란을 익히는 과정에서 치즈를 넣는 것이 정석인 것 같지만 나는 내 하고 싶은 대로 할 생각이다. 치즈들이 지나치게 얼어있어 나중에 넣으면 다 녹지 않을 것 같았다.



계란물을 풀면서 치즈가 어서 녹기를 기대해본다.



5일간의 스크램블 에그 훈련을 거치며 가장 크게 배운 것이 있다면, 스크램블 에그는 그냥 약불에서 하는 것이 제일 좋다는 것이다. 오늘도 약불에 버터를 녹여준다.



치즈계란물을 후라이팬에 올린다. 치즈들이 다 녹지 않으면 어쩌나 걱정된다.



오늘은 소금 뿌리는 것을 잊지 않았다. 소금의 양이 적절한지 감이 오지 않는다. 하지만 내가 맞았는지 아닌지는 결과가 말해줄 것이다.



모짜렐라를 넣은 탓인지 스크램블이 평소보다 상당히 질게 형성된다. 주걱에 늘어나고 있는 치즈가 보인다. 왠지 나쁘지 않을 것 같은 느낌이다.



대강 익었을 때 접시로 옮겨 담는다. 질퍽질퍽한 질감의 스크램블 에그가 나왔다. 다행히 치즈는 완벽하게 계란 속에 녹아들었다.



오늘은 왠지 케이퍼를 추가하고 싶다. 치즈와 계란에 이어 두번째 시도다. 아까 치즈 스크램블 에그 레시피를 참조하면서 케이퍼와 스크램블이 잘 어울린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케이퍼는 싸기도 하고 유통기한도 길기에 냉큼 사놨다가, 생각보다 쓸 일이 없어서 3개월 때 뚜껑도 안 딴 상태다. 오늘 드디어 데뷔전을 갖는다. 



계란에 통후추를 조금 갈아주고 케이퍼를 옆에 올린다. 마음 같아서는 계란 위에 케이퍼를 올려서 색의 조화를 이루고 싶었지만, 혹시라도 둘이 안어울릴까봐 일단 옆으로 빼두었다. 



오늘의 메인요리는 스크램블 에그지만, 전지전능한 에어프라이어로 버팔로윙을 조금 구웠다. 



밥과 물까지 떠옴으로써 완벽한 치즈 계란 정식을 완성했다. 스크램블 에그는 성공적이었다. 치즈와의 궁합은 다행히 잘 맞았다. 다소 느끼한 감이 있긴하지만 부드러운 식감으로 커버가 가능하다. 또한 케이퍼와 계란의 궁합도 딱 알맞았다. 약간 심심할 수 있는 계란의 맛을 잡아주는 역할을 훌륭하게 수행했다. 다만 밥과 케이퍼의 조합은 애매하다. 계란은 케이퍼와도 잘 어울리고 밥과도 잘 어울리지만, 케이퍼와 밥은 맞지 않았던 것이다. 결국 계란을 케이퍼랑 따로, 밥이랑 따로 먹을 수 밖에 없었다. 양다리를 걸친다는 것이 이런 기분이구나 알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이었다.


5일차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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