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물/'에그 스크램블' 전문가되기 3주 코스 김야매 2018. 6. 2. 14:41
어느새 스크램블 에그 전문가를 향한 여정도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그간의 소회는 내일 코스를 수료하고 나서 밝히기로 하고, 일단 오늘은 하려고 벼루고 있었던 체다 치즈 스크램블 에그를 만들 것이다. 이전에 모짜렐라 치즈와 파마산 치즈를 이용한 스크램블 에그는 만든 바 있지만 정작 한국인에게 가장 친숙한 치즈인 체다 치즈를 이용한 스크램블 에그는 만들지 않았었다. 체다 치즈 스크램블 에그의 순서가 이렇게 뒤로 밀린 까닭은 아무래도 이전의 치즈 스크램블 에그들이 그닥 성공적이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넣으면 넣은 대로 치즈의 풍미가 살기는 하지만, 내게는 치즈를 넣지 않은 쪽이 좀 더 맛있게 느껴졌었다. 게다가 치즈를 넣어 스크램블을 하고 나면 후라이팬에 찌꺼기가 많이 남아 설거지도 힘들어지고 이런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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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물/'에그 스크램블' 전문가되기 3주 코스 김야매 2018. 5. 13. 19:23
스크램블 에그에는 보통 어떤 재료를 첨가해도 안정적인 맛을 보장한다. 예컨대 수박이나 콜라 같이 '이거는 완전 안 어울리겠다' 싶은 재료가 아닌 이상 대개 괜찮은 것이다. 그말인즉 요리에 새로운 시도를 하는데 있어서 어느정도의 안정성이 보장이 된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꽤 굳은 의지와 용기 없이는 쉽게 새로운 시도를 해볼 수 없는데, 이는 아마 '굳라미 효과' 때문이 아닐까 싶다. '굳라미'란 굳이 라면에 미역을 넣을 필요가 있나?의 줄임말로서, 굳이 첨가물을 넣지 않아도 맛있는 라면에 미역이라는 새로운 시도를 함으로써 맛 없어질 수도 있는 리스크를 감수할 필요가 있느냐는 함의를 갖고 있다. 사실 이것은 '굳라미'라는 단어에 대한 여러 해석 중 하나이지만, 그럼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
시리즈물/'에그 스크램블' 전문가되기 3주 코스 김야매 2018. 5. 6. 02:48
시험기간은 추진력에 대해서 양면적인 특성을 갖는다. 일단 시험기간에 돌입하게 되면 공부를 시작하는 일에 대한 추진력이 현저히 줄어듦과 동시에 공부를 제외한 모든 일에 대한 추진력이 생긴다. 이것은 시험기간이 갖는 일반적인 성격과 반대되는데, 본래 시험기간에는 공부를 하는 것이 옳다는 사회적 규범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나 또한 이 사회를 살아가는 하나의 구성원으로서, 시험기간이 되면 응당 공부를 해야한다는 마음가짐을 갖지만 실제로는 이와 반대로 공부 빼고 모든 것이 재밌어지는 역설적인 상황에 처하게 되는 것이다. 보통 이러한 현상을 이성과 감정의 불일치, 혹은 머리와 가슴간에 손발이 안 맞는다고 표현하기도 하는데, 벌써 7번째 학기를 맞는 학생으로서 앞선 12번의 시험기간을 겪으며 한번도 극복해내지 못한 ..
시리즈물/'에그 스크램블' 전문가되기 3주 코스 김야매 2018. 4. 23. 17:35
작심삼일이라는 말이 있다. 결심한 마음이 사흘을 채 가지 못하고 풀어진다는 뜻이다. 물론 스크램블 에그 전문가 코스 3주 중 3일차를 맞이한 나에게는 더이상 통용되지 않는 말이다. 여태 해온 걸 7번만 더 반복하면 나도 스크램블 에그 전문가가 될 수 있다. 오늘도 계란은 두 알이다. 혼자 먹을 것이기 때문이다. 숟가락에 얼굴이 비치는 것을 피하기 위해 만전을 기하다가 그만 발을 숨기는 것을 잊고 말았다. 신비주의 전략은 실패한 것 같다. 계란을 평소보다 훨씬 더 열심히 풀었다. 왜냐하면 에어 프라이어에서 너겟이 다 익으려면 한참 남았기 때문이다. 남는 자투리 시간을 활용하여 부지런히 저었다. 가스렌지에 강불을 켜둔 채 너무 오랫동안 후라이팬을 방치했다. 하지만 너겟이 다 익을 시간이 되었기 때문에 팬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