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루카메, 연남동 - 혀뿌리까지 감칠맛이 전해지는 라멘
- 비정기 간행물/고메 투어
- 2019. 10. 18. 21:21
그 이름도 유명한 사루카메, 무려 가오픈만 2년째라는데.. 그럼에도 항상 사람이 많아 매일 재고 소진으로 점심 장사만하고 저녁엔 문을 닫는다는 소문을 듣고 호기심에 저도 한 번 찾아가봤습니다. 라고 생각했던 것이 꽤 됐는데, 귀찮아서 미루고 미루다가 이제서야 겨우 마음을 먹고 찾아가봤습니다.
홍대 입구에서 연트럴 파크 방면으로 나와 10분정도 걸으면 금방 찾을 수 있습니다. 물론 네이버 지도 지참은 필수.
금요일 12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었는데도 가게 밖까지 웨이팅이 있습니다. 그리 사람이 많지는 않은 것 같아 잠시 기다리기로 했습니다.
가게 앞 원숭이와 사진을 찍으며 시간을 보내도 좋겠습니다.
생각보다 줄이 빨리 빠지지는 않았습니다. 주방은 사장님과 점원으로 구성된 2인 체제인데, 라멘은 오롯이 사장님이 혼자 담당하시는 구조인지라 조금 시간이 걸리는 것 같습니다.
대기를 뚫고 가게 내부로 입장하면 자판기를 만나볼 수 있습니다. 아는 사람들에게야 센스있는 네이밍이지만 솔직히 이것만봐서는 무슨 메뉴들인지 짐작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물론 저는 이미 여타 블로그를 통해 공부하고 왔기 때문에 고민없이 3강라멘 주문. 1강씩 강화될 때 마다 고명으로 올라가는 차슈의 숫자가 늘어납니다.그리고 원숭이밥은 고기가 올라간 밥. 저는 그냥 밥으로 주문했습니다.
사루카메도 여느 라멘집처럼 ㄱ자 모양의 다찌석으로만 구성되어 있습니다. 특이하게 테이블 높이가 주방보다 높아 사장님이 라멘 만드시는 모습을 실시간으로 관람할 수 있습니다. 제 바로 앞에는 육절기가 있었는데 고기 썰리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이 꽤 재밌었습니다. 내가 곧 먹을 차슈가 저렇게해서 잘려 나오는구나하고 잠시나마 고기들과 친밀도를 쌓을 수 있는 시간입니다.
콜라는 펩시로 주십니다. 원래 라멘에는 맥주인데.. 이 날은 왜인지 콜라를 먹었나 봅니다. 리미티드 에디션이라는데 디자인이 맘에 들어서 한 장 찍었습니다. 그래도 코카콜라가 더 마싯슴
스프는 닭과 바지락 육수 중 고를 수 있습니다. 저는 닭을 선택했습니다. 이유는 딱히 없습니다. 그냥 닭이 더 땡겨서..
아무튼 3강 라멘이라 그런지 차슈가 가득 올라가 있습니다. 아까 육절기에서 살살 썰리는 모습을 직접 목격했던 얇은 챠슈 여러장이 그릇 가장자리를 주욱 둘러싸고 있고, 그 안쪽으로 오리고기차슈가 네점 올라가 있습니다. 아지타마고도 나오고 멘마도 있고 파도 있고 파채도 있고 제가 좋아하는 건 다 있는 구성입니다. 개인적으로 베스트는 오리고기 차슈. 부드럽게 씹히는 식감이 아주 맘에 듭니다. 국물 맛과도 잘 어우러지구요. 흔히 볼 수 없는 차슈인만큼 여기 왔을때마다 많이 씩 먹어둬야겠습니다.
국물 맛은 깔끔하고 좋습니다. 감칠맛이 혀뿌리까지 치고 올라옵니다. 닭의 진한 향이 푸짐하게 다가오면서 동시에 시원한 맛이 있습니다. 닭 육수를 선택해도 어느 정도 바지락 육수를 블렌딩해주시는 것 같다고 생각해, 동행자에게 의견을 여쭈었으나 절대 아니라고 단칼에 반박당했습니다. 사실 저보다 맛을 민감하게 잘 잡아내시는 분이라 그런가보다하고 넘어갔습니다. 하지만 속으로는 아직 어느정도 블렌딩된 육수일거라고 굳게 믿고 있는 중.
차슈 많은 거 시켜서 배부를까봐 원숭이밥 대신 그냥 밥을 시켰는데 판단착오였습니다. 그냥 원숭이밥 시킬껄..
어쨌든 말아서 마지막 한톨까지 잘 먹었습니다. 깔끔한 육수가 아주 제 취향에는 좋았습니다. 굳이 진하고 묵직한 돈코츠 스프가 아니어도 충분히 맛있고 매력적인 라멘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한 그릇이었습니다.
이건 동행자가 먹었던 1강 라멘입니다. 혹시 차슈 양이 각 수준마다 얼마나 다른지 궁금해하실 분들이 있을 것 같아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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