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루카메, 연남동 - 혀뿌리까지 감칠맛이 전해지는 라멘

그 이름도 유명한 사루카메, 무려 가오픈만 2년째라는데.. 그럼에도 항상 사람이 많아 매일 재고 소진으로 점심 장사만하고 저녁엔 문을 닫는다는 소문을 듣고 호기심에 저도 한 번 찾아가봤습니다. 라고 생각했던 것이 꽤 됐는데, 귀찮아서 미루고 미루다가 이제서야 겨우 마음을 먹고 찾아가봤습니다.

 

원숭이와 거북이라 사루카메

홍대 입구에서 연트럴 파크 방면으로 나와 10분정도 걸으면 금방 찾을 수 있습니다. 물론 네이버 지도 지참은 필수.

금요일 12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었는데도 가게 밖까지 웨이팅이 있습니다. 그리 사람이 많지는 않은 것 같아 잠시 기다리기로 했습니다.

 

커여운 원숭이가 달려있다 하지만 거북이는 없는 것 같다
인물모드로도 잘 인식되는 원숭이

가게 앞 원숭이와 사진을 찍으며 시간을 보내도 좋겠습니다.

 

인스타를 잘 주시하고 있으면 가끔 저녁 영업 공지가 올라옴

생각보다 줄이 빨리 빠지지는 않았습니다. 주방은 사장님과 점원으로 구성된 2인 체제인데, 라멘은 오롯이 사장님이 혼자 담당하시는 구조인지라 조금 시간이 걸리는 것 같습니다. 

 

원숭이 커여웡

대기를 뚫고 가게 내부로 입장하면 자판기를 만나볼 수 있습니다. 아는 사람들에게야 센스있는 네이밍이지만 솔직히 이것만봐서는 무슨 메뉴들인지 짐작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물론 저는 이미 여타 블로그를 통해 공부하고 왔기 때문에 고민없이 3강라멘 주문. 1강씩 강화될 때 마다 고명으로 올라가는 차슈의 숫자가 늘어납니다.그리고 원숭이밥은 고기가 올라간 밥. 저는 그냥 밥으로 주문했습니다. 

 

로고 참 잘만든 것 같음
기계가 커서 자동인 줄 알았는데, 사장님이 직접 밀어야하는 수동이더라

사루카메도 여느 라멘집처럼 ㄱ자 모양의 다찌석으로만 구성되어 있습니다. 특이하게 테이블 높이가 주방보다 높아 사장님이 라멘 만드시는 모습을 실시간으로 관람할 수 있습니다. 제 바로 앞에는 육절기가 있었는데 고기 썰리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이 꽤 재밌었습니다. 내가 곧 먹을 차슈가 저렇게해서 잘려 나오는구나하고 잠시나마 고기들과 친밀도를 쌓을 수 있는 시간입니다.

 

맥주먹고싶다

콜라는 펩시로 주십니다. 원래 라멘에는 맥주인데.. 이 날은 왜인지 콜라를 먹었나 봅니다. 리미티드 에디션이라는데 디자인이 맘에 들어서 한 장 찍었습니다. 그래도 코카콜라가 더 마싯슴

 

+3 찬란히 빛나는 사루라멘 (12,000원)

스프는 닭과 바지락 육수 중 고를 수 있습니다. 저는 닭을 선택했습니다. 이유는 딱히 없습니다. 그냥 닭이 더 땡겨서..

아무튼 3강 라멘이라 그런지 차슈가 가득 올라가 있습니다. 아까 육절기에서 살살 썰리는 모습을 직접 목격했던 얇은 챠슈 여러장이 그릇 가장자리를 주욱 둘러싸고 있고, 그 안쪽으로 오리고기차슈가 네점 올라가 있습니다. 아지타마고도 나오고 멘마도 있고 파도 있고 파채도 있고 제가 좋아하는 건 다 있는 구성입니다. 개인적으로 베스트는 오리고기 차슈. 부드럽게 씹히는 식감이 아주 맘에 듭니다. 국물 맛과도 잘 어우러지구요. 흔히 볼 수 없는 차슈인만큼 여기 왔을때마다 많이 씩 먹어둬야겠습니다.

 

면도 좋고 국물도 좋고

국물 맛은 깔끔하고 좋습니다. 감칠맛이 혀뿌리까지 치고 올라옵니다. 닭의 진한 향이 푸짐하게 다가오면서 동시에 시원한 맛이 있습니다. 닭 육수를 선택해도 어느 정도 바지락 육수를 블렌딩해주시는 것 같다고 생각해, 동행자에게 의견을 여쭈었으나 절대 아니라고 단칼에 반박당했습니다. 사실 저보다 맛을 민감하게 잘 잡아내시는 분이라 그런가보다하고 넘어갔습니다. 하지만 속으로는 아직 어느정도 블렌딩된 육수일거라고 굳게 믿고 있는 중.

 

밥은 그냥 밥이고

차슈 많은 거 시켜서 배부를까봐 원숭이밥 대신 그냥 밥을 시켰는데 판단착오였습니다. 그냥 원숭이밥 시킬껄..

 

감칠맛나는 국물에 말으면 밥도 감칠맛남

어쨌든 말아서 마지막 한톨까지 잘 먹었습니다. 깔끔한 육수가 아주 제 취향에는 좋았습니다. 굳이 진하고 묵직한 돈코츠 스프가 아니어도 충분히 맛있고 매력적인 라멘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한 그릇이었습니다. 

 

은은히 빛나는 사루라멘 (9,000원)

이건 동행자가 먹었던 1강 라멘입니다. 혹시 차슈 양이 각 수준마다 얼마나 다른지 궁금해하실 분들이 있을 것 같아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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