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문난 만복네, 광명사거리 - 이모의 호스피탈리티

광명 사는 친구가 광명 사는 사람만 가는 광명 술집이 있다고 해서 따라갔습니다. 숱한 광명 방문으로 명예 광명시민의 자격을 얻은 다른 일행틈에 끼어서 저도 명예 광명시민 행세를 하기로 했습니다. 살가운 광명 출신 이모가 본인의 바이브대로 이런 저런 안주류를 파는 '소문난 만복네'입니다. 

 

'소문난 만복네'는 광명 출신 이모가 운영하는 술집. 이모는 심지어 광명 출신 친구와 초등학교 동문이었습니다. 역시 광명 로컬 식당이 맞는 모양입니다.

 

대강 이런 스타일의 술집입니다. 흔한 동네 포차 느낌.

 

메뉴는 상당히 다양한 편입니다. 

 

기본 안주로 닭육수가 나옵니다. 일단 기본 안주부터 스케일이 통이 큰 편인 듯 합니다. 육수가 끓으면 칼국수도 넣어주십니다.

 

그냥 실내 인테리어를 보여드리고 싶어서 찍은 사진인 것 같습니다.

 

이모가 와서 이런저런 말을 걸며 기본 안주에 칼국수를 넣어주셨습니다.

 

살짝 칼칼한 맛의 닭국물입니다. 뭐 대단한 맛은 아니지만 공짜 안주니까 이정도면 만족 대만족입니다.

 

간장새우 (17,000원)

갑각류 알러지 때문에 저는 못 먹는 간장새우입니다. 먹지는 못해도 사진은 찍을 수 있습니다... 근데 어차피 나는 못 먹으니까 대충찍음

 

간장 소스만 조금 맛봤는데, 이 소스면 새우도 맛이 없을 수가 없습니다..

 

이모가 새우를 직접 잘라 주십니다. 그러면서 하나씩 집어 직접 입에 넣어주시는데, 이게 바로 광명 스타일인가요. 누군가에겐 분명 당황 스러울 수도 있는 접객이지만 또 누군가에게는 이 살가운 동네 이모의 접객이 매력포인트일 수도 있겠습니다. 거칠지만 서글서글하게 말을 걸어오시는 이모와 농을 조금 주고 받는 사이에 어느새 이 술집 자체에 호감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집 주변에 있다면 자주 다녔을것 같아요

 

간장계란밥 (3,000원)

아까 그 간장새우의 간장소스를 넣어 비비는 계란밥입니다. 생새우를 먹지 못하는 제게 허락된 유일한 안주. 이것 역시 이모가 직접 비닐장갑을 끼고와 비비고 주먹밥을 만들어 입에 넣어주십니다. 오늘 봤지만, 주는 음식 몇 번 받아먹으니 어느새 친근하게 느껴집니다. 

 

달큰하고 짭짤한 간장 소스에 비빈 계란밥 맛이 꽤 좋습니다. 

 

묵은지 삼겹찜(20,000원)

본격적으로 달리기 위해 국물 요리를 하나 시켰습니다. 어느 포차에서나 볼 수 있는 그런 빨간 국물입니다. 달콤 매콤 새콤해서 강렬한 맛의 소주와 궁합이 딱 맞습니다. 한국식 안주의 맛, 한국 음식의 맛이라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랫동안 장사하며 손님들이 좋아하는 방향으로 이모가 맛의 좌표를 조금씩 수정해오시지 않았을까요.  

 

김치찜 역시 이모가 직접 가위로 자르고 하나씩 먹여 주십니다. 첫점은 먹여주는 것이 이 집만의 트레이드 마크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마케팅인지 뭔지 모르겠지만 저도 모르는 새에 이모와 친해진 느낌이 드는 효과 하나는 확실합니다.

 

중간에 계란 후라이도 주문했습니다. 원래는 세개가 나오는데 사람이 넷이라 네 개를 부쳐주셨습니다. 별 거 아닐지 몰라도 은근히 이런 서비스에 기분이 좋아집니다.

 

국물이 졸아들때 까지 소주를 마셨습니다. 국물 맛이 최고라는 식의 수식은 붙이기 어려울지라도, 이 집 특유의 접객 태도는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살가운 이모의 호스피탈리티가 이 집으로 광명 사람들을 끌어모으는 강렬한 무기이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