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스 핏제리아, 코엑스 - 좋은 분위기에서 먹는 피자

그날은 피자가 먹고 싶었던 날이었습니다. 마침 코엑스를 가기로 한 날이기도 했고, 그래서 코엑스에 들른 김에 바로 옆에 있는 파르나스몰에 위치한 폴리스 핏제리아에 방문했습니다. 가게 분위기도 깔끔하고 뉴욕 스타일 피자를 낸다기에 호기심도 생겨 들르게 된 것입니다.  

 

이른 저녁시간인 5시쯤 방문했는데도 웨이팅이 있습니다. 코엑스에 식당이 하늘에 별 만큼이나 많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이 식당에 대한 기대감이 자연스럽게 커질 수 밖에 없겠습니다.

 

천장에는 이렇게 엄청나게 멋있는 조명도 있습니다. 일단 가게 분위기 하나는 좋은 듯 합니다.

 

기다리면서 전자배너를 구경합니다. 화씨(°F) 500-600도 사이에서 구워진다니까 섭씨(°C)로는 260-315도 사이가 되겠습니다. 보통 화덕피자는 섭씨 300-500도 정도에서 구워진다는 것을 고려하면 폴리스 핏제리아의 피자는 꽤 낮은 온도에서 조리되는 셈입니다.

사실 저도 방금 이거 다시 보기 전까지는 섭씨 500도에서 굽는다는 줄 알았음

 

피자 뿐만 아니라 에피타이저와 파스타도 준비되어 있습니다. 저는 왠지 감자튀김이 먹고 싶어서 먹어볼 예정입니다.

생맥주 선택지가 꽤 다양하다는 것도 상당한 장점입니다. 물론 저는 가난해서 제일 싼 버드와이저만 먹을거라 제게 해당되는 장점은 아니었습니다.

 

초상권을 보호받은 직원 뒷편 우측으로 보이는 것이 피자를 굽는 오븐입니다. 아까 전자배너에서 보기를, 미국서 직수입한 벽돌오븐으로 굽는다는 광고를 봤는데 제가 생각했던 벽돌 오븐과는 조금 다르게 생겼습니다. 업소용 벽돌 화덕 오븐은 저렇게 생긴 모양입니다. 사실 저는 오븐 잘 몰라서 그냥 그런갑다 하고 넘어가기로 했습니다. 무슨 오븐에서 몇도로 굽던 결국 피자만 맛있으면 되니까요. 호호

 

로고 박힌 물티슈와 개별 포장된 식기들 입니다. 깔끔해서 맘에 듭니다.

 

식탁은 이렇게 생겼습니다.

 

버드와이저 (5,000원)

한국에 돌아와서는 정말 오랜만에 마셔보는 버드와이저 생맥. 이 정도면 이 분위기에 가격도 나쁘지 않고 시원하게 먹기 좋습니다.

 

인테리어 자체가 꽤 깔끔하고 세련됐습니다. 우리가 상상하는 미국 분위기를 내는데에 성공한 것 같습니다. 디자인 측면에서는 정말 아쉬울게 없습니다. 

 

갈릭 치즈 프라이즈 (6,500원)

먼저 주문한 갈릭치즈프라이입니다. 마늘을 갈아 프라이 위에 올렸는데 뜨끈한 튀김과 상당히 잘 어울립니다. 좌측의 소스는 아마 랜치 였던 것 같은데 사실 잘 기억은 나지 않습니다. 굳이 소스를 찍어먹지 않아도 마늘향이 이미 강해서 괜찮았기 때문입니다.

 

기름기 있는 튀김옷과 어우러지는 마늘향이 강렬해서 마늘을 좋아하는 한국사람들 입맛에는 딱 맞습니다. 제 입맛에도 상당히 맞았습니다. 피자가 나오기 전에 우적우적 맥주와 함께 우적우적 씹어먹기 좋았음. 

 

페퍼로니/베이컨 포테이토 (13인치, 하프앤하프, 25,000원)

2인용으로 13인치 피자를 시켰는데 양도 꽤 나쁘지 않습니다. 둘이 먹기 딱 적당한 양입니다. 물론 혼자 먹고자하면 혼자 먹을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반판만 먹더라도 배고프지는 않을 정도의 양입니다.

 

페퍼로니 비주얼은 나쁘지 않습니다. 두근두근

 

베이컨 포테이토도 괜찮은 편. 아 맞다 하프앤하프를 시키면 가격은 더 비싼 피자의 가격으로 맞춰집니다. 

 

나름 열과 성을 다해 사진을 찍는 모습

전체적으로 생김새는 불만이 없는 가운데, 피자 손잡이부분의 빵이 다소 딱딱한 편입니다. 

 

반으로 접으면 뚝 소리를 내면서 부러질 정도. 약간의 불길한 기운과 함께 피자를 먹어보았습니다. 전체적인 피자 맛의 인상은 나쁘지 않지만 그렇다고 아주 좋지도 않습니다. 가장 아쉬운 부분은 도우입니다. 쫄깃과 질깃은 종이 한 장 차이라고 생각하는데, 이 날 폴리스 핏제리아의 피자는 질깃의 수준으로 넘어간듯 합니다. 도우가 쫄깃하고 부드럽다기보다는 질겨서 이에 저항감이 있습니다. 토핑의 경우에는 나쁘지는 않지만, 동시에 뚜렷한 인상을 갖지 못한 무난한 느낌입니다. 치즈가 다소 모자르고 피자의 염도도 좀 낮다는 느낌입니다. 치즈야 그럴 수 있지만 염도가 그리 강하지 않았던 것은 제게는 상당히 아쉬운 포인트로 남았습니다. 개인적으로 피자는 좀 짜야 제 맛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염도가 강하지 않기 때문에 더 많은 사람들이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피자이겠습니다. 

 

이번에는 베이컨 포테이토를 맛봤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페퍼로니보다는 훨씬 더 좋았습니다. 감자맛이 강하고 은근 크리미해서 느끼했기 때문입니다. 개인적인 취향으로는 상당히 맘에 들었음. 그럼에도 이 쪽 역시 염도가 모자르다는 감상이었습니다. 굳이 염도가 아니더라도 이 피자의 인상을 점 찍어줄 한 방이 부족하다는 느낌입니다. 맛의 멍석은 잘 깔아 놓았지만 그 마지막 화룡점정을 찍어줄 킥이 부족하다는 생각입니다. 

 

그래도 저는 어차피 느끼한 것을 좋아하기에 맛있게 먹었습니다.

음식에 대한 불평이라기보다는 좋은 인테리어와 분위기에서 나오는 피자였기에 아쉬움이 남아 몇 글자 적어봤던 것입니다.

 

물에서는 바질 향이 났습니다. 이런 디테일은 상당히 마음에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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