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코로코, 논현동 - 타코 열풍을 기다리며

서울에서 타코 매니아로 살아가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타코집이 많이 없어 타코 한번 먹으려면 저 멀리 이태원이나 강남까지 원정을 떠나야하기 때문입니다. 언젠가는 타코붐이 와서 동네 닭꼬치 트럭 옆에 타코트럭이 나란히 서고, 꼬마들이 떡볶이 대신 타코를 손에 들고 쫄래쫄래 돌아다닐 날이 오리라 믿습니다. 그 날을 기다리며 오늘도 타코 원정을 다녀왔습니다. 논현역 인근에 위치한 타코집 '파코로코'입니다.

 

파코로코는 논현역 근처에 위치한 영동시장 근처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타코집이 없을 것만 같은 곳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사실 서울 어디라도 타코집이 있을 것만 같은 곳은 아니겠지만요..

 

매장은 작은 규모로 많아야 8명쯤 앉을 수 있습니다. 대신 포장 손님이나 배달 주문이 꽤 많으신듯합니다.

 

멕시코 분위기 나는 소품들도 조금 있고 그 뒤로 주방이 존재합니다. 

 

메뉴판입니다. 알 패스토 초리조 그리고 닭을 먹기로 했습니다. 원래 트리파도 먹고 싶었는데 하필 매진이라고 합니다.

 

왠지 콜라가 먹고 싶어서 콜라도 주문했습니다. 

 

타코가 나오기 전에 살사가 먼저 나왔습니다. 타코에서 매콤한 맛을 담당하는 친구입니다. 기호껏 타코 위에 뿌려 먹으면 되겠습니다.

 

알 패스토 (2피스, 4,000원)
10시, 6시 방향, 치킨 (2피스, 8,000원) / 2시 방향, 초리조 (1피스, 4,000원)

타코가 나왔습니다. 사장님이 직접 옥수수로 만드신다는 토르티야 위에 각각 돼지와 치킨과 돼지가 각각의 방식으로 조리되어 나옵니다. 그 위로는 양파와 고수가 올라가 있습니다. 4,000원으로 한국에서 먹는 타코값치고 그리 비싸다고 할 수는 없겠습니다. 토르티야도 꽤 크고 고기도 푸짐하게 올라가 양이 꽤 됩니다.

 

본격적으로 먹기전에는 라임을 잘 뿌려주는 것이 타코를 맛있게 먹는 핵심 중 하나입니다. 가끔 잊어 먹고 그냥 먹다가 후회하는 경우가 있어서 항상 조심해야하는 파트.

 

일단 첫 점인 알 파스토입니다. 아무래도 잠깐의 타코 설명 시간을 갖고 넘어가야 제 직성이 풀릴 것 같습니다. 타코 고기로서 알 파스토는 보통 양념된 돼지고기로 케밥처럼 수직형 꼬치에 꽂혀 구워집니다. 이는 멕시코로 넘어온 레바논계, 중동계 이민자들로부터 전파된 형태로 샤와르마(수직으로 돌려가며 굽는 그 케밥고기)에서 그 기원을 찾을 수 있습니다. 

참고로, 또다른 돼지고기 타코로는 카르니타스가 존재하는데, 이는 돼지고기가 연해질때까지 향신료와 라드로 푹 끓여낸 스타일의 고기로 삼성동 비야게레로에 가면 먹어볼 수 있습니다.

 

물론 꼬치에 굽는 것이 기본이지만 이곳의 알파스토도 꼬치에 굽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꼬치에 굽느냐 마느냐가 아니라 양념이 맛있느냐겠죠. 살사를 충분히 뿌린 후 먹어보았습니다.

 

초점 잡기 1차 시도
2차 시도
3차시도

나쁘지 않습니다. 염도가 좀 있는 편이지만 그래도 나쁘지않습니다. 살사와 고수 향이 고기와 함께 토르티야 안에서 잘 어우러집니다. 다만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고기에 물기가 있는 편입니다. 오늘 먹은 타코 중에 저는 이게 가장 좋았습니다.

 

두 번째로 집은 것은 치킨입니다. 빨간 양념이 되어 있습니다. 비주얼이 약간 닭도리탕 고기 같은 느낌도 납니다. 아마 닭다리 살로 만드신 모양입니다. 제가 먹어본 닭고기 타코들은 대개 기름기가 없는 부위였는데 닭다리살은 조금 새로운 느낌.

 

닭다리살(로 추정) 특유의 쫄깃하고 탱글한 식감이 살아있습니다. 양념은 그리 맵지 않고 고기와 잘 어울립니다. 다만 이 타코 역시 물기가 꽤 많은 편이었습니다. 맛 자체에서는 문제가 없지만, 토르티야를 아슬하게 잡고 먹어야하는 만큼 물기가 많을수록 먹기가 불편한 느낌이었습니다. 물론 깔끔하게 먹으려면 타코를 주문하면 안됐겠지만요.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포인트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집어든 것은 초리조입니다. 일종의 소시지 종류로 알고 있습니다. 원래도 씨뻘건 양념으로 범벅이 되어 있는 타코입니다. 

 

이미 양념이 되어 있으니 살사를 뿌리지 말까 고민하다가 저는 살사를 좋아하는 사람이니 그냥 뿌리기로 결정했습니다. 하지만 초리조는 다른 타코들보다도 물기가 훨신 많았고 살짝 기름지기까지해서 먹기가 수월치 않았습니다. 타코인 것을 고려해도 먹기가 쉽지 않았다는 말입니다. 살사라도 차라리 안뿌렸으면 그나마 먹기가 편할뻔했을텐데, 뒤늦은 후회입니다. 고기에서 제육볶음을 잠시 느꼈습니다. 조금 기름진 느낌이 강하긴 했는데 저는 기름기에 면역이 있어서 상관하지 않았습니다. 잘 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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