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레수, 논현동 - 가끔씩은 건강하게 샐러드

가끔은 건강하게 먹고 싶은 날도 있습니다. 헤비하고 강력한 음식도 좋지만 매번 그렇게 먹다가는 탈이 나고 말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하는 것도 없는 주제에 최근 들어 만성 피로에 시달리고 있는 저 역시 건강해지고 싶은 마음에 오늘은 건강식을 먹기로 했습니다. 물론 이 날 동행자의 몸 컨디션이 좋지 않았던 이유도 있었습니다. 오늘 방문한 곳은 논현동에 위치한 샐러드 가게 '마레수'입니다.

한 두번쯤 글이 통째로 다 날아가니까 쓸 마음이 정말 안나는데 최대한 마음을 다잡고 마저 적어보겠습니다. 부들부들

 

논현역과 신사역 사이 언덕배기에 위치한 아파트 단지 상가에 '마레수'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입간판이 아니었으면 그냥 지나칠뻔했던 위치입니다. 핸드폰 지도 어플을 주시하면서 갈 필요가 있겠습니다.

 

입간판을 따라 상가 안으로 들어가면 이렇게 조그만 규모로 가게가 존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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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게소개글에서 사장님의 주관과 철학이 느껴집니다. 그 내용이 어떻든 이렇게 자기 주관을 갖고 운영하는 매장들에는 항상 호감이 가는 것 같습니다.

샐러드 가격은 대략 만원 초반대에서 형성되어 있습니다

 

좌석은 카운터 바로 앞에 딱 3자리만 준비되어 있습니다. 소규모 매장이라 아마 포장과 배달을 주로 하시는 모양입니다

주방과 좌석이 가까우니 식사하면서 사장님과의 대화를 통해 라포를 쌓을 수 있습니다. 집 주변에 있었더라면 저도 종종 들리며 단골이 되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샐러드를 주문하면 여기 쇼케이스에서 채소를 꺼내가셔서 다른 재료와 함께 버무려 내주십니다.

 

소고기 샐러드를 주문했더니, 의외로 주방 한켠에 화구가 있어서 거기다 바로 고기를 구우시더라구요. 신기해서 찍어봄.

 

슈퍼 그릴드 비프 (12,9000원)

소고기 샐러드가 나왔습니다. 제가 흔히 생각하는 샐러드는 야채 위주의 푸르른 모양인데, 마레수의 소고기 샐러드는 콩과 곡류를 베이스로 삼습니다. 풀만 먹는 것도 좋지만 이렇게 탄수화물과 단백질을 고루 섭취하면 좀더 포만감이 있을 것 같아 반갑습니다.

 

다만 소고기는 다소 덜 익혀 나오는 모습입니다. 이 정도 익기라면 레어라기보다는 생고기가 가깝다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두꺼운 고기를 직화로 단시간에 굽다보니 고기 속 안까지 열이 잘 전도되기는 어려웠던 모양입니다. 그렇다고 비리다거나 핏물이 뚝뚝 떨어진다거나 했던 것은 아니고, 다만 고기가 다소 질겼습니다. 저야 뭐 덜 익은 것도 좋아하고 거부감 없어하기에 상관없이 잘 먹었습니다.

 

잘 어울린다고 추천받은 참깨드레싱(500, 별매)를 뿌렸습니다

 

저염식 샐러드라길래 사실은 되게 밍밍하면 어쩌나 걱정을 조금 했었는데 굳이 안 그랬어도 됐을 것 같습니다. 직접 삶으셨다는 콩에서 오는 감칠맛과 드레싱의 고소함 덕분에 맛이 밋밋하지 않습니다. 다양한 종류의 콩에서 오는 각각의 질감과 고소함이 먹는 재미를 더합니다

 

사장님이 직접 만드시는다는 리코타 치즈도 부드럽고 눅진한 맛을 더하고 아보카도의 지방맛도 샐러드와 잘 어우러집니다. 한 접시 안에서 다양한 맛을 맛볼 수 있다는 것 역시 하나의 장점이 되겠습니다. 곡류의 탄수화물과 콩과 고기의 단백질 그리고 아보카도의 지방까지, 나름 굉장히 밸런스 잡힌 한 그릇이었습니다.

 

연어 너 (12,900원)

동행자가 주문한 연어 샐러드입니다. 소고기 샐러드가 콩 베이스였다면 이번 연어 샐러드는 채소 베이스입니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샐러드에 더욱 가까운 모습입니다. 연어 샐러드에는 레몬드레싱(500, 별매)를 뿌렸습니다. 소고기 샐러드가 콩의 감칠맛으로 맛을 이끌어나갔다면 이번 연어 샐러드는 드레싱의 새콤달콤함이 주가 됩니다.

 

사실 저는 제꺼 먹느라 그냥 한 두입 뺏어먹은거라 잘 기억은 안나는데 꽤 먹을만 했던 것 같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나가는 길에 사장님께서 주신 말린 토마토입니다. 달달해서 맛있었음.

가끔씩은 이렇게 건강하게 먹는 것도 좋은 것 같습니다. 다만 집 주변에 이런 샐러드 집이 흔치 않은 것이 아쉽습니다. 사장님의 주관이 담긴 샐러드. 서울에 이런 샐러드 집이 더욱 늘어나길 바래봅니다. 잘 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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