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새방앗간, 당산 - 좋은 술안주의 덕목을 찾아서

술 안주가 갖춰야 할 덕목은 무엇일까요. 맛일까요 가성비일까요. 어쩌면 둘 다 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니면 그 두 개가 아닌 다른 무언가일수도 있겠습니다. 좋은 술 안주의 덕이 무엇인지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좋은 술 안주를 만나보면 되겠습니다. 그런데 그렇다면 좋은 술안주는 무엇일까요. 좋은 술 안주의 덕목을 갖춘 것이 좋은 술 안주인걸까요? 그럼 좋은 술 안주는 술 안주의 덕목을 갖췄기때문에 좋은 술 안주라는 것이고, 술 안주의 덕목은 좋은 술 안주가 갖고 있는 것이라는 이야기가 되니까 좋은 술 안주의 덕목이 무엇인지 알 수 없을 때에는 좋은 술 안주를 찾을 수 없게 되는 것입니다. 뭔소리인지 모르시겠다구요? 저도 그렇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그냥 사람이 많은 술집에 가서 술 안주를 먹으며 좋은 술 안주의 덕목에 대해 고민해보는 시간을 가져보았습니다. 당산역 앞에 위치한 '참새방앗간'입니다.

 

한국에 '참새방앗간'이라는 상호를 가진 가게가 무수히 많은 가운데, 돼지두부탕과 꼬막찜을 파는 참새방앗간은 당산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당산역과 상당히 가까운 위치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지하철이 가까우니 막차 직전까지 술을 먹다 집에 갈 수 있는 장점이 있겠습니다.

 

추천 메뉴인지 필수 메뉴인지는 모르겠다

저녁 8시쯤 도착했는데 웨이팅이 있습니다. 가게 내부도 작지 않고 테이블 간격도 은근 좁은 편이라 수용 인원이 꽤 될 것 같음에도 불구하고 8시에 술집에 웨이팅이라니요. 확실히 잘되는 집이 맞기는 한 것 같습니다.

 

김치가 먼저 나왔습니다. 아마 한 점쯤 집어 먹었을 텐데 맛이 기억나지 않습니다.

 

돼지두부탕 (21,000원)

돼지두부탕입니다. 첫 인상은 상당히 빨개서 강렬하다는 것. 소주를 먹을 때 매번 빨간 국물을 먹어서 그렇게 학습이 되어버린 것인지, 시뻘건 국물을 보니 소주 생각이 절로 납니다. 아직 국물 맛을 보지 않았지만 색상의 진함 정도로 미루어 보았을때 소주 2병각이라는 계산이 나옵니다. 아마 좋은 술안주에 덕목에는 안주의 색상도 포함되나 봅니다.

 

빨강과 초록을 매치한 일종의 크리스마스 테마 색상 돼지두부탕입니다. 맛보기 전에 괜히 몇 컷 더 찍어보았습니다.

 

국물은 넘칠듯이 많은데 오히려 이 부분이 술꾼들의 입맛을 돋우는 매력포인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소주를 먹으면 쓴 맛 때문에 괜히 국물이 당기게 되니까요. 

 

국물이 이렇게 깊은데도 수면 위로 돼지고기와 두부들이 떠오르는 것을 보면 양도 푸짐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돼지두부탕의 맛은 돼지와 두부의 맛보다는 김치의 맛으로 정립되어있습니다. 특히 김치의 신맛이 중심입니다. 솔직한 감상으로 돼지고기는 뻣뻣하고 두부는 그냥 두부인데 국물이 시고 매콤해서 중독성이 있습니다. 국물은 중독성만 있을 뿐만 아니라 소주를 상당히 부르는 맛입니다. 즉 중독성 있는 국물을 자꾸 퍼먹다보면 소주가 떠올라 자꾸 마시게 되고 결국 과음을 부르는 안주인 것입니다. 여기서도 좋은 술 안주의 덕목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돼지두부탕을 퍼먹고 있을때 깜짝 등장하는 양념장. 잠시 잊고 있었던 꼬막찜의 존재를 다시 떠올릴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꼬막찜 (23,000원)

양이 어마무시합니다. 세어보진 않았지만 최소 100마리는 될 듯 합니다. 전에 오징어풍경에서 먹었던 꼬막만치 씨알이 굵지는 않지만 개체수가 훨씬 많습니다. 넷이서 먹었으니 인당 25마리씩은 해결해야 합니다.

 

조개류를 원래 잘 찾아먹지 않는 제 기준으로는 거의 1년치 조개입니다. 이미 다들 1차로 식사를 하고 온지라 결국 다 먹지 못하고 남겼다는 후문..

 

꼬막은 꼬막이었습니다. 무슨 말이라도 더 붙이고 싶은데 꼬막에서는 꼬막 맛이 나서 크게 덧붙일 말이 없습니다. 장금이의 고충을 잠시라도 느껴볼 수 있었습니다. 

 

장사가 잘되는 술집 '참새방앗간'에서 좋은 술안주의 덕목을 찾아보았습니다. 참새방앗간의 안주가 좋은 술 안주인지는 확인할 수 없었으나 최소한 잘 팔리는 술 안주는 맞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 요인으로는 우선 가격 대비 푸짐한 양, 그리고 소주를 부르는 중독성있는 국물 정도를 지목할 수 있겠습니다. 잘 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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