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끼니 때우기] 헝그리맨으로 해장 때우기

술을 먹은 다음날에는 숙취가 있다는 것은 만고불변의 진리입니다. 종종 간의 수용량이 남다른 헤비 드링커들이 예외가 되기도 하지만 대체로 그렇습니다. 술이 발명된 이래로 숙취는 인류와 함께 해왔습니다. 저 또한 술을 처음 입에 대기 시작한 그 날 이래로 숙취와 함께 해왔습니다. 때로는 숙취를 받아들이고 함께 살아보려고도 했고 때로는 숙취를 정면으로 맞서 싸워보려고도 했습니다. 

숙취에 대해 어떻게 반응을 하거나 숙취는 항상 고통스러운 종류의 것이었고 가능하면 피하고 싶은 것이었습니다. 그에 따라 여러가지 전략을 취해 숙취의 고통을 조금이나마 경감시키고자 하는 노력이 있어왔습니다. 좁게 보면 이것은 저만의 고민이겠지만, 숙취가 만국 공통의 고통이라는 사실을 떠올리면 이는 곧 인류의 고민이라고 이야기할 수도 있겠습니다. 보통 숙취에는 따뜻한 음식을 먹어서 장을 보호하는 것이 가장 보편적인 대처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한국인들에게 해장국 문화가 발달한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한 정설에 대하여 저도 대체로 동의하는 편이지만, 거기에 저는 명제를 한 가지더 추가하고 싶습니다. 해장에는 따뜻하고 기름진 음식을 먹어서 장을 보호하는 것이 더욱 올바른 선택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제 냉장고안에 있는 음식중 가장 기름지고 따뜻할 것 같은 헝그리맨을 꺼내왔습니다.



2.5 불짜리 헝그리맨입니다. 문득 몇 년전 학식 가격이 2,500원이었던 것이 생각납니다.



조리 방법은 독해력을 요구합니다. 완벽히 이해하지 못했어도 그간의 냉동 짬밥을 토대로 대강 유추해내면 됩니다.



종이 박스를 제거한 모습입니다. 좌측 상단부터 시계 방향으로 옥수수, 매쉬드 포테이토, 치킨, 브라우니입니다.



아무래도 브라우니 부분 필름을 제거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옥수수와 치킨 칸도 살짝 뜯어 숨구멍을 틔어줍니다. 전자렌지 사용에 있어 숨구멍을 틔어주는 것은 상당히 중요합니다. 안그러면 터질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전에 전자레인지 사용하신 분은 전자렌지 사용 에티켓을 다시 배워야 할 것 같습니다.



일단은 4분을 돌려줍니다.



4분 후에는 브라우니가 잔뜩 부풀어 오르기 때문입니다.



부풀어 오른 브라우니를 제거하여



옆에 박스에 잠시 이사시켜둡니다.



다시 필름을 덮고 2분을 돌릴 것입니다.



돌고 온 모습입니다.



식탁에 식판을 올려 놓습니다. 이제 먹을 일만 남았습니다.



옥수수 단독샷



매시드 포테이토 단독샷, 매시드 포테이토는 골고루 익지 못한 나머지 차가운 부분이 조금 있었습니다. 전자레인지가 바로 옆에 있었다면 바로 더 돌렸을 텐데 안타깝게도 아래층까지 내려가기에는 너무 귀찮아서 그냥 먹기로 결정했습니다.



치킨 단독 샷입니다. 생각보다 두툼한 치킨이 두쪽이나 있습니다.



우선 치킨 부터 맛을 봐줍니다. 생각보다 맛있으니 한 번 놀래줍니다. 건강한 맛은 절대 아니지만 맛은 있습니다.



브라우니도 맛을 봅니다. 우리가 알던 그냥 그 브라우니 맛입니다. 달달한 것이 아주 좋습니다.



후식으로는 구운 감자를 먹습니다. 브라우니가 후식이었지 싶지만, 가끔씩은 후식에 후식도 먹어주는 것이 기분에 좋습니다.



미국 마트에서 산 구운 감자는 한국에서 먹던 구운 감자와 그 어떤 차이점도 발견할 수 없었습니다.



오늘의 총 식비 지출 : 헝그리맨 $2.5 + 구운감자 $0.4 = $2.9* = 3,259원

*텍스 미포함

  

지금까지 식비

35,613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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