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끼니 때우기] 치토스를 넣은 냉동피자로 점심때우기

미국에서 칩 문화는 간식 이상의 지위를 차지하고 있는 듯합니다. 여기서 칩이라 함은 감자나 옥수수를 사용해 만든 바삭한 과자을 이야기합니다. 레이스를 필두로 러플스, 프링글스, 케틀칩 등을 비롯한 정통 감자칩부터 해서, 토스티토스, 도리토스 등의 또띠아/나초칩, 프리토스 같은 옥수수칩까지 수많은 종류의 과자들이 미국의 식문화를 점령하고 있습니다. 일례로 서브웨이 같은 샌드위치집에 가서 세트 메뉴를 시키면, 맥도날드에서는 사이드로 프렌치 프라이를 주는 것 처럼, 샌드위치 집에서는 사이드로 칩을 가져가게 해줍니다. 매장 한 켠에 있는 진열대에서 마음에 드는 칩을 하나 집어들고 샌드위치와 함께 먹으면 되는 것입니다. 


비단 샌드위치를 먹을 때만이 아닙니다. 회사 점심 시간에 식사를 할 때 마다 종종 어딘가서 감자칩을 하나씩 사옵니다. 아마 회사 1층에 뜬금없이 과자 자판기가 있는 이유가 이 때문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미국인의 감자칩 사랑은 우리가 쉬이 생각하는 것과 같이 뚱뚱이들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닙니다. 최소한 겉으로 보았을 때, 날씬하고 몸 균형이 좋은 사람도 감자칩을 사랑하고 온몸을 지방으로 두른 미쉐린 같은 파오후들도 감자칩을 사랑합니다. 후라이드 치킨을 소울 푸드로 가지고 있을 것 같은 흑인들도 감자칩을 찾고 삼시세끼를 타코로만 때울 것 같은 멕시코인도 감자칩을 원하며 주구장창 스테이크만 썰고 싶어할 것 같은 백인들도 감자칩을 좋아합니다. 이에 따라 태평양 반대편 조그만 헬반도에서 비행기를 열몇시간이나 타고 날아온 조그만 동양인도 감자칩을 좋아하기로 했습니다. 원래 좋아하는 것도 있지만 나름 미국에 왔으니 재사회화되는 과정으로 생각하기로 합니다.


완벽한 미국인-재사회화 과정을 거치기 위해서 오늘은 감자칩을 점심 식단의 일부로 넣어볼 것입니다. 또다른 메뉴는 미국을 대표하는 음식 중 하나인 피자입니다. 엥 피자는 이탈리아 음식이 아니냐고 묻는다면, 어차피 미국은 이런저런 문화가 다 짬뽕된 국가이기 때문에 웬만한 음식이 다 미국을 대표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양놈들의 피자사랑을 엿본다면 피자가 미국을 대표하는 음식이 아니라고 이야기하기는 어렵습니다. 이미 감자칩을 사랑하는 미국인에 대한 장광설을 늘어놓았기 때문에 오늘 피자얘기까지 하지는 않겠습니다. 아무튼간에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오늘은 감자칩이랑 피자를 먹을 예정이라는 것입니다. 한 가지 실수한 점이 있다면 사실 치토스가 감자칩이 아니라는 점을 방금 깨달았다는 사실 정도가 되겠습니다.



피자는 늘 먹던 걸로



늘 먹는 이유는 이 은박지 비스무리한 것이 왠지 피자를 바삭하게 데워주는 것 같기 때문



피자는 대강 이런 모양입니다.



맨날 앞판만 찍다보니 밑판도 찍어보고 싶어졌습니다. 사진으로는 잘 보이지 않지만 저기 얼음이 엄청 껴있습니다. 얼음을 빼주지 않고 전자렌지에 돌린다면 밑판이 모두 눅눅해지고 말것입니다.



얼음을 제거하는 과정-실수로 땅 바닥에 내려치기-을 마치고 전자 렌지 속으로 들어간 피자의 모습입니다.



2분정도 후에 꺼내서 수동으로 돌려줍니다. 왜냐하면 저희 집 전자렌지는 회전 능력을 잃었기 때문입니다.



자세히 보니 해바라기 씨가 들어 있습니다. 지금 처음 알게 된 내용인지라 다소 놀랍습니다. 

물론 피자에서 해바라기 맛이 나는 줄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치토스를 꺼내줍니다.



미국 치토스는 한국 치토스와 생김새는 비슷해도 전혀 다른 맛을 냅니다. 약간 달달하고 매콤한 맛을 내는 치타과자 치토스를 생각했더라면 미국 치토스를 먹고 배신감을 느낄지도 모릅니다. 미국 치토스는 달달하거나 매콤하기보다는 그저 짭니다. 치즈볼을 생각하면 쉽습니다. 달달함과 매콤함을 포기한 대신 미제 치토스는 중독성을 획득했습니다. 한 번 먹기 시작하면 멈출 수가 없는 맛입니다.

이제서야 어릴적 봤던 광고에서 "언젠간 먹고말거야"를 주구장창 외치던 치타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어쨌든 치토스를 데워진 피자 위에 올려줍니다. 적당히 올려주는 것이 입천장을 위해서는 좋겠습니다.



타코처럼 반달모양으로 만들어서 먹어줍니다.

바삭한 치토스와 따뜻한 피자는 잘 어울리는 한쌍입니다. 짭조름한 치토스가 약간은 간이 모자른 듯한 피자를 완성시켜줍니다.



언젠간 또 먹고 말거야 치토스



오늘의 총 식비 지출 : 크로거 3분 피자 $0.99 + 치토스 $0.4 = $1.39* = 1,563원

*텍스 미포함

  

지금까지 식비

37,176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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