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기 간행물/고메 투어 김야매 2021. 5. 7. 08:50
철판 닭갈비보다는 숯불 닭갈비를 더 좋아합니다. 다만 철판닭갈비에 비해 숯불 닭갈비는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어 자주 먹지 못하는데, 마침 공덕에서 약속이 생긴 겸 '계고기집'에 방문하기로 했습니다. 최근 핫한 닭갈비집인 '은화계'를 오픈한 곳이기도 하지요. 공덕의 숯불 닭갈비 전문점 '계고기집'입니다. '계고기집'은 공덕역과 대흥역 사이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아파트 단지 사이 골목으로 들어오면 만나볼 수 있는 곳. 가게이름이 독특합니다. 임팩트는 확실히 있는 것 같아요. 가게 한켠에서는 이렇게 닭갈비를 계속 초벌구이하고 있습니다. 사실 '은화계'도 여기저기 오픈한 마당에 아직도 '계고기집'에 웨이팅이 이렇게 걸릴거라 예상하지는 못했는데, 사람들로 바글바글합니다. 평일 오후 6시30분쯤 도착해서 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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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기 간행물/고메 투어 김야매 2021. 1. 27. 08:27
영동시장에 방어를 먹으러갔다가 오후 6시부터 일찌감치 재료 소진이란 청천벽력같은 소식에 쓸쓸히 발걸음을 돌리고, 설상가상으로 비까지 오는 날씨에 우산을 붙잡고 방황하다보니 몸도 마음도 완전히 지쳐버린 상황. 방어 먹을 생각에 부풀어 있던 기대감이 바람빠진 탱탱볼처럼 추욱 처지고, 이제는 방어가 아니면 뭘 먹어도 즐겁지 않을 것 같은 상황에서 그냥 눈 앞에 보이는 아무 식당이나 골라잡아 들어갔습니다. 그냥 아무거나 먹고 술이나 먹자. 어차피 배에 들어가면 똥이 되는 것은 다 같지 않냐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러나 우연히 들어간 이 집의 닭갈비는 의외로 꽤 맛있었고, 그 결과 다시 텐션을 올려 즐겁게 흥청흥청 식사할 수 있었습니다. 영동시장에 위치한 닭 특수부위/닭갈비 전문점 팔각도입니다. 팔각도는 영동시장 먹..
비정기 간행물/고메 투어 김야매 2020. 5. 14. 08:31
서초에 위치한 평양냉면 전문점 설눈. 이 집의 냉면을 이야기하려면 고려호텔 요리사 출신인 주방장의 이력을 먼저 거론할 수 밖에 없습니다. 뿐만 아니라 평양에서 3대에 걸쳐 냉면집을 운영하던 노하우를 기반 삼아 탈북 후 차린 식당이라고 하는데요, 그래서인지 설눈의 냉면은 다른 그 어떤 이북 음식점보다도 진짜 '평양'의 냉면과 닮아 있다고들 합니다. 물론 그런 이야기는 대개 블로그나 인스타를 통해 스멀스멀 전해지는 풍문일 뿐. 사실 평양에 가서 냉면을 먹어본 사람이 몇이나 있다고 그걸 쉬이 단정할 수 있을까요. 어쨌거나 저쨌거나 설눈의 평양냉면의 생김새는 우리가 알던 평양냉면과는 확실히 다릅니다. 특히 메밀을 껍질 채 갈아 거무튀튀하게 뽑은 면이 이 냉면의 독특한 정체성을 대변하는 듯 합니다. 어찌 호기심이..
비정기 간행물/고메 투어 김야매 2020. 4. 20. 08:40
보통 진한 국물의 라멘하면 돈코츠를 떠올리기 마련입니다. 돼지뼈를 꾸리꾸리한 냄새가 나도록 진득하게 우려낸 큐슈 스타일의 라멘의 거칠고도 농후한 타입의 국물이 진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그러나 라멘의 세계는 깊고도 넓어서, 돼지뼈로만 진한 국물을 내는 것이 아닙니다. 닭으로도 아주 눅진한 타입의 육수를 뽑아내죠. 그런 류의 라멘을 토리 파이탄이라고 부릅니다. 한국말로 대강 번역하면 닭 백탕 정도가 되겠습니다. 뿌옇다 못해 하얗게 뽑아낸 닭 육수에서는 농후함과 더불어 크리미한 풍미가 있습니다. 거친 돈코츠 육수와는 다른 느낌의 진함을 가지고 있죠. 한국에도 이런 토리 파이탄으로 유명한 라멘집이 몇 군데 있는데요, 오늘 소개 드릴 곳은 미슐랭 빕 구르망까지 받은 바 있는 '오레노 라멘'입니다. 오레노 라멘은 ..
비정기 간행물/고메 투어 김야매 2019. 11. 22. 08:49
화로구이, 이름만 들어도 설렙니다. 뻘건 불 위에 철판을 올려 놓고 그 위에 고기를 한 점 두 점 얹습니다. 잘 달궈진 철판에 닿은 고기는 자기도 모르게 치이익 맛있는 소리를 내고, 그 앞에 앉아 있는 우리도 덩달아 침을 꿀꺽 삼킵니다. 고기는 금방 익습니다. 한 번 뒤집은 고기에 갈색 자국이 진하게 남았습니다. 고소한 냄새에 젓가락 쥔 손이 초조하게 떨립니다. 빨리 먹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습니다. 곧이어 고기를 다시 뒤집습니다. 양면이 고르게 익었으니 이제 먹을 때가 되었습니다. 고기를 한 점 입어 어서 입에 가져다 넣습니다. 혀와 만나자 마자 부드럽게 녹아버리는 고기들.. 아아... 제가 생각하는 화로구이집의 모습입니다. 아 물론 저는 화로구이집을 가본 적이 없습니다. 화로구이를 떠올릴 때 마다 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