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물/미국에서 끼니 때우기 김야매 2019. 2. 8. 12:53
인간은 보통 하루 세 번 식사를 합니다. 혹자는 이러한 식습관이 인간에게 정착된지 그닥 오랜 시간이 지나지 않았으며, 불과 몇 백년 전까지만 해도 아침과 저녁만을 먹는 1일 2식 생활을 했다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곰곰히 생각해보면 옛날에는 지금처럼 음식물 쓰레기가 남아돌정도로 식량 생산량이 폭발적이지도 않았을 테니 나름 일리 있는 이야기 같습니다. 과거가 어쨌거나 저쨌거나, 현대인은 1일 3식을 하는 것이 불문율처럼 적용되어 대부분의 사람들이 하루 세끼를 챙겨먹어야한다는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있고, 실제로 하루 세끼를 꼬박꼬박 챙겨먹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 같은 경우에도 현대인으로서 꼬박꼬박 하루 세끼를 챙겨먹으려 노력하고 있으나 저의 빈약한 지갑사정과 파산 직전의 재정 상태로 인하여 그 노력이 좀처럼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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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물/미국에서 끼니 때우기 김야매 2019. 2. 5. 11:46
누가 캘리포니아를 날 좋은 동네라고 했는가. 사실 모두가 그랬다. 한국인이건 미국인이건 에티오피아인이건 모두가 입모아 캘리포니아 날씨하나 만큼은 끝내준다고 했는데, 왜 내가 왔을 때 갑자기 이렇게 비가 오는 것이란 말인가! 내가 비를 그렇게 싫어하는데 하늘은 이리도 무심하단 말인가. 겨울에 날씨 좋은 곳에서 꿀빨고 있는 꼴을 못본 한국친구의 간절한 기도 때문인지도 모른다.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그 녀석도 감기에 걸리기를 간절하게 기도한다. 아무튼 따듯한 옷도 별로 안가져왔는데 뜬금없는 번개폭풍이 치고 비가 이리도 쏟아지면 나는 어쩌란 말인가. 혹여라도 감기라도 걸렸다가는 미국의 살인적이고 어마어마한 의료비에 그만 대국민 청원을 올려야할지도 모른다. 다들 알다시피 나는 미국에서 인턴으로 잠깐 체류하고 있는 ..
시리즈물/미국에서 끼니 때우기 김야매 2019. 1. 31. 15:21
오늘의 기상 시간은 열시 반, 애매하게 일어난 김에 브런치를 먹을 것 입니다. 냉동고에서 뱅큇 솔즈베리 스테이크를 꺼내왔습니다. 솔즈베리 스테이크는 갈은 고기를 뭉쳐 스테이크 모양으로 구워낸 음식으로, 흔히 보는 함박 스테이크와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자세히 따지고 들어가면 고기 중심의 함박 스테이크보다는 야채나 빵가루가 더 들어가는 미묘한 차이가 있다고는 하는데 어차피 냉동으로 대강 먹는 것, 딱히 중요한 구별은 아닌 것 같습니다.그 와중에 매쉬드 포테이토는 리얼 크림으로 만들었음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다른 매쉬드 포테이토는 가짜 크림으로 만드는 것인지 의문이 드는 한편, 왠지 이번 매쉬드 포테이토는 특별할 것 같다는 예감이 듭니다. 박스 포장을 벗겨내면 그 안에는 이런 구성이 기다리고 ..
시리즈물/미국에서 끼니 때우기 김야매 2019. 1. 29. 14:43
일요일 점심은 짜파구리 먹는 날입니다. 전에 친구에게 얻어 온 너구리를 처리할 것입니다. 미제 너구리입니다. 전에 어쩌다보니 공짜로 얻어온 녀석인데 아직 냄비가 없어 처리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짜파구리를 하려했으나, 미국 마트에 컵 짜파게티를 팔지 않아 그냥 다른 짜장 라면으로 대체했습니다. 개인적으로 한국에서는 거들떠도 보지 않았던 일품 짜장면을 골라왔습니다. 이 녀석도 미제입니다. 자랑스러운 미주용 딱지를 붙이고 있습니다. 구성물은 한국과 같은 것으로 보입니다. 미주용이라고 소스를 하나 더 넣어주거나 고기 건더기를 더 준다거나 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미제 너구리에는 다시마가 없었습니다. 통탄할 일이 아닐 수가 없습니다.내수용보다 수출용이 더 혜자스러운 것이 보통인데, 이 너구리는 보통녀석..
시리즈물/미국에서 끼니 때우기 김야매 2019. 1. 28. 14:35
오늘 점심은 치즈 버거입니다. 냉동고에 들어있은지 오래 되어 상태가 걱정되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미국에 오기 전까지는 화이트 캐슬이라는 브랜드는 물론, 이런 네모난 치즈 버거가 세상에 있는 줄도 몰랐습니다. 그러나 위키백과 가라사대 화이트 캐슬은 무려 미국 최초의 패스트푸드라고 합니다. 우연찮은 기회에 화이트 캐슬이 치즈버거로 꽤 유명한 브랜드라는 사실을 알게되었고, 그게 마트 갈때 마다 있던 그 네모한 치즈버거라는 사실을 뒤늦게 깨닫게 되었습니다. 게다가 영화관이나 경기장에서도 흔히 팔고 있는 미국의 대중간식이라는 사실을 알게되고 그 맛이 궁금하여 냅다 사왔던 것입니다.주변에 매장이 있다면 가서 사먹어 보았을 텐데, 안타깝게도 그렇지 못해 그냥 전자레인지로 데워먹는 것으로 만족하기로 했습니다. 네모한..
시리즈물/미국에서 끼니 때우기 김야매 2019. 1. 20. 10:56
얼마 전 친구가 말했다. 끼니를 때우는 것과 식사를 하는 것은 다르다고. 맞는 말이라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그녀가 덧붙여 말했다. 미국에 살다 보니 식사다운 식사를 해본 지가 참 오래되었다고. 또한 그랬다. 가난한 외노자로서 미국의 살인적인 식당물가를 고려하고, 부엌을 맘 편히 쓸 수 없는 셋방살이 신세임을 고려했을 때 식사다운 식사를 하는 것은 우리에게 사치다. 참고로 그날은 간만에 사치를 부리려고 마음을 먹은 날이었고, 간만에 식사다운 식사를 하고 난 우리가 식당에 결제해야 했던 가격은 13만원에 육박했다. 셋이서 삼겹살을 먹은 결과다. 그럼에도 나는 기꺼이 미식을 추구하겠다. 비록 간편식으로 한끼를 대강 때워 넘겨야 할지라도 그 잠깐의 섭취 속에서 최고의 맛을 찾겠다는 것이다. 정수기와 전자레인..
사는 일 김야매 2019. 1. 20. 09:16
집에만 있기가 답답해 간만에 카페로 마실을 나갔다. 따듯한 커피를 한잔 시켜두고, 자리에 느긋하게 앉아 책도 읽고 오랜만에 벼르던 글이나 몇 자 적으려는 요량이었다. 전에 점 찍어두었던 근처 대학교 옆 큰 카페로 향했다. 비가 오던 날이었음에도 카페 안은 학생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어쩌면 비를 피하려 몰려들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노쇠하여 충전 없이는 한 시간을 채 못 버티는 노트북을 위해 콘센트를 쓸 수 있는 자리를 찾아 카페를 빙빙 돌았다. 콘센트 자리는 이미 누군가의 차지였다. 충분히 예상했던 상황이기에 일단 아무 자리나 잡고 콘센트 주변 자리를 주시하기로 했다. 책을 펴들고 읽는 둥 마는 둥하며 그 요주의 자리들을 감시했다. 미국의 카페는 한국보다 콘센트 자리가 적었다. 그럼에도 콘센트를 노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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