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기 간행물/고메 투어 김야매 2021. 4. 28. 08:32
강릉에서 잠시 들렀던 카페 한군데 소개해봅니다. 사실 음식보다는 고즈넉한 공간이 마음에 들었던 곳. '1938슬로우' 입니다. '1938슬로우'는 강릉 임영관 주변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임영관은 고려 때 지은 객사로 지금은 문만 남아있지만, 그 터에 한옥 몇 채를 복원해두어 관광 겸 둘러보기 나쁘지 않은 곳입니다. 물론 이런 이야기를 블로그에 쓸 생각은 없었어서 사진은 안 찍었던 것..아무튼 강릉 시내 곳곳에 이런 한옥들이 꽤 있어서 좋았다는 이야기. 1938슬로우는 임영관 뒷길 쪽 골목을 따라 올라 들어가면 만날 수 있습니다. 생각보다 골목을 구비구비 들어가야해서 이런저런 표지판들을 세워 놓은 모양. 다 들어가면 이런 고즈넉한 한옥 건물이 나옵니다. 벽돌로 지은 화장실 건물에는 이런 영어 글씨도 적혀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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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기 간행물/먹고나서 생각하기 김야매 2020. 9. 30. 14:21
“가게에 모자란데가 없는데 딱 하나, 화장실이 없네요”, 사장님이 말했다. 이태원 골목을 따라 구비구비 산책하다 우연히 찾은 카페에서였다. 와이파이도 없고 테이블도 ‘테이블’이라 적힌 의자가 대신하고 있었지만 사장님은 자신의 카페를 그렇게 소개했다. 간만에 친구와 이태원에 왔다. 나는 백수고 친구는 휴가 중이어서 평일 점심에 만났다. 점찍어둔 가게서 피자를 먹고 나니 할게 없었다. 언덕길을 따라 산책을 하기로 했다. 목적지는 정하지 않았다. 일단 올라가며 생각해보기로 했다. 언덕을 오를수록 한글 간판의 비율이 점점 줄었다. 어떻게 각도를 잘 틀어서 사진을 찍으면 터키라고 해도 믿을 것 같았다. 이곳이 한때 힙했던 우사단길이라고 했다. 마트에선 외국 식품을 팔았고 골목 사이사이에선 외국인들이 쭈구린채 담배..
비정기 간행물/먹고나서 생각하기 김야매 2020. 7. 27. 00:19
할 일이 있을때면 카페를 간다. 주로 가는 카페가 있긴 하지만 가능하면 다양한 곳을 다니려 한다. 특별한 이유는 없다. 아마 매번 같은 곳만 가면 지루하니까? 이 과자를 서비스로 주는 카페는 집 근처에 있다. 프렌차이즈지만 대기업은 아니고 영세한 이미지가 있는 소규모 커피 체인점이다. 메론 빙수가 유명하다던데 먹어본 적은 없다. 사실 자주 들리는 카페는 아니다. 언젠가 커피 값이 옆의 대기업 카페보다 천원쯤 싸다길래 가본 적 있는데 그때 기억이 좋지 않았다. 내 주문을 받은 건 알바생이었는데 마침 근무 교대 시간이었는지 사장님이 나타나 카운터를 이어받았다. 알바생이 퇴근하자 사장님은 누군가와 전화를 하며 그 알바생을 한참 흉봤다. 타당한 이유가 있는 흉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의지와 상관없이 그 뒷담화..
비정기 간행물/고메 투어 김야매 2020. 4. 14. 08:37
사실 샐러드에 대한 제 기대치는 그리 높지 않습니다. "샐러드가 맛있어봤자 풀떼기지", 하는 보수적인 마인드를 갖고 있기에 식사 메뉴로 거의 선택하지 않는 편입니다. 그래서 이 날도 샐러드는 간식 겸 디저트였습니다. 점심은 먹었겠다, 어차피 커피도 먹어야 하니 겸사겸사 샐러드도 한 그릇 때리기로 한 것 입니다. 그때는 몰랐습니다. 간식으로 찾아간 샐러드집이 이렇게 괜찮을 줄은요. 가로수길에 위치한 샐러드 카페 '에이커스'입니다. 에이커스는 2층으로 된 하얀 건물 카페입니다. 뭔가 가게 자체가 가로수길 답게 생겼습니다. 사진찍기 좋을 것 같고 깔끔할 것 같고 젊은 사람들 많이 갈 것 같고 무엇보다 메뉴가 비쌀 것 같고 왠지 그런 느낌이 드는 생김새 입간판으로 이런게 있더라구요. 이렇게 생긴 입간판은 처음봐..
사는 일 김야매 2019. 1. 20. 09:16
집에만 있기가 답답해 간만에 카페로 마실을 나갔다. 따듯한 커피를 한잔 시켜두고, 자리에 느긋하게 앉아 책도 읽고 오랜만에 벼르던 글이나 몇 자 적으려는 요량이었다. 전에 점 찍어두었던 근처 대학교 옆 큰 카페로 향했다. 비가 오던 날이었음에도 카페 안은 학생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어쩌면 비를 피하려 몰려들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노쇠하여 충전 없이는 한 시간을 채 못 버티는 노트북을 위해 콘센트를 쓸 수 있는 자리를 찾아 카페를 빙빙 돌았다. 콘센트 자리는 이미 누군가의 차지였다. 충분히 예상했던 상황이기에 일단 아무 자리나 잡고 콘센트 주변 자리를 주시하기로 했다. 책을 펴들고 읽는 둥 마는 둥하며 그 요주의 자리들을 감시했다. 미국의 카페는 한국보다 콘센트 자리가 적었다. 그럼에도 콘센트를 노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