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기 간행물/시식기 모음집 김야매 2020. 9. 7. 16:28
언젠가 무인 편의점을 보고 신기해서 그냥 무작정 들어가봤다. 무인 편의점 첫 경험이었다. 알바생 없이 키오스크가 셀프 계산을 돕는다. 양심슈퍼 현대판 버전 같기도 하다. 아무튼 점주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알바생 값 지출하기' vs '무질서한 매장 리스크 감수하기'의 구도인 느낌인데, 그 무인 편의점 사장님은 사람들의 양심을 믿고 리스크를 감수하기로 한 모양이다. 실험 결과가 결국 어떻게 나올지 궁금하다. 다시 키오스크를 치우고 야간 편돌이를 고용하게 될까 아님 로봇 편돌이를 계속 기용하고 있을까. 아직까지 한국에 무인 편의점이 그리 많지 않은 걸 보면 실험의 유의미한 결과가 나오려면 시작이 좀 더 필요할 모양이다. 아무튼 중요한건 그게 아니고 그때 무인편의점 체험용으로 구매했던 쿠키가 중요하다. 가격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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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기 간행물/먹고나서 생각하기 김야매 2020. 7. 27. 00:19
할 일이 있을때면 카페를 간다. 주로 가는 카페가 있긴 하지만 가능하면 다양한 곳을 다니려 한다. 특별한 이유는 없다. 아마 매번 같은 곳만 가면 지루하니까? 이 과자를 서비스로 주는 카페는 집 근처에 있다. 프렌차이즈지만 대기업은 아니고 영세한 이미지가 있는 소규모 커피 체인점이다. 메론 빙수가 유명하다던데 먹어본 적은 없다. 사실 자주 들리는 카페는 아니다. 언젠가 커피 값이 옆의 대기업 카페보다 천원쯤 싸다길래 가본 적 있는데 그때 기억이 좋지 않았다. 내 주문을 받은 건 알바생이었는데 마침 근무 교대 시간이었는지 사장님이 나타나 카운터를 이어받았다. 알바생이 퇴근하자 사장님은 누군가와 전화를 하며 그 알바생을 한참 흉봤다. 타당한 이유가 있는 흉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의지와 상관없이 그 뒷담화..
비정기 간행물/고메 투어 김야매 2020. 6. 3. 08:31
쿠키라는 단어가 참 맛있게 느껴지지 않나요? 저만 그렇게 느끼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쿠키'라는 두 글자 단어를 소리내어 발음하면 바삭함과 달콤함의 심상이 어느새 성큼 입 안에 들어와 있는 것만 같습니다. 어떨 땐 쿠키라는 글자만 봐도 달달한 생각에 기분이 좋아지는 것 같기도 해요. 심지어 저는 단 음식을 별로 안 좋아하는데도 말이죠. 얼마전 역삼역 부근에 쿠키 전문점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한번 찾아가 보았습니다. '크리에잇 쿠키' 입니다. 역에서 그렇게 떨어져 있지는 않은 위치입니다. 아주 핑크핑크한 외관. 그렇다고 하네요 실내는 여느 카페처럼 그럭저럭 잘 꾸며져 있습니다. 모든 자리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어떤 자리에는 낙서할 수 있도록 도화지와 색연필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이러면 손님 회전율이 떨어지..
비정기 간행물/고메 투어 김야매 2020. 3. 10. 08:30
군대에서는 토요일 점심마다 빵식이 나옵니다. 식판에 밥 대신 빵이 나오는 것입니다. 소위 군대리아라고도 부르는 바로 그 햄버거입니다. 군대리아에 환상이 있는 이등병들이라면 모를까 대부분의 경우에는 이 빵식을 극혐했습니다. 어떤 사람은 빵은 간식이라며 식사로 먹기를 싫어 했고, 어떤 사람은 햄버거라고 부르기엔 너무나도 비참한 조리상태에 빵식이 나오는 날이면 피엑스로 향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저의 경우에는 언제나 빵식이 나오는 날을 기다렸습니다. 병장이 되어서도 빵식만 나오면 기분이 좋아졌던 것입니다. 다른 병사들은 그런 저를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저 역시 제가 왜 그렇게 빵식에 집착했는지 이해하지 못해왔었는데, 최근에 알게된 사실을 통해 그 의문이 풀렸습니다. 알고보니 저는 빵을 좋아하는 빵돌이였던 것입..
비정기 간행물/고메 투어 김야매 2020. 2. 7. 08:45
양식을 먹은 후에는 디저트도 양식으로 먹어줘야합니다. 한식을 먹었다고 디저트로 약과만 먹을 것은 아니지만, 양식을 먹었으면 디저트도 좀 외국 느낌 나는 것으로 먹어주는 것이 아무래도 그날 컨셉에 맞지 않겠냐는 것입니다. 오늘은 식사로 피자를 먹었으니 후식으로는 마카롱을 먹을 것입니다. 참고로 아무도 관심없겠지만 재밌는 사실 하나, 마카롱은 사실 이탈리아에서 유래된 음식입니다. 다만 프랑스의 유우명 베이커리인 '라뒤레'에서 마카롱을 지금과 같이 알록달록한 모양으로 개량하며 프랑스 음식이라는 이미지를 얻게 됐습니다. 물론 저도 예전에 어디서 주워들은 이야기. 아무튼 결론은, 피자를 먹고 후식으로 마카롱을 먹는 것은 그 날 식사의 기승전결이 이탈리안으로 딱딱 맞아 떨어지는 탄탄한 구성을 갖추는 것이라는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