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프레미스, 서초동 - 마카롱! 마카롱! 마카롱!

양식을 먹은 후에는 디저트도 양식으로 먹어줘야합니다. 한식을 먹었다고 디저트로 약과만 먹을 것은 아니지만, 양식을 먹었으면 디저트도 좀 외국 느낌 나는 것으로 먹어주는 것이 아무래도 그날 컨셉에 맞지 않겠냐는 것입니다. 오늘은 식사로 피자를 먹었으니 후식으로는 마카롱을 먹을 것입니다.

참고로 아무도 관심없겠지만 재밌는 사실 하나, 마카롱은 사실 이탈리아에서 유래된 음식입니다. 다만 프랑스의 유우명 베이커리인 '라뒤레'에서 마카롱을 지금과 같이 알록달록한 모양으로 개량하며 프랑스 음식이라는 이미지를 얻게 됐습니다. 물론 저도 예전에 어디서 주워들은 이야기.

아무튼 결론은, 피자를 먹고 후식으로 마카롱을 먹는 것은 그 날 식사의 기승전결이 이탈리안으로 딱딱 맞아 떨어지는 탄탄한 구성을 갖추는 것이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입니다. 남부터미널 근처의 '레프레미스'입니다.

 

남부터미널 역에서 아주 멀지는 않습니다. 그렇다고 가깝지도 않음

아파트 단지 맞은 편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여기 아파트 주민들은 마카롱 자주 먹을 수 있어서 좋겠습니다.

 

X요미식회에 나왔다고 합니다. 여기 나오면 그냥 믿고 거르라는 말도 있던데, 저는 그 말을 믿지 않습니다. 수요미식회 옛날에 되게 열심히 봤기 때문입니다. 솔직히 식당 추천 거르고 음식 소개만 보면 재밌는 프로그램입니다. 수요미식회 화이팅!

 

우측
좌측 크로스

다양한 마카롱들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3시쯤 방문했는데 이미 동난 마카롱도 있고 그렇습니다. 맛있는게 빨리 나가는 것 같으니 몇개 안 남은 것 위주로 주문하면 맛있는 거 위주로 먹을 수 있지 않을까 짱구를 굴려봅니다.

 

내부 좌석은 대강 이렇습니다. 깔끔한 분위기입니다. 마카롱 먹기 딱 좋은 분위기.

 

마카롱 (개당 2,500원)

12시 방향 초록빛 마카롱부터 시계방향으로 피스타치오, 트러플, 유자, 얼그레이, 카시스, 패션후르츠입니다.

잊어 먹을까봐 메모도 해왔는데 생각보다 제 기억력이 좋았던 것입니다. 뿌듯합니다.

 

맛있게 생겼습니다. 커피와 함께 먹을 예정입니다.

 

아이스 아메리카노 (4,300원)

이 날 피자를 먹고 와서 입이 너무 짰기에 시원한 음료가 필요했습니다. 아무래도 커피 향이 잘 살아있는 뜨끈한 아메리카노나 에스프레소가 마카롱에는 더 잘 어울릴텐데, 저는 그냥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시켰습니다. 입이 너무 텁텁했음 ㅠㅠ

아메리카노는 산미가 강조된 원두를 쓰신 모양입니다. 시큼한 맛이었기 때문입니다. 나쁘지는 않은데 개인적으로는 더 쌉쌀한 커피였다면 달달한 마카롱과 더욱 잘 어울렸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물론 아이스 시켜먹는 사람이 할 말은 아닌 듯 합니다.

 

다시 마카롱으로 돌아와 보겠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최고의 마카롱은 파리에서 먹었던 '라뒤레'의 것입니다. 그전까지 한국에서 먹던 마카롱은 마카롱 조무사였다는 사실을 일깨워준 마카롱입니다. 일단 필링의 두께가 두텁지 않고, 쫀득하지도 않았습니다. 마카롱의 저항감은 오직 꼬끄에서만 볼 수 있는데 그마저도 전혀 강하지 않았구요. 틀니로도 먹을 수 있을만큼 베어 먹기 부드럽습니다. 맛도 지나치게 달지 않아 깔끔했습니다. 그런 마카롱을 한국에서 다시 볼 수 있다면 가격이 좀 비싸더라도 감수할 수 있을텐데라는 생각을 종종 해오고 있었습니다. 레프레미스의 마카롱은 어떨지 모르겠습니다.

 

일단 제가 먼저 집은 '레프레미스'의 마카롱은 피스타치오입니다. 

 

필링이 살짝 단단한(혹은 너무 쫀득한) 감이 없지 않아있지만 그래도 이 정도면 만족입니다. 전체적으로 맛도 너무 달지 않아 좋습니다. 여기저기 흔하게 보이는 처참한 마카롱들과는 확실히 결이 다른 것 같습니다. 아몬드의 고소한 맛이 강한 것도 개인적으로는 좋았습니다.

 

이번에 먹은 것은 유자입니다. 필링이 생각보다 두터운 느낌. 피스타치오나 다른 마카롱에 비해 잘 베어 물어지지 않습니다. 뭐 그렇다고 쫀뜩쫀뜩한 정도는 아닙니다. 식감이 다른 마카롱에 비해 아쉬웠으나 맛 자체는 이 날 먹었던 것 중에 제일 좋습니다.

 

트러플입니다. 솔직히 호기심에 주문한 것인데, 호기심은 호기심에서 멈춰야 했습니다. 흑흑 

트러플 특유의 가스향이 상당히 강렬하게 올라오는데 달달한 맛과 잘 어우러지 못합니다. 밸런스가 무너진채 서로 따로 노는 맛.. 게다가 이유는 모르겠지만 마카롱 깊은 곳에서 쨍한 짠맛이 혀로 돌진합니다. 트러플 향에 코는 코대로 짠맛에 입은 입대로 서로 각자 다른 감각을 뇌로 전달합니다. 게다가 달달한 맛에 목 뒤는 칼칼해짐. 개인적으로는 조금 아쉬웠던 것 같습니다. 

 

카시스입니다. 카시스라고 하면 블랙베리의 일종인 열매라고 방금 구글에 검색해봤습니다. 산딸기가 없어서 비슷한 맛으로 추천 받은 것입니다. 새콤한 맛이 주가 됩니다. 

 

요거 꽤 맛있습니다. 

사진 찍지 못한 얼그레이와 패션후르츠도 둘다 괜찮았습니다. 사실 트러플에서 살짝 흠칫했으나 나머지 마카롱들은 하나 같이 준수했습니다. 

 

서비스 쿠키

커피 시키니 따라 나온 서비스 쿠키입니다.

 

예스 존맛

근데 이게 진짜 맛있습니다. 마카롱이랑 장르가 달라서 동일 선상에서 뭐가 더 맛있다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마카롱 만큼이나 맛있습니다. 한 박스 사놓고 먹고 싶은 맛입니다. 동행자는 그냥 별 감흥 없어 했던 것을 보면, 제 취향에 딱 부합하는 쿠키였던 것 같기도 합니다.

 

'레프레미스'에서의 디저트는 상당히 만족스러웠습니다. 앞으로도 마카롱이 먹고 싶을때면 종종 들르게 될 것 같습니다. 사실은 집이 멀어서 자주는 못 들를 것 같습니다. 우리 집 앞에도 마카롱 잘 하는 집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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