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제리아 호키포키, 서초동 - 좋은 도우가 좋은 피자를 만든다

지난 주에 이어 이번 주에도 피자를 먹었습니다. 지난 주 피자집을 탐색할때 눈 여겨 봐둔 가게가 있었는데, 이런저런 이유—지난 주에 피자 먹었는데 또 먹어?로 자꾸 차일피일 미루다보면 결국 못가게 될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예술의전당 근처의 피자집 '피제리아 호키포키'입니다.

 

조용한 동네에 깔끔한 외관. 마음에 듭니다. 

지하철로 오기에는 약간 불편할 수 있습니다. 3호선 남부터미널 역에서 내리는 것이 그나마 편리하겠습니다.

 

이름과 잘 어울리는 가게 로고입니다. 넘모 귀엽자나

 

가게 내부는 이렇게 생겼습니다. 굉장히 깔끔한 분위기라서 마음에 듭니다.

 

주방은 뒷편에 있습니다. 어차피 우리가 요리할 것은 아니니 몰라도 되는 사실이겠습니다.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메뉴판. 이런저런 종류의 피자가 있네요

 

테이블에 놓인 메뉴판이 훨씬 더 자세합니다. 피자들은 13인치와 16인치로 제공됩니다. 저희는 둘이 갔기에 13인치에 하프앤하프로 두 가지 종류의 피자를 동시에 맛보기로 했습니다. 참고로 이 뒷장에 보면 다양한 주류가 적혀있는데요. 이때는 대낮인고로 저는 딱히 확인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찾아보니 내추럴 와인과 흔치않은 라인업의 이런저런 주류들이 구비되어 있는 모양입니다. 피자에 한 잔하기 좋을 것 같습니다. 저도 다음에 저녁에 방문하게되면 와인을 마셔보리

 

네 뭐 식탁에 이런게 있더라구요. 습관적으로 찍었죠?

 

참고로 피자엔 콜라가 짱입니다.

 

피클은 직접 담그시는 듯 합니다. 하나 먹어봤는데 꽤 괜찮습니다.

 

피그올리브/화이트 할라피뇨 (13인치, 하프앤하프, 27,000원)

피자가 나왔습니다. 큼직큼직하게 6조각으로 나눠져 있습니다. 도우는 얇은 편입니다. 듣기로는 미국식 피자, 그 중에서도 특히 포틀랜드 식이라는데 포틀랜드에서 피자를 먹어본 적이 없어서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이쁘게 찍어보려고 노력했는데 실패

 

그래서 동행자가 아이폰XS으로 찍은 사진을 가져왔습니다. 편안

 

다시 제 폰으로 클로즈업해서 찍어보았습니다. 이쪽은 피그올리브입니다. 페퍼로니 베이스에 올리브와 미트볼 모양 소시지(메뉴판에 적힌 걸로는 초리조인듯)가 잔뜩 올라갔습니다. 맛있었습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아래에서 다시 해보겠습니다.

 

이 쪽은 화이트 할라피뇨입니다. 제가 생각한거보다 큼지막한 할라피뇨가 미트볼 모양 소시지(펜넬 소시지 인듯)와 리코타 치즈와 함께 올라가 있습니다.

 

우선 피그 올리브부터 한 조각 먹습니다. 피자 상당히 마음에 듭니다. 가장 먼저 제 마음을 사로잡은 포인트는 바로 도우입니다. 얇지만 쫄깃하고 바삭합니다. 이 쫄깃함과 바삭함을 동시에 잡는 것이 맛있는 도우의 요소라고 생각하는데, '피제리아 호키포키'의 피자는 그 측면에서 어느정도 합격점을 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도우에 대한 인상을 좀더 쉽게 이야기하자면 바게뜨스럽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갓 구운 바게트인데 아주 얇게 구운 느낌. 그리고 그 위에 치즈와 이것저것 다양한 토핑을 올린 느낌입니다. 

 

그 위로 올라간 페퍼로니와 소시지, 그리고 꽤 촘촘한 올리브까지. 일단 도우가 맛있으니 토핑이 충분히 퍼포먼스를 발휘할 멍석이 깔린 셈입니다.

소시지류는 유우명한 샤퀴테리인 메종조에서 가져온다고 들었습니다. 물론 제가 메종조 소시지를 사먹어보지 못한고로 이 소시지가 메종조소시지라서 훌륭한 소시지다라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어쨌든 맛있는 소시지라는 것은 확실하게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그냥 미트볼인줄 알고 별 생각 없이 먹었다 맛있어서 깜짝 놀라 반해버린 케이스.

 

좀 큰거 같아서 반 잘랐는데 자르니까 너무 작아서 다음거는 안 자르고 먹음

그럼에도 이 피자를 세상사람들 모두에게 추천할 수 있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즉 입맛따라 호불호를 탈 수도 있겠다는 겁니다. 가장 큰 요인은 바로 염도입니다. 특히 페퍼로니에서 나오는 짠맛이 상당한 편입니다. 저야 뭐 피자는 좀 짜야지 제대로 된 피자라고 생각하는 사람이기에 더 짰더라도 맛있게 먹었겠지만, 사람에 따라서는 이 쨍한 염도에 당황할 수도 있겠습니다. 일단 저와 이날 함께했던 동행자가 그랬습니다. 

그렇다고 이 피자집이 더 낮은 염도를 지향해야하느냐 묻는다면, 저는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대답할 것 같습니다. 이런 페퍼로니류의 피자는 이 쨍한 짠 맛 속에 매력을 품고 있는 피자니까요. 물론 어차피 염도를 올리고 말고는 사장님의 영역이겠지만 저의 취향으로는 그렇다는 것입니다.

 

빵 크러스트 바삭바삭했다는 것 보여줄려고 찍은 모양입니다. 언제 찍었냐 이거

아 그건 그거고 피자가 식으면 식을수록 도우가 다소 질겨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뜨끈할때 빨리 묵어야함

 

이번엔 화이트 할라피뇨입니다. 피제리아 호키포키의 시그니처와도 같은 메뉴라는 것 같습니다. 크림소스 베이스인줄 알았는데 그건 아닌 듯 합니다. 염도는 좀 덜하지만 리코타치즈의 부드러움이 그 자리를 메꿉니다. 거기에 종종 씹히는 할라피뇨로 매콤한 맛이 치고 들어옵니다. 그리고 역시나 맛있는 소시지. 다음에 오면 소시지 잔뜩 들어간 걸로 시켜야겠습니다.

 

다만 개인적인 취향으로는, 앞서 먹은 피그앤올리브 보다는 다소 아쉬웠습니다. 어쩌면 이미 피그앤올리브의 쨍한 염도에 입이 익숙해졌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피자를 먹으면서 군데군데 여백이 느껴지는데, 특히 리코타 치즈의 부드러운 맛이 지우개처럼 다른 맛의 매력을 지우고 있다는 생각이 조금 들었습니다. 페퍼나 핫소스가 조금 생각났다가 제가 맵찔이란 사실을 다시 떠올리고나서는 그냥 마저 먹었습니다. 좋은 도우, 좋은 피자를 만났기 때문에 더욱 아쉬운 부분이었습니다.

 

괜찮은 피자집을 하나 알게 됐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습니다. 기회가 되면 빠른 시일 내에 재방문해서 와인도 먹고 다른 피자도 먹어보고 싶습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동시에 다른 사람들 아무나에게 쉽사리 추천하기는 조금 어려울 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너무 제 취향에만 맞는 것도 같아서요.. 역시나 피자는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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