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하동, 여의도 - 마라톤 후의 행복 곰탕

합정옥에 이어서 최근에 먹었던 곰탕 한 그릇 더 적어보겠습니다. 여의도에 위치한 수하동 입니다.

 

 

생생한 해상도로 지문 공개

 

아침부터 마라톤 10km를 뛰고 나니 뭘 먹어도 맛있을 상태가 되었습니다. 찬 바람 맞으면서 한참을 뛰었더니 뜨끈한 국물이 땡기는 고로 주저 없이 하동관으로 향했으나..

 

 

굳게 닫힌 문

 

알고보니 일요일은 하동관의 휴무일.. 택시까지 타고 하동관 입구까지 달렸으나 수확 없이 발걸음을 옮겨야 했습니다.

 

 

다행히 이곳은 일요일에도 일한다

 

하지만 허탈한 마음을 안고 선택한 대안은 바로 수하동. 수하동은 하동관에서 떨어져나온 일종의 분점 개념이라고 들었습니다. 하동관 가족 분이 운영하는 것이라고는 들었는데, 복잡한 남의 집안 가정사는 관심이 없어서 더 정확한 정보는 모르겠습니다. 제게 오직 유효한 정보는 수하동도 하동관과 비슷한 스타일의 곰탕을 내는 곳이라는 점.

IFC몰 맞은 편 시티플라자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깔끔한 인테리어가 좋습니다. 곰탕은 가격이 좀 있는 편이지만 원래 이쪽 계열 곰탕들은 비싼 것이 정상인지라.. 이 정도면 충분히 사먹을만하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곰탕 (특별, 15,000원), 수저를 이렇게 꽂아놓으니 제삿밥 같은데

 

저는 특곰탕을 골랐습니다. 스무공이나 25공을 먹어볼 생각도 있었으나, 공복에 굳이 무리해서 잔뜩 음식을 집어 넣고 싶지는 않은 마음에 소심하게 특곰탕만을 주문한 것입니다. 놋그릇에 곰탕이 한그릇 담겨져 나옵니다. 그릇 사이즈는 합정옥보다는 조금 작은 듯 합니다. 그래도 고기 자체는 양은 비슷한 것 같습니다. 사실은 합정옥의 그릇보다는 이 그릇이 좀 더 세련되고 정갈하게 느껴집니다. 인테리어나 전체적 가게 분위기 자체는 수하동의 압승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만원이 넘어가는 식당에서 기대할 수 있는 쌈마이스럽지 않은 깔끔한 분위기를 잘 내고 있습니다.

 

 

합정옥에 비해 멀겋다는 느낌은 조금 덜하다

 

살코기와 천엽 역시 잔뜩 들어 있습니다. 국물 온도는 바로 먹을 수 있을 만큼 충분히 식혀져 있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이 온도가 옳게 된 국물의 온도라고 생각합니다. 팔팔 끓는 채로 갖다주는 국밥들은 도무지 바로 먹을 수가 없습니다. 한참을 국물을 후후 불며 식히는 수고를 감수해야 합니다. 고객들 입을 다 조져버리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는 것이 아니라면 국물은 충분히 식혀서 식탁으로 나가야한다고 생각합니다.

 

 

ㅜㅜ

 

지금껏 계속 칭찬을 했으나 굉장히 안타까웠던 점은 국물 속 밥이 뭉쳐져 있다는 부분. 사실 토렴을 해서 내온 밥이라면 절대 이렇게 밥이 뭉칠 수는 없습니다. 밥알들이 하나하나 풀어져 국물을 잘 머금고 있어야 토렴을 제대로 한 것입니다. 이렇게 밥알이 뭉친 채로 국물 안에 들어있다면 아마 토렴을 제대로 하지 않은 것이 아닐까 조심스레 의심을 해보았습니다. 

 

 

곰탕에 표정을 불어 넣는 것은 파

 

이러나 저러나 뭉친 밥은 제가 알아서 숟가락으로 으깨서 풀어주면 되겠습니다. 뭉친 밥을 국물 안에서 풀면 밥풀에 있던 전분이 흘러나와 국물을 망친다고도 하지만 제 혀는 거기까지는 감지하지 못할 것 같아 그냥 풀었습니다.

그리고 지난 합정옥에서의 실수를 떠올리면서 이번에는 빠른 타이밍에 파를 투하했습니다. 이 곳의 곰탕도 물론 소금 간을 조금 해주어야 합니다. 그럼에도 합정옥과 비교했을 때는 더 간이 어느정도 되어있는 느낌으로 나옵니다. 국물의 감칠맛을 더욱 극대화 시키려면 소금을 적당량 넣어 간을 맞춰주는 것이 좋습니다. 감칠맛은 감칠맛 혼자 있을 때보다는 짠맛과 더해질 때 더 맛있게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김치도 좀 먹어주고 하는게 좋겠다 싶어서 일단은 사진을 찍었는데, 아마 마지막까지 하나도 안 먹었던 것 같습니다. 그 이유는 그냥 곰탕 맛이 자체가 좋았기 때문.

 

 

놋그릇이어서 그런지 첫 온도는 낮아도 그 온도가 비교적 끝까지 유지된다

 

아주 정신없이 먹어치웠습니다. 10키로를 뛰고 먹으면 뭘 먹어도 맛있겠지만은, 그래도 뜨듯한 국물에 밥을 말아 한 그릇 뚝딱하고 나니 그 행복감은 이루 말할 수가 없습니다. 진한 소 국물에 지친 몸이 회복되는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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