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목식당, 중앙대 - 골목길 수제비

어느 학교 앞에를 가나 꼭 그 학교 학생들만의 소중한 맛집이 있습니다. 저희 학교 앞에도 저희 학교 학생들이 자주 찾는 식당이 있습니다. 그런 식당들이 소중한 이유는 단순히 맛있는 음식 때문이 아닙니다. 수 년간 학교를 다니면서 겪은 오만가지 희노애락들이 그 음식들에 자연스레 섞이기 때문입니다. 기쁠 때 가서 먹었던 기억, 슬플 때 가서 소주 한 잔 했던 기억, 그런 기억들이 모여서 학교 앞 식당을 특별하게 만듭니다. 

제가 오늘 찾은 음식점은 중앙대 앞 흑석시장에 위치한 수목식당입니다. 벌써 수십년째 중앙대 학생들을 위로로 해주고 있는 곳일겁니다.

 

믿음의 미닫이 문

무려 40년 전통이라 적혀있으니 노포라고도 할 수 있겠지요.

 

젊은 친구들

시장에 위치했지만 시장 주민들이라고 하기에는 손님들의 연령층이 낮습니다. 아마 중대생들이라고 보는 것이 낫겠습니다. 심지어 자리도 없어 대략 3분정도 웨이팅 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근데 알고보니 티비도 여러번 탄 집

시장+대학가 콤보로 매우 저렴한 가격입니다. 보통은 칼제비와 라제비가 유명하다고 하는 것 같습니다. 왠지 오늘은 매운게 땡기지는 않아서 그냥 칼제비와 떡만두국 하나를 주문했습니다. 물론 저 혼자 두개를 먹는 것은 아니고 둘이 함께 먹을 것입니다.

 

i love 킴치

김치가 나왔습니다. 짭짤하고 시원한 김치입니다. 저는 웬만해서는 김치에 딱히 감동 받지는 않는 편인데 이곳은 꽤 특별합니다.

 

칼제비 (5,000원)

바지락 베이스의 칼제비가 나왔습니다. 깔끔하고 담백한 국물입니다. 김가루와 바지락에서 우러난 감칠맛이 구미를 당깁니다. 

면은 면이고 수제비는 수제비입니다. 그닥 특별할 것은 없지만 시원한 김치와 함께하니 먹기 좋습니다.

 

떡만두국 (6,000원)

떡만두국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로 걸쭉하게 끓여내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국물이 꽤 먹을만 합니다. 뜨끈한 국물에 찬 몸이 지르르 녹습니다. 

 

수제? 공장제? 맛만 있으면 장땡

직접 빚으시는지 공장제인지 물어보지 않아 알 수는 없지만 만두가 맛있습니다. 그냥 으깨서 국물에 풀어 먹을까 했는데 만두 맛이 좋아 그냥 따로 먹었습니다.

 

김치가 너무 맛있어서 다시 한 번 찍었습니다. 일종의 앵콜 촬영. 시원한 김치가 국물 맛을 더더욱 잘 살려줍니다. 사실은 김치만 있어도 막걸리 한 병은 그냥 박살낼 수 있을 것만 같습니다. 김치 맛집을 가진 중대생들이 조금 부럽습니다.

그럼에도 우리 학교에도 우리 학교 나름의 맛집이 있겠지요. 아마 모든 학교 마다 그럴 겁니다. 이런 식당들이 문 닫지 않고, 맛 변하지 않고 오랫동안 학생들의 곁에 있어줬음 하는 마음입니다. 따뜻한 한끼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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