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블러, 서촌 - 특별한 날의 칵테일과 위스키

특별한 날에는 특별한 것을 먹어야 겠지요. 특별한 음식이 무엇인지 기준은 명확하지 않으나 흔히 먹을 수 없는 음식을 먹을 때 보통 특별한 걸 먹었다고 하는 것 같습니다. 고로 위스키 문외한인 저에게는 위스키가 특별한 음식인 것입니다. 그래서 서촌에 위치한 어느 바에 들린 이야기입니다. 위스키와 칵테일 몇 잔으로 특별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간판 멋있다

코블러는 경복궁 역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역과 멀지는 않지만 굉장히 으슥한 골목에 자리하고 있기에 지도어플을 굳게 믿고 따라가야합니다. 마치 칵테일 바가 없을 것만 같은 곳에 있기 때문입니다. 

 

한옥스타일의 건물 안에 바가 위치하고 있습니다. 분위기는 꽤 고풍스럽습니다. 혹시 영화 '소공녀'를 보셨나요. 주인공이 매번 위스키를 마시러가는 바를 바로 이곳 코블러에서 촬영했다고 합니다. 저는 거의 오픈시간에 맞춰 7시 30분쯤 갔기에 기다리지 않고 입장할 수 있었습니다. 좀 더 늦게오면 웨이팅이 있을 듯 합니다. 

 

물과 함께 기본 안주로 호두와 땅콩이 나옵니다. 땅콩은 모르겠지만 호두는 가게에서 직접 구우신다는 것 같습니다. 달착한 맛이 꽤 좋습니다. 

 

바 자리 앞으로 이런 저런 장식들과 술들이 있습니다. 바텐더들이 오고가면서 손님들에게 주문을 받습니다.

코블러는 메뉴판이 없습니다. 딱히 먹고 싶은 칵테일이 없다면, 본인 취향을 바텐더에게 설명해주면 알아서 적당한 걸 갖다 줍니다. 맘에 안든다고하면 다시 타준다는 것 같습니다. 가격은 계산할 때야 알 수 있습니다. 대략적으로 한 잔 당 가격은 20,000원에서 35,000원 선 입니다. 대충 한 잔에 25,000원 정도로 고려하고 주문하면 되겠습니다. 비싸긴하지만 그래도 그럴만한 가치가 있었습니다.

 

제가 첫번째 잔으로 받은 것은 랍스칼리온 입니다. 스카치 위스키 베이스로 셰리 와인도 섞고 뭐도 섞고 했다는 것 같습니다. 바텐더 분이 굉장히 친절하고 열정적으로 설명해주십니다. 들을 땐 재밌는데 술먹으면서 들은거라 집에 오니 기억이 하나도 안 납니다. 위스키 특유의 단맛이 더욱 도드라져있습니다. 스모키한 향도 굉장히 강한데, 잔에 향을 위해 이런저런 장치를 해두셨다고 합니다. 오른쪽 위의 리본 같은 것은 레몬 껍질입니다.

 

동행자의 선택은 슬로우진피즈. 사실 동행자가 선택한 것은 아니고 바텐더가 선택한 것입니다. 진피즈에 뭐 이것저것했다는데 제꺼가 아니어서 잘 기억은 나지 않습니다. 얼음 위에 레몬과 홍차잎을 올린 것이 재밌습니다. 마실때마다 코로 홍차향을 흡입하게 됩니다.

 

이상하게 찍을 때마다 조명이 붉다가 말다가 합니다. 

 

제 랍스칼리온에 들어갔던 베이스 스카치위스키인 글렌드로낙입니다. 잘 모르는 위스키입니다. 초면이기 때문입니다.

 

웰컴푸드로 애플 파이가 나옵니다. 주방에서 바로 구워내서 주는데 단맛이 그리 강하지 않고 맛있습니다. 갓 구운 파이가 맛 없기도 힘들겠지만 아무튼 잘 먹었습니다.

 

분위기가 너무 좋은 바이니까 사진은 대충 찍고 그냥 즐겼습니다. 돈 낸 만큼은 즐기겠다는 마인드.

 

두번째 잔을 추천 받기 전에 아까 사두었던 레더라 초콜릿을 꺼냈습니다. 초콜릿에 어울리는 위스키를 추천 받기로 했습니다.

 

좌측은 맥캘런 우측은 오큰토션입니다. 둘 다 초면입니다. 맥캘런은 음.. 넘버 몇이고 뭐라고 막 설명을 들었는데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저는 위스키를 잘 모르기 때문에 들어도 잘 모르는 것입니다. 오큰토션은 오크통 여러 개에 돌아가면서 숙성 시킨 게 특징이라고 했던 것 같습니다. 역시 잘 모르겠습니다. 유일하게 알겠는 것은 위스키 맛이 좋다는 것. 

 

이 사진을 찍어뒀기에 위스키 이름들을 기억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위스키를 시키면 소고기 타다끼를 줍니다. 맛은 괜찮은데, 이 소고기가 함축하는 의미는 위스키 가격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취해서 금전감각을 상실하고 마지막으로 한 잔을 더 주문합니다. 이번에 제가 받은 칵테일은 기믈렛입니다. 진 베이스의 칵테일입니다. 달지 않은 것을 주문했더니 이걸 주셨습니다. 진토닉과 비슷하지만 단 맛이 제거되었습니다. 이쪽 업계 언어로는 드라이한 맛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술 같은 술입니다. 꽤 맘에 드는 술입니다.

 

일부러 기울여 찍은 것은 아닙니다. 나중에 확인해보니 과거의 제가 기울여서 찍었던 것입니다. 동행자가 선택한(사실은 선택받은) 칵테일은 그냥 진피즈입니다. 역시나 진 베이스의 칵테일로 단맛이 있습니다. 술 같지 않게 느껴지는 맛있는 칵테일입니다. 

 

가격은 꽤 나왔지만, 그래도 특별한 날에 한 번쯤 먹기에 나쁘지 않았습니다. 위스키라는 낯선 장르가 생각보다 꽤 매력이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다만 취미로 삼았다가는 집안이 거덜날지도 모르겠습니다. 반년에 한 번씩, 특별한 날에는 방문해 즐겨볼만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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