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과점 합, 안국역 - 한과의 잠재력

한과에 잠재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약과나 유과 맛있잖아요. 다만 아직 이런 한과에 대한 인식들이 아직 제사 때나 먹는 음식 정도에 머물러 있다고 할까요. 좀 더 일상으로 다가오지 못하는 그런 인상입니다. 조금 더 세련되게, 조금 더 고급화를 거친다면 한과들이 케이크만큼이나 우리 주변에 찾아올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그래서 방문해 보고 싶었던 곳이 바로 이곳 '합' 입니다. 프릳츠 윗층, 한식공간과 다이닝 인 스페이스 아랫층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아마 이 건물 자체를 인 스페이스라고 부르는 모양입니다. 저는 처음 알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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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지어진 계단을 통해 2층으로 올라갑니다.

 

 

길쭉한 직사각형 모양의 공간인데요, 사방이 유리로 뚫려 있으면서 한옥이 가까이 보이는 상당한 뷰를 자랑합니다. 외국에서 친구들 놀러오면 데려가기 좋겠어요.

 

이게 합의 대표메뉴라는 주악입니다. 곶감처럼 생겼네요.

 

요것은 약과. 우리가 흔히 보던 것과는 조금 다르게 생겼죠. 켜가 들어간 개성약과 스타일인 듯합니다. 

 

대강 이런 선물세트들이 있었습니다.

 

먹고 갈 사람들은 여기서 낱개 포장된 걸 사면 됩니다.

 

음료는 인당 하나씩 시켜야 하는 것 같습니다. 저희는 커피와 유자차를 주문했습니다. 둘 다 꽤 먹을 만 했습니다. 커피도 상당히 괜찮아요.

 

바람 떡 (2,000원)

일단 바람 떡을 먹어봤습니다. 주악과 함께 합의 대표메뉴 중 하나인 듯 합니다. 새하얀 떡인데 촉감이 몰랑몰랑합니다. 떡 안의 소와 떡 표피간의 간격이 좀 있는 편이라서 더 말랑하게 느껴지는 모양입니다.

 

소는 그렇게 달지 않습니다. 부담없이 하나씩 집어먹기 좋겠습니다. 손이 더러워지지도 않고 끈적임이 그리 남지도 않구요. 무엇보다 식감이 상당히 좋습니다. 보통 외국인들이 떡을 기피하는 이유가 이에 붙을 정도로 쫀득하기 때문이라고들 하는데요, 그 말이 맞다면 외국인들도 이 떡은 무리 없이 먹을 수 있겠습니다. 어느정도 모찌 스러우면서도 떡 스러움을 놓치 않은 느낌입니다.

 

주악 (2,000원)

주악입니다. 주악은 그 모양이 조약돌 마냥 귀엽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합니다. 저도 방금 검색해봤음. 아무튼 찹쌀을 치대 만든 떡에 소를 넣고 기름에 지져 만든다고 합니다. 

 

찹쌀 도너츠 같은 껍질 식감에 그 안에는 소로 아까 바람떡에 들어갔던 그 소가 들어가 있습니다. 겉에 발린 꿀이 달달한 맛을 담당하는데, 다행히도 그리 달지 않아 부담없이 먹을 수 있습니다. 

 

간장약과 (2,000원)

마지막으로 먹은 것은 약과 입니다. 흔히 시중에서 먹는 약과보다 기름기가 덜해서 먹기 훨씬 부담이 적습니다. 단 맛도 충분히 배제한 것이 장점입니다. 커피와 함께 먹기에 좋은 맛입니다. 폭신하게 씹히는 식감이 개인적으로는 너무나 좋은데 동행자는 별로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호불호가 갈리는 모양.

 

 

깔끔한 분위기에서 잘 만들어진 한과를 먹을 수 있었습니다. 가격은 결코 만만하지 않지만, 그럼에도 한과의 잠재력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이정도로 세련되게 잘 변형된 한과라면 한식뿐만 아니라 세계에서도 충분히 경쟁력 있지 않을까요? 제가 한과를 너무 좋아하는지라 너무 나간 것인지도 모르겠지만, 어쨌든 '합'에서 한옥을 보며 앉아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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