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구식당, 신촌 - 고기 가득한 파스타와 라자냐

뜨끈하게 파스타 한 그릇 때리고 싶은 날이었습니다. 신촌에 생각보다 땡기는 곳이 없는 가운데, 간신히 발견한 '라구 식당'입니다. 고기 소스인 라구를 이용한 파스타와 라자냐를 판매합니다. 

 

가게는 경의중앙 신촌역 쪽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2호선 신촌 역과는 다소 거리가 있습니다. 주택가 비스무리한 뒷골목에 위치하고 있으니 핸드폰을 꼭 붙들고 가야합니다.

 

 

사진이나 설명으로 봐서는 볼로네제 풍 라구인듯

라구를 이용한 파스타와 라자냐를 팔고 있습니다. 라구는 어지간해선 다 맛있기 때문에 설렙니다.

 

 

가게 내부는 벽돌 스타일의 인테리어로 되어 있습니다. 가게 내부도 생각보다 넓직하고 테이블 간 거리도 꽤 있는 편이라 분위기는 쾌적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냅킨은 그냥 냅킨이라 슬픔

기본적으로 타바스코와 파마산 치즈 가루가 비치되어 있습니다. 

 

 

가격은 파스타치고는 합리적인 편입니다. 와인도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으로 몇 종류 준비되어 있습니다.

 

 

참고로 물과 수저는 따로 준비해가지 않아도 가게에서 제공합니다.

 

 

무똥 까떼 레드 (10,000원 / 잔당)

와인도 두잔 시켰습니다. 저희는 와인 이름을 봐도 잘 모르니 그냥 만원짜리 두잔을 시킨 것입니다. 원래는 팔천원짜리 두잔을 시키려고 했는데 품절이라 만원짜리로 시켰습니다. 예상 외 사천원의 지출이 있었습니다. ㅜㅜ

뭐 칸 영화제 공식 뭐시기 하는데 저는 잘 모르겠고, 제 입맛에 맞았습니다. 아무래도 와인은 달달한 것보다는 쌉쌀한 것이 좋습니다. 과일 향도 싱그럽고 술먹는 느낌도 납니다. 와인 경험치가 쌓일때마다 점점 와잘알 소믈리에에 가까워지고 있는 기분입니다 야호

 

 

바게트 (3,000원)

버터를 발라 구운 바게트는 다섯 피스에 삼천원입니다.

 

 

버터를 발라 구운 빵이 맛이 없으면 그게 이상한 것이겠습니다. 라구식당의 구운 바게트도 맛있습니다. 게다가 적당하게 구워내서 겉이 적당히 바삭합니다. 빨리 다 먹어버리고 싶었으나 이따 라구 소스와 함께 먹기 위해 조금 기다리기로 했습니다.

 

 

이날 저희는 운이 좋아서 꼬다리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원래 바게트 다섯 조각이 정량인데 저희는 여섯조각을 받은 것. 저희가 이번 바게트의 막차를 탔던 모양입니다.

 

 

라구파스타 (13,000원)
라자냐 (14,000원)
단체샷

와인을 홀짝이고 있으니 금새 요리가 나왔습니다. 사실 금새 나온것 같지는 않고 조금 기다렸습니다. 아무튼 피클도 나오고 그랬습니다.

 

 

아까 찍었던게 혹시 별로였을까봐 보험용으로 한장 더찍은 것

파스타는 방금 팬에서 나온 것이 분명합니다. 찌개 마냥 김이 풀풀 올라오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서빙 직전 강하게 바짝 볶아낸 모양입니다.

아무튼, 라구파스타는 스파게티 면을 사용했습니다. 보통 이런 묵직한 소스에는 넓은 면(딸리아뗄레나 파파르델레)을 쓰는 것이 이태리 국룰이라고 알고 있는데 그걸 고려하면 조금 독특한 선택인 것 같기도 합니다. 면이 넓을 수록 소스의 건더기들이 더 잘 딸려나올 수 있기야 하겠지만 얇은 면도 얇은 면만의 또 나름에 장점이 있겠지요.

 

 

초점 겁나 안잡혀

사실 스파게티 면 자체에 소스가 잘 들러 붙는 다는 느낌은 없었는데, 워낙 소스 자체가 존재감이 크다보니 그냥 조금씩 면위에 얹어 먹으니 꽤 밸런스가 맞아떨어집니다. 좀더 소스와 면이 잘 엉겨있었다면 좋았겠으나, 그점을 빼고 맛 자체만 보자면 크게 흠잡을 데가 없습니다. 소스 속 고기와 토마토 맛이 잘 맞아 떨어지고, 입안에서 고기가 씹힐 수록 내는 감칠맛이 매력적입니다. 

 

 

라자냐입니다. 사각형 모양으로 넓직하게 편 파스타 면에 소스를 사이사이 발라 여러 겹 쌓은 후 치즈를 뿌려 오븐에 구워 먹는 요리입니다. '라구식당'의 라자냐에는 라구 소스가 상당히 잔뜩 들어갔습니다.

 

 

빵에다도 올려먹음

일단 고기가 잔뜩 들어갔고 그 사이에 밀가루 반죽 면이 들어간 것이니 직관적으로 맛있습니다. 소스는 아까 파스타의 그 라구와 같은 듯 한데 다만 달착지근한 맛이 좀 강하게 들어간 것이 제 입맛에는 다소 아쉬웠습니다. 라구의 감칠맛과 짠맛 그리고 토마토에서 오는 약간의 단맛  정도로도 충분히 균형이 잡혀 있었는데 거기에 어떤 이유에서인지 달큰한 맛이 한 스푼 들어가면서 라자냐의 인상이 단맛으로 귀결됩니다. 오븐에서 잘 구워낸 치즈로도 잡아낼 수 없는 단맛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아쉬웠던 부분입니다.

 

 

초점어디갔어
수전증 고치는 법 아시는분..

파스타를 예쁘게 먹기 위해 이런 저런 노력을 했던 모습입니다. 왜 수저에 올려놓고 사진을 찍으면 포커스가 맞지를 않는 걸까요. 수전증이 너무 심한 것이 그 이유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수저도 흔들리고 핸드폰도 흔들리니 초점도 흔들리지 않고는 배길 수가 없는 것입니다.

 

 

아껴뒀던 바게트에도 라구소스를 올려 먹었습니다.

 

 

둘이서 두 접시를 깔끔하게 먹었습니다. 라구파스타에 라구라자냐를 함께 먹었으니 너무 라구라구해서 물리지 않을까 조금 걱정했었는데 그러지는 않았습니다. 괜찮은 수준의 라구 소스에 즐겁게 먹을 수 있었습니다. 잘 먹었습니다.

 

 

근데 계산하고 나니까 뭔가 배고픈 거 같아서 와퍼주니어랑 너겟먹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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