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히 맥주가 마시고 싶은 날이 있습니다. 평소처럼 굳이 맥주를 먹어야 하는 이유를 달아가며 합리화 할 수도 있겠지만 그냥 깊은 생각없이 냉장고를 열고 맥주를 꺼내야만 하는 날이 있습니다. 오늘이 그랬습니다. 맥주는 맥주만 먹어서는 즐겁지 못합니다. 우리의 맥주친구 냉동 브리또를 꺼냈습니다. 호세 올레 아저씨가 만든 브리또를 사왔습니다. 저번에 1불에 3개를 살 수 있던 브리또는 조금 실망스러웠기 때문입니다. 이번 브리또는 2불에 3개를 살 수 있는, 조금 더 중산층을 겨냥한 제품입니다. 토티노 피자롤도 사봤습니다. 예전에 여행가서 에어 비앤비에 묵을 때 그 집 냉동고에서 잠깐 보았던 것인데, 은근 기억에 남아 이번에 큰 맘 먹고 한 번 사와봤습니다. 큰 맘을 먹었다는 것은 예상보다는 비쌌다는 것입니다. ..
오늘 점심은 치즈 버거입니다. 냉동고에 들어있은지 오래 되어 상태가 걱정되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미국에 오기 전까지는 화이트 캐슬이라는 브랜드는 물론, 이런 네모난 치즈 버거가 세상에 있는 줄도 몰랐습니다. 그러나 위키백과 가라사대 화이트 캐슬은 무려 미국 최초의 패스트푸드라고 합니다. 우연찮은 기회에 화이트 캐슬이 치즈버거로 꽤 유명한 브랜드라는 사실을 알게되었고, 그게 마트 갈때 마다 있던 그 네모한 치즈버거라는 사실을 뒤늦게 깨닫게 되었습니다. 게다가 영화관이나 경기장에서도 흔히 팔고 있는 미국의 대중간식이라는 사실을 알게되고 그 맛이 궁금하여 냅다 사왔던 것입니다.주변에 매장이 있다면 가서 사먹어 보았을 텐데, 안타깝게도 그렇지 못해 그냥 전자레인지로 데워먹는 것으로 만족하기로 했습니다. 네모한..
누가 캘리포니아를 날 좋은 동네라고 했는가. 사실 모두가 그랬다. 한국인이건 미국인이건 에티오피아인이건 모두가 입모아 캘리포니아 날씨하나 만큼은 끝내준다고 했는데, 왜 내가 왔을 때 갑자기 이렇게 비가 오는 것이란 말인가! 내가 비를 그렇게 싫어하는데 하늘은 이리도 무심하단 말인가. 겨울에 날씨 좋은 곳에서 꿀빨고 있는 꼴을 못본 한국친구의 간절한 기도 때문인지도 모른다.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그 녀석도 감기에 걸리기를 간절하게 기도한다. 아무튼 따듯한 옷도 별로 안가져왔는데 뜬금없는 번개폭풍이 치고 비가 이리도 쏟아지면 나는 어쩌란 말인가. 혹여라도 감기라도 걸렸다가는 미국의 살인적이고 어마어마한 의료비에 그만 대국민 청원을 올려야할지도 모른다. 다들 알다시피 나는 미국에서 인턴으로 잠깐 체류하고 있는 ..
오늘 점심은 스피디하게 섭취할 예정입니다. 회사 점심 시간을 틈타 집으로 탈주했기 때문입니다. 집과 회사의 거리는 왕복 도보 30분, 제게 주어진 점심시간은 60분. 오후 일과를 위해 필수적으로 취해야하는 휴식 시간 15분, 화장실 타임 5분을 제하고 나면 제게 실질적인 점심 시간은 10분밖에 주어지지 않았습니다. 참으로 열악한 근무 환경이 아닐 수 없겠습니다. 오늘의 점심 타임어택을 위해 선택한 메뉴는 피자입니다. 한국에 오뚜기 3분 카레가 있다면 미국에는 크로거사의 3분 피자가 있습니다. 가격도 1불 미만으로 착해서 저 같은 거지 외노자에게 안성맞춤인 식품입니다. 한동안 제 주식이기도 했습니다. 종이 박스를 벗겨내면 이렇게 생긴 피자가 들어 있습니다. 오늘 제가 고른 피자는 트리플 미트맛입니다. 이외..
인간은 보통 하루 세 번 식사를 합니다. 혹자는 이러한 식습관이 인간에게 정착된지 그닥 오랜 시간이 지나지 않았으며, 불과 몇 백년 전까지만 해도 아침과 저녁만을 먹는 1일 2식 생활을 했다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곰곰히 생각해보면 옛날에는 지금처럼 음식물 쓰레기가 남아돌정도로 식량 생산량이 폭발적이지도 않았을 테니 나름 일리 있는 이야기 같습니다. 과거가 어쨌거나 저쨌거나, 현대인은 1일 3식을 하는 것이 불문율처럼 적용되어 대부분의 사람들이 하루 세끼를 챙겨먹어야한다는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있고, 실제로 하루 세끼를 꼬박꼬박 챙겨먹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 같은 경우에도 현대인으로서 꼬박꼬박 하루 세끼를 챙겨먹으려 노력하고 있으나 저의 빈약한 지갑사정과 파산 직전의 재정 상태로 인하여 그 노력이 좀처럼 이..
얼마 전 친구가 말했다. 끼니를 때우는 것과 식사를 하는 것은 다르다고. 맞는 말이라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그녀가 덧붙여 말했다. 미국에 살다 보니 식사다운 식사를 해본 지가 참 오래되었다고. 또한 그랬다. 가난한 외노자로서 미국의 살인적인 식당물가를 고려하고, 부엌을 맘 편히 쓸 수 없는 셋방살이 신세임을 고려했을 때 식사다운 식사를 하는 것은 우리에게 사치다. 참고로 그날은 간만에 사치를 부리려고 마음을 먹은 날이었고, 간만에 식사다운 식사를 하고 난 우리가 식당에 결제해야 했던 가격은 13만원에 육박했다. 셋이서 삼겹살을 먹은 결과다. 그럼에도 나는 기꺼이 미식을 추구하겠다. 비록 간편식으로 한끼를 대강 때워 넘겨야 할지라도 그 잠깐의 섭취 속에서 최고의 맛을 찾겠다는 것이다. 정수기와 전자레인..
여러분들은 전문가라고 자신 있게 주장할 수 있는 분야를 가지고 있는가? 아마 이 질문에 그렇다라고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결코 많지 않을 것이다. 나 또한 그렇다. 어느 한 분야만큼은 내가 그 누구보다 방대한 지식을 갖고 있고, 어떤 질문에도 나만의 견해를 내비칠 수 있다고 감히 이야기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전문가가 되는 일은 굉장한 일이다. 그 분야에서만큼은 당신의 견해가 권위를 갖고 남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게 된다. 그 분야에 어떤 이슈가 생길 때 마다 사람들은 당신의 의견을 묻고 그 의견을 대체로 수용할 것이다. 전문가라는 명함은 그런 류의 것이다. 나는 전문가가 되고 싶었다. 여기저기 겉핥기 식의 얕은 지식을 가지고 있는 분야들은 조금 있지만, 어느 한 분야에도 자신 있게 내가 전문가라고 주장..
만약 외국인에게 한국 음식 중 딱 한 가지만을 소개할 수 있다면, 나는 주저없이 삼겹살을 선택할 것이다. 그 이유는 삼겹살이 싸고 맛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돼지는 아마 무슬림을 제외하고는 인류에게 보편적으로 사랑 받는 고기이고, 부위에 상관없이 대개 안정적인 맛을 보장하기 때문에 불호에 대한 리스크가 적다는 점에서 다른 한국 음식보다 우위를 지닌다고 나름 논변해볼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한식의 한류 열풍의 선봉장으로 딱 적절하다라고 이야기 할 수 있겠다. 라고 생각을 하고 보니 삼겹살이라는게 별로 특별하지도 않고 다른 나라에서도 충분히 있을 법한 요리인지라 기존의 선봉장이던 비빔밥이 그 직책을 계속 수행하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도 든다. 뭐가 어찌되었든 나는 오늘 집에서 혼자 삼겹살을 구워 먹을 것이고 ..
쉼표 없는 글은 읽기 힘들다. 아무리 재미있는 내용을 담고 있어도 쉼표가 없으면 읽다 금새 지친다. 적재적소에 '쉼'이 필요하다. 글쓰기에만 해당되는 이야기는 아니다. 살아가는 데에도 적절한 휴식이 필요하다. 잠시라도 쉬면 뒤쳐진다는 불안감. 토끼와 거북이의 교훈이 잘못 읽히고 있다. 토끼는 여유부린다고 잠을 자서 거북이에게 진 것이 아니다. 전력질주로 결승전 부근까지 달려왔기에 피곤해서 그만 잠이 든 것이다. 처음부터 쉬엄쉬엄 뛰었으면 토끼가 거북이에게 질 일은 없었다. 쉼에 대한 필요성은 깨달았으니 이제 남은 질문은 '어떻게 쉬느냐'다. Why를 알았으면 How가 궁금한 법이다. 글쎄, 나도 잘 모른다. 모두에게 쉼의 의미는 다른 것이 아닐까. 누군 쉴 때 게임을 한다지만 나는 한 시간만 해도 눈이 ..
좋았던 기억은 머리 속에 오래 남을 것 같지만 사실 일상을 빡빡하게 살아가다보면 그렇지도 않습니다. 행복했던 기억이지만 기억은 기억일뿐 바쁘게 돌아가는 현실에 끼어들기는 쉽지 않습니다. 다만, 그렇게 잊고 지내다 보면 어느 순간 불현듯 떠오르는 것이 그 좋은 추억들입니다. 자기 전에 어쩌다 잠시 떠올리곤 흐뭇한 미소를 짓게하는 그럼 기억들 말입니다. 저에게 미국 음식이라는 것이 그런 류의 기억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미국에서 먹었던 미국 음식들을 기록해 볼 것입니다. 인턴 생활을 끝내고 한국으로 돌아가기 전 한 달 정도 미국 여행을 했습니다. 그 첫 번째 행선지였던 라스 베가스에 가던 길에 아침으로 사먹은 크리스피 도넛입니다. 10불짜리 고속버스를 타면 잠시 들리는 휴게소에 있던 것입니다. 어차피..
하도 오래돼서 이제 잘 기억도 안 나는 9월의 식사일지 서초동의 한 청국장집에서 먹었던 청국장콩이 쿰쿰하다 못해 홍어마냥 삭힌 향까지 나는데 이 맛이 너무 좋았다. 서초 갈일 있으면 꼭 또 먹고싶은 청국장 저녁엔 건강하게 햄버거 섭취 업계 친구에게 얻어먹은 고기국수와 물만두 연간 1회는 섭취 해줘야하는 신림 순대곱창 한 판 먹어주구 2차엔 사시미 한 그릇 했는데, 옆 테이블이 너무 시끄러웠던 기억 뿐.. 후배들과의 한바탕 음주 타임. 뭐 이것저것 많이 먹었던 것 같은데 사진은 첫번째 안주 밖에 없음.. 동행자와 고량주 전문 식당에서 고량주를 먹었다. 고량주 맛있긴한데.. 아무래도 내 몸이 고량주를 버텨내지 못하는 것 같다 어째.. 소화가 안 돼 미팅 장소로 예약했다가 시원하게 파토가 나는 바람에.. 예약..
습도 만땅이었던 8월의 식사일지 아울렛 가는 길에 들러서 먹었던 일산의 한 들기름 막국수집. 감자전 빼고 다 맛있었다. 담번에 가면 물막국수를 꼭 먹어야지 쇼핑 후엔 마곡에 와서 화덕 피자를 먹었다. 퀄리티 좋은데 운전때문에 와인을 못먹어서 몹시 속상했던 기억.. 동네 돌아와서는 종종 가는 요리주점에서 회와 하이볼을 먹었다. 요샌 정말 하이볼이 좋아 버거킹에서 새로 나온 불맛더블치즈와퍼. 무식하게 치즈와 패티가 많아서 좋다 교대역 부근의 고오급 디저트 카페. 맛과 가격을 다 떠나서 일단 디저트들 생김새가 너무 수려함 저녁엔 돼지고기를 이것저것 구워먹었다. 편하게 마실 위스키 한병 구매. 50도라서 커티삭을 골랐는데, 먹으면 먹을수록 마냥 내 스타일은 아닌것 같긴하다.. 담엔 버번을 사야지 (전)동기와 ..
왜 음식 사진을 그리 열심히 찍느냐는 질문을 받을 때가 있다. 그 순간엔 괜히 민망해져 답변하지 못하지만 나의 대답은 이렇다. '이거라도 안 찍으면 지금의 추억은 금세 휘발되어 버릴 걸?'찍어놓은 음식 사진을 보면서도 대체 이게 언제 누구랑 먹은 음식을 기억 못하는데, 만약 사진이라도 찍지 않는다면 그들과 함께 했던 기억과 감정을 보존할 수 없을테니까.7월엔 이런저런 일들에 휘청휘청 감정 기복이 심했었다. 그러나 한 달 쯤 지나 사진첩을 돌아보니 그 감정들은 한순간일 뿐, 제대로 기억조차 하지 못한다. 그러니 블로그에 기억들을 옮겨 적으며 누구도 궁금해하지 않는 글을 남기기라도 할 수 밖에. 장마철을 대비해 블런드스톤 첼시부츠를 사러가기 전 먹었던 타코. 맛은.. 기억이 안난다. 맛있었을듯 아마...? ..
또 후딱가버린 6월. 6월 뿐만아니라 7월도 후딱 가버렸다시간 왤케빨라 대체... 통영출장 이튿날 일단 아침에 일어나자 마자 꿀빵을 사먹고, 우짜를 먹으러가서 떡볶이와 김밥까지 야무지게 먹어준다음 촬영 일정이 미뤄진 찰나를 틈타 잽싸게 충무김밥까지 섭취. 지금보니 통영 출장이 아니라 여행이었던듯 촬영장에서 저녁까지 한끼 먹고 촬영끝나고 맥주까지 한캔때리고 나니 영락없는 여행 마무리 느낌.. 이었으나 나의 출장은 계속된다. 다음 날 점심은 초밥 먹어주고.. 일정 마치고 가까스로 출장 내내 먹고싶던 고등어/전갱이 회 포장에 숙소에서 섭취. 다음날 복국으로 해장까지 하고나니 이게 보양여행인지 출장인지 분간을 할 수 없더랬다 서울로 버스타고 올라와서는 파이브가이즈까지 야무지게 섭취 완료. 출장 후 언젠가 먹었..
가계부 쓰다보면 깜짝깜짝 놀라게 되는 어마어마한 식비들. 기록이라도 남겨야지 안 그럼 다 소화돼서 먹었는지 아무도 모르게된다 5월은 청국장과 육회비빔밥으로 시작. 청국장이 상당했는데 사진엔 끓기 전이라 뭐 보이는게 없네 갓포아키에서 5월 엥겔지수도 확 올려버리기 대신 집에선 싸게싸게 짜파게티에 닭가슴살 넣어넣으며 식비 조절 버거킹 신메뉴 불맛 더블치즈와퍼. 리뉴얼 후 확실히 버거킹의 불맛이 돌아왔다. 이 더블치즈와퍼는 맥도날드 더블쿼터파운드치즈버거에 대적할만한데 가격이 좀 더 비싸고 버거가 좀 더 큰 것이 차이점..이라고 할 수 있겠다. 아울렛에 놀러갔다가 미국스타일로 사먹은 도넛과 피자들 집 근처의 괜찮은 술집을 하나 발견했다. 좋은 수확 이 집 샐러드 잘함. 이런 샐러드라면 자주 먹을 수 있겠다는 ..
미루고 미루다 5월 말에야 쓰는 4월의 식사일지. 원래 일기는 밀려야 제맛 4월의 첫 저녁은 업계 친구들과의 삼겹살 취식. 생각보다 맛있는 삼겹살이었는데 주변이 시끄러워서 삼겹살에 집중할순 없는 구조 2차로는 근처의 포차를 왔는데 생각보다 육전에 진심인 곳. 식을까봐 육전을 두 접시에 나눠준다. 튀김도 제법인데.. 이날 두릅튀김을 시켰어야하는데.. 이정도 튀김이면 진짜 엄청 맛있었겠다 두릅..츄릅.. 집에 굴러다니는 고기 구워다가 김치랑 함께 먹었는데 몬가 쿰쿰한게 아주 만족스러웠던 기억 울진 출장 가서 거래처 분과 함께 먹었던 전복죽. 정말 오랫동안 지도에 저장해두었던 곳인데 이런 기회에 먹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다. 출장지 근처에는 도무지 괜찮은 숙소가 없어서 결국 침대도 없는 펜션에 묵었다. 가장..